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2. 10. 4. 선고 2022나1170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106,794,979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3. 15.부터 2022. 10. 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3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항의 가.는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및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 "1. 기초사실",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항목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5면 19행 내지 6면 11행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 및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이하 '퇴직금 등'이라 한다)으로 합계 163,600,429원(= 135,903,405원 + 27,697,02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입사한 때인 2005. 1. 1.부터 2012. 7. 25.까지 원고에게 퇴직금을 분할하여 선지급하였다. 피고가 2007. 3. 1.부터 2012. 7. 25.까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총 56,805,450원인데, 이러한 지급이 퇴직금 지급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는 부당이득으로서 피고에게 반환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퇴직금 등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2)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3)

판단

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발생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호증, 을 제2호증의 8, 5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06. 3. 1.부터 2012. 7. 25.까지의 계약기간에 대하여 작성된 각 임용계약서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퇴직금은 월 고정급여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하며, 급여대장에는 관리편의상 보조비 항목으로 표기되어 지급한다(급여명세표에는 퇴직월할로 표기)'고 약정하여 매월 분할지급하는 퇴직금을 임금과 구별하여 특정하고 있는 점, ② 원고의 급여명세서에는 월급여액, 상여금, 식대, 자가운전교통보조금 등과 별도로 퇴직급여(월할) 명목의 금원이 특정되어 있는 점, ③ 피고가 2012. 7. 4.경 퇴직연금에 가입하기에 앞서 개최한 임상과장회의에서 기존에는 매월 퇴직금 월할액을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점, ④ 원고 스스로도 2018. 10. 23.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출석하여 '입사시부터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받았다'고 진술한 점, ⑤ 2012. 7. 25.까지 지급한 퇴직급여(월할)가 임금에 포함된다고 볼 경우 퇴직급여 분할 약정을 하지 않은 2012. 7. 26.부터의 임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 되어 입사시부터 꾸준히 인상되어 오던 기존의 임금체계와 맞지 않는 점, ⑥ 2009.경부터는 퇴직금 월할액을 제외하더라도 원고의 임금액이 월 1,000만 원을 넘는 등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일반적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에 비추어 특별히 원고에게 불이익한 수준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선급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수 있고(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 지급된 금원이 실제로는 임금을 정한 것으로 피고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이라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은 무효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나)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재항변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각 근로계약서상 매월 퇴직금으로 지급될 금원이 특정되어 있었으므로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원고에게 지급된 금원에 대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위 각 금원이 지급된 날부터 발생하였고, 상법상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가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2021. 12. 6.로부터 5년 이전에 발생한 2016. 12. 6.까지의 금원 지급에 관한 부당이득부분은 모두 시효소멸하였다고 할 것인데,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금원 지급의 마지막 날짜는 2012. 7. 25.이므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모두 시효소멸하였다.

(2)

판단

먼저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관하여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상행위로부터 생긴 채권 뿐 아니라 이에 준하는 채권에도 상법 제64조가 적용되거나 유추적용되어야 할 것이지만,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원고가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2005. 1. 1.부터 2017. 2. 28.까지 12년간 근무하고 퇴직한 후 2018. 4. 25. 위 근로기간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그에 대응하여 기존에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따라 지급된 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인바, 사용자로서는 현실적으로 근로자의 근로기간이 지나고 근로자가 퇴직한 후 이 사건 소송과 같은 퇴직금 청구가 있을 때 비로소 근로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행사를 검토하게 되는 점, 실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발생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당사자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부 및 그 효력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하는 점, 사용자에게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하고 근로자의 퇴직금청구권과의 상계를 허용하는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퇴직금 내지는 근로기준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공평의 견지에 비추어 합당하지 아니하다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관하여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는 상법 제64조가 적용되지 아니하고, 그 소멸시효기간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다64957, 64964 판결 등 참조).

이를 전제로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따라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무효임에 따라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 매월 각 금원이 지급된 날 즉시 성립하여 그로부터 시효가 진행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상계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2021. 12. 3.자 준비서면이 원고에게 송달된 2021. 12. 6.로부터 10년 이전인 2011. 12. 6.까지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민법 제495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자동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전에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이르렀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대법원 2021. 2. 10. 선고 2017다258787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가 퇴직한 2017. 2. 28.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피고의 부당이득반 환채권이 모두 이행기에 도달<1><2>하여 상계적상에 이르게 되므로, 피고는 2017. 2. 28. 당시까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07. 2. 28. 이후로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

다)

구체적 계산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등 채권을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피고의 2021. 12. 3.자 준비서면이 2021. 12. 6.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양 채권이 모두 이행기에 도달하여 상계적상에 이른 원고가 퇴직한 날인 2017. 2. 28.에 소급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 56,805,450원(2007. 3. 25.<3>부터 2012. 7. 25.까지 퇴직금 분할 지급으로 인하여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 을 제2호증의 16, 을 제4호증의 12 내지 76)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등 채권 163,600,429원과 대등액에서 상계되어 원고의 퇴직금 등 채권은 106,794,979원이 남게 된다(위와 같이 상계가 된 부분은 상계가 허용되는 퇴직금 채권의 1/2을 초과하는 부분 내의 금액이다).

