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의 보안ㆍ검색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던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에 소속된 근로자들 약 1,000명은 2018. 7. 11. 지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인 F노동조합(이하 'F노조'라 한다)를 설립하고, C에 소속된 근로자들은 G지부, D에 소속된 근로자들은 H지부, E에 소속된 근로자들은 I지부를 결성하여 각 지부의 지부장들이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는 형태로 노동조합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F노조 I지부는 2020. 3. 23. 임시 대의원대회(이하 '이 사건 1차 대의원대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위 지부의 명칭을 'J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각 변경하고, 그 규약을 제정하는 등의 내용으로 결의를 하고(이하 '1차 대의원대회 결의'라 한다), 같은 해 3. 25. 피고에게 설립신고를 하였으며, 같은 해 3. 27. 피고로부터 그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이하 '1차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이라 한다).
J노동조합(이하 'J노조'라 한다)은 2020. 4. 20. 임시 대의원대회(이하 '이 사건 2차 대의원대회'라 하고, 이 사건 1차 및 2차 대의원대회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그 명칭을 'A노동조합'으로 변경하고, 조직형태를 B의 보안검색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으로 결의를 하였고(이하 '2차 대의원대회 결의'라 하고, 1차 및 2차 대의원대회 결의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 결의'라 한다), 같은 해 4. 21. 피고에게 설립신고를 하여, 같은 해 4. 22. 피고로부터 그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이하 '2차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이라 하고, 1차 및 2차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을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이라 한다).
인천광역시 중구는 2020. 6. 22.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J노조가 주도하여 지부의 임시 대의원회에서 조직형태를 변경하고 새로운 규약을 제정하기로 한 결의는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과 F노조 규약에 위반된 것이므로 노동조합 결의ㆍ처분의 시정명령 의결 요청을 하였다(위 지방노동위원회 인천 2020의결5).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20. I지부의 2020. 3. 23.자 '조직형태 변경 및 규약 제정' 결의는 설치 근거가 없는 지부 임시 대의원대회에 의한 것으로 구 제16조 및 F노조의 규약 제25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F노조 I지부는 2020. 9. 1.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 의결을 추인하고, 기업별 노동조합에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조직형태를 변경하며, 노동조합 명칭을 'A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으로 결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총회 결의'라 한다).
피고는 2021. 3. 22.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이 사건 각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을 직권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19, 22,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절차상 하자 및 법령상 근거 부존재 주장
피고가 인천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원고에 대하여 사전에 시정을 명하지도 아니한 채 직권으로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거나 구 노동조합법 등 법령에 그 근거를 정하고 있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대의원대회에서 한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적법하다는 주장
F노조 I지부는 법인 아닌 사단 또는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가진 단체이고, 구 노동조합법 제15조 제1항이 총회에 갈음하는 대의원대회를 둘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당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확산으로 총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위 지부가 대의원대회 결의로써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한 것은 적법하다.
하자의 치유 주장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결의를 할 수 없다고 본다 하더라도, F노조 I지부는 2020. 9. 1.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 결의를 추인하고, 지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며, 명칭을 변경하고 규약을 제정하는 내용 등으로 이 사건 총회 결의를 하였으므로, 그 절차상 하자는 치유되었다.
이익교량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위반 주장
이 사건 처분의 공익상 필요는 거의 없거나 극히 미미한 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와 그 조합원들이 입게 될 신뢰보호 및 고용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은 매우 큰바, 피고가 시정명령도 없이 이 사건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을 취소한 것은 이익교량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신뢰보호의 원칙 및 실권의 법리 위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각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을 신뢰하고 이 사건 처분 전까지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해 왔고, 이 사건 처분은 교부처분 1년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원고는 이 사건 교부처분이 취소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되었던바,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고 피고의 취소권이 실권된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 사실
K공사는 2020. 3. 4. L 주식회사(이하 'L'라 한다)를 자회사로 설립하여 공항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고, L는 서류전형과 면접 등을 시행한 후 E, C 및 D 소속 근로자들을 채용함으로써, E 소속 근로자들은 2020. 5. 1., C 및 D 소속 근로자들은 같은 해 7. 1. L로 그 소속이 변경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2차 교부처분 이후인 2020. 5. 4. L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L는 같은 해 5. 4.부터 5. 11.까지 그 교섭요구 사실 등을 공고하였으며, M노동조합(이하 'M노조'라 한다)이 위 공고기간 내에 추가로 교섭요구를 하자 같은 해 5. 12. 원고와 M노조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하였다. 한편, 원고와 M노조가 2020. 6. 1.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원고로 합의하자, L는 같은 해 6. 2. 원고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하였다.
F노조는 2020. 6. 9. 인천지방법원 2020카합10279호로 L를 채무자로 하여, 같은 해 6. 2. 공고한 인천 중구 N 소재 B 현장에 관한 교섭창구단일화에 따른 교섭절차를 진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교섭창구단일화절차중지가처분을 신청하였다(이하 '이 사건 가처분'이라 한다).
인천지방법원은 2020. 8. 31. 위 가처분 사건에서, F노조 I지부가 대의원대회의 결의만으로 그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한 것은 유효한 조직형태 변경이라고 할 수 없어, 원고가 유효하게 설립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또한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원고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한 것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가할 자격이 없던 M노조가 원고 소속 조합원들을 끌어들여 복수 노조가 병존하는 상태를 인위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이루어진 부당한 것이며, L가 F노조와의 교섭을 일체 배제하고 원고와의 단체교섭만을 진행하고 있는 이상 L와 원고 사이의 단체교섭의 금지를 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를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는 2020. 12. 28., 2021. 1. 18., 2021. 1. 19. 세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예고하고 청문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각 처분사전통지를 하였다.
이 사건 처분 이후인 2021. 3. 23. 원고의 위원장인 O을 대표자로,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를 원고의 사무소와 동일한 '인천 중구 P빌딩 7층 Q호'로, 