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5. 7. 8. 선고 2024노1181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은 구 산업안전보건법(2023. 8. 8. 법률 제196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8조 제3항의 사업주가 아니다. 피고인 회사의 사용인이자 현장관리자로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 A은 석재공사하수급인 주식회사 K(이하 'K'이라 한다)의 L에게 안전모를 20개 이상 전달하였고, 안전에 유의하여 공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하였으므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의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

K이 피고인 A에게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은 채 휴일에 작업하였고, 인접현장에서 발생한 낙하물이 이 사건 현장에 떨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인들에게 관리 가능성이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벌금 70만 원, 피고인 회사: 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이 어떠하든 간에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근로자가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작업현장에서 회사, 또는 그 현장대리인의 지시를 받아 그 업무를 수행한 이상, 근로자는 회사의 근로자라고 할 것이므로 회사와 현장대리인으로서는 근로자를 위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2002. 12. 30. 법률 제68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소정의 안전상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데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참조).

사업주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구 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 ·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죄는 성립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1906 판결).

2)

구체적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 내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다가 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근로자 F(F, 이하 'F'이라 한다)이 안전모를 착용하도록 관리하지 아니함으로써 안전모 지급 및 착용에 관한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고인들의 주장대로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 중 석재공사 부분을 K에게 하도급하였고, F은 피고인 회사가 아니라 K이 고용한 근로자로서 이 사건 현장에서 근로를 하다가 다쳤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회사의 사용인인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안전모를 지급하는 등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였고, 그 밖에 직원채용, 공정관리, 자재구입 등 현장의 모든 사항을 총괄 관리하고 있었으므로(증거목록 순번 4번피의자신문조서 증거기록 24~26쪽), F은 실질적으로 피고인들로부터 지시를 받아 그 업무를 수행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 회사는 F에 대한 '사업주'라 봄이 상당하다.

나)

피고인들은 피고인 A이 L에게 안전모를 20개 이상 전달하고, 안전에 유의하여 공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하였다고는 주장하나, 피고인들은 안전모 착용에 관한 사항을 K 등 하수급인들에게 일임하였을 뿐(증거목록 순번 4번 피의자신문조서 증거기록 25, 26쪽), 피고인 A이 현장의 안전관리자로서 현장 근로자들이 안전모를 실제로 착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관리대장을 작성하거나 근로자들이 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강제하거나 이를 착용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이 안전모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서 이를 방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다)

K이 피고인 A에게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은 채 휴일에 작업하였고, 인접현장에서 발생한 낙하물이 이 사건 현장에 떨어져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고 발생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평소 F 등 현장 근로자들이 안전모를 강제로 착용하도록 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등 안전조치를 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은 점에 관한 행위 (부작위)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피고인들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관리 가능성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의 양형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형을 정하였고, 이 법원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영(재판장) 이준혁 정기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