나.

변제공탁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2021. 2. 8. 원고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 71,898,862원, 미지급 연차수당 27,697,024원 합계 99,595,886원 중 퇴직금세금 6,932,370원, 연차수당 관련 근로소득세금 4,237,450원을 공제한 나머지 88,426,066원을 변제공탁하여 변제의 효력이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채무자가 공탁원인이 있어서 공탁에 의하여 그 채무를 면하려면 채무액 전부를 공탁하여야 하고, 일부의 공탁은 그 채무를 변제함에 있어서 일부의 제공이 유효한 제공이라고 시인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권자가 이를 수락하지 아니하는 한 그에 상응하는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51359 판결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106,794,97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은데, 피고는 2021. 2. 8. 88,426,066원만 공탁하였고 원고가 이를 수락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위 변제공탁은 채무 일부의 공탁으로서 피고가 공탁한 부분에 대하여 채무소멸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및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으로 합계 106,794,979원 (= 135,903,405원 + 27,697,024원 - 56,805,45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17. 3.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선고일인 2022. 10. 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2017. 3.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의료법인인 피고가 의사인 원고를 고용하여 의료행위를 한 것이 상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4> 피고의 퇴직금 등 지급채무에 상사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에서 인정한 퇴직금의 액수, 소송 경과 등에 비추어 피고가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퇴직금의 일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시기는 이 법원 판결선고일까지이므로, 그 다음날부터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률을 적용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고, 이 법원 판결선고일 이후의 지연손해금률에 대해서는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제3항의 다.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영(재판장) 이주황 정의철

각주1) 자동채권이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경우에는 채권자가 청구하지 않는 한 채무자가 지체에 빠지지 아니하나 상계요건으로서 자동채권의 채무자가 지체에 빠질 것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채권자는 바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 상계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민법 제492조 요건의 적용에 있어서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은 성립과 동시에 변제기에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민법주해 Ⅺ 채권(4) 제374면].

각주2) 민법 제492조 제1항 소정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라 함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따라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상계요건과 관련하여서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한 때 이행기가 도래한 것이 된다.

각주3)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임용계약서에 의하면 임금 지급시기는 매월 25일이므로 월할 퇴직금은 매월 25일 지급된 것으로 본다.

각주4)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다200249 판결

각주5)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의료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 임무를 수행하며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진다’고 규정하고(법 제2조 제2항 제1호),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장에게 의료의 질을 높이고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며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는 등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면서(법 제4조 제1항), 의사의 자격과 면허를 엄격히 제한하고(법 제5조, 제8조 내지 제11조 등), 정당한 사유 없는 진료거부를 금지하여(법 제15조) 계약의 자유에 제한을 가하고 있으며,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심의를 받은 광고(법 제57조 등)를 제외한 의료 광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법 제56조). 또한 의사는 다른 의료인 등 명의의 의료기관 개설 또는 운영, 업무상 정보누설 및 경제적 이익 등 취득이 금지되고(법 제4조 제2항, 제19조, 제23조의5) 자질 향상을 위한 보수교육을 받을 의무 등을 부담하며(법 제30조) 보건복지부 장관의 감독을 받는 한편(법 제6장), 의료행위와 의료 업무에 필요한 기재 등에 관하여는 법률상 보호를 받는다(법 제12조, 제13조).

각주6) 이처럼 의사의 영리추구 활동을 제한하고 그 직무에 관하여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며 의료행위를 의료법의 여러 규정에 비추어 보면, 개별 사안에 따라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활용하여 진료 등을 행하는 의사의 활동은 간이·신속하고 외관을 중시하는 정형적인 영업활동, 자유로운 광고·선전을 통한 영업의 활성화 도모, 인적·물적 영업기반의 자유로운 확층을 통한 최대한의 효율적인 영리 추구 허용 등을 특징으로 하는 상인의 영업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할 것이다. 또한 의사의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하여 상인의 영업활동 및 그로 인한 형성된 법률관계와 동일하게 상법을 적용하여야 할 특별한 사회경제적 필요 내지 요청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각주7) 따라서 의료법의 여러 규정과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의사나 의료기관을 상법 제4조 또는 제5조 제1항이 규정하는 상인이라고 볼 수는 없고, 의사가 의료기관에 대하여 갖는 급여, 수당, 퇴직금 등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