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362
판결선고
2019. 6. 21.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 미추홀구 B건물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 실경영주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유통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0. 21.부터 캐시어로 근로하던 E를 2018. 10. 14. 구두상 해고 통보하면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1,807,200원을 E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0. 21.부터 2018. 10. 13.까지 캐시어로 근로한 E의 2018년 10월 임금 701,54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E 및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순번 5, 7번)
문자수신내역, 출퇴근카드 사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해고예고의 예외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근로자가 제품을 불법 반출하거나 사회통념상 고의로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를 이유로 2018. 10. 14. E를 해고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E가 해고의 효력을 다투면서 작업복 등을 반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이므로 임금 미지급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
판단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26조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 30일간의 해고예고기간을 두거나 30일분 이상의 임금을 예고수당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해고예고제도를 둔 것은 갑작스러운 실직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고, 해고예고는 사용자에게는 대체근로자를 찾는 과정에서 해당 근로자의 해고를 재고하는 일종의 숙려기간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근로자에게는 정당한 해고 사유의 유무에 대한 자기변호의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다만 사용자로 하여금 언제나 예외 없이 해고예고를 사전에 이행하도록 하면 사용자의 이익을 무단히 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돌발적으로 야기된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중대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기본적 신뢰관계가 깨어진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서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이를 감안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는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해고예고가 불필요한 해고'인 즉시해고제도를 두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17. 5. 25. 선고 2016헌마640 결정 참조). 그에 따라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에서는 해고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를 제1호부터 제9호까지 열거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는 판시 사업장에서 약 1년 정도 근무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사용자인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E가 다소 불성실하게 근무한 측면이 있었다거나 구체적으로 계산 과정에서 일부 상품을 누락하는 등의 실수가 있는 편이어서 근로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온전히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 그러한 사정이 위 별표에서 열거하고 있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로서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제6호)" 또는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제9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E에게 위 별표에서 정하고 있는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피고인이 내세우는 해고사유가 해고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은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가 면제되는 경우라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E에 대하여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를 다투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임금 미지급의 점에 관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E의 2018년 10월분 임금에 관하여 E와 사이에 그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임금 미지급에 관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청산의무 위반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금품 청산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 이 사건 범행의 내용과 방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 피고인은 현재까지 근로자 E에게 해고예고수당 및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성행·환경, 근로자에게 최종적으로 지급되어야 하는 금품의 전체 규모, 동종·유사 사건에서의 일반적인 양형과의 균형 및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