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단1347
판결선고
2023. 8. 10.
울산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6. 11. 29.경부터 현재까지 B재단 C병원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800명을 사용하여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을 행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 후 근로자의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등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 이를 명시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3. 16. 위 C병원에서, D과의 사이에 임금 등 근로조건을 변경함에 있어 위와 같은 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D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D 작성의 고소장, D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4조 제1호, 제17조
선고유예할 형
벌금 50만 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는 점, 범행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악의적으로 피해 근로자에게 완성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사안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과거에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성행, 환경 등 형법 제51조 소정의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하기로 한다.]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6. 11. 29.경부터 현재까지 B재단 C병원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800명을 사용하여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을 행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2005. 1. 1. 위 병원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7. 2. 28. 퇴직한 의사 E에 대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27,697,024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부분)와 같이 의사인 근로자 4명의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총 108,044,78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위와 같이 퇴직한 위 E에 대한 퇴직금 135,903,405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퇴직금 부분)와 같이 퇴직 근로자 6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948,620,24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하여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의료법인 B재단(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은 2012. 7. 26.경부터 피해근로자들의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하였고, 피해 근로자들이 퇴직함에 따라 퇴직금으로 D에게 117,393,360원을, F에게 125,978,160원을, E에게 74,547,600원을, G에게 154,727,890원을, H에게 102,179,650원을, I에게 58,109,040원을 각 지급하였다.
피해 근로자들은 각기 이 사건 형사 고소와 더불어 이 사건 재단을 상대로 체불된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이 사건 재단은 위 각 민사소송에서 피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선지급한 돈은 실질적으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퇴직금’이라는 명목상 지급된 것이므로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있거나 설령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할 돈이어서 상계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의 주장, 특히 피해 근로자 H에 대하여는 2003. 3. 1.부터 이른바 ‘네트제’로 급여체계가 변경되면서 그 전일 기준으로 그때까지 적립된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았는지 여부에 관한 주장 등을 제기하며 대응하였다.
D과 F이 이 사건 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D의 청구가액 223,812,340원, F의 청구가액 159,118,554원)에서, 최종적으로 이 사건 재단이 D에게 112,485,212원을, F에게 57,953,322원 및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다200249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E이 이 사건 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청구가액 163,600,429원)에서, 최종적으로 이 사건 재단이 E에게 106,794,979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울산지방법원 2022. 10. 4. 선고 2022나11708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G이 이 사건 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청구가액 312,039,741원)에서, 최종적으로 이 사건 재단이 G에게 259,120,681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 [부산고등법원(울산) 2023. 4. 19. 선고 2022나10206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H이 이 사건 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청구가액 252,648,579원)에서, 최종적으로 이 사건 재단이 H에게 158,757,704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 [부산고등법원(울산) 2023. 4. 19. 선고 2021나10568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I가 이 사건 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청구가액 74,504,492원)에서, 최종적으로 이 사건 재단이 I에게 45,364,908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울산지방법원 2021. 8. 24. 선고 2019가단101235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한편, 이 사건 재단은 위 각 민사소송이 계속 중이던 2021. 2. 8.경 피해 근로자들이 위 각 민사소송에서 구하는 체불임금 및 퇴직금 액수 중 이 사건 재단이 자인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각 금액(D 86,789,318원, F 45,141,056원, E 88,426,066원, G 194,299,778원, H 118,627,820원, I 24,469,416원)을 울산지방법원 공탁관에게 공탁하였다.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이 사건 기록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재단은 피해 근로자들이 퇴직할 당시에 각 피해 근로자들이 가입된 퇴직연금제에 따라 산정한 일응의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등에 관하여 피해 근로자들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위 각 수당에 대한 청구나 이의 제기를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2016. 11. 29.경부터 이 사건 재단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점에 비추어 그 취임 이전에 이루어진 피해 근로자들과의 퇴직금 중간정산이나 월할 선지급 등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였거나 체불금품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 뚜렷한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은 점, ③ 피해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각 민사소송에서 이 사건 재단의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졌고, 이에 따라 피해 근로자들이 청구한 가액 중 일부만 인용된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전혀 없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재단이 피해 근로자들과의 각 민사소송 계속 중 일부 체불금품을 공탁하기도 한 점 등 이 사건 당사자들 사이의 분쟁 발생 및 그 진행 경과, 각 민사소송의 내용 및 그 결과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종합하여 보면, 각 피해 근로자들의 퇴직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을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범의 판단의 기준시점으로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어서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등 체불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은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희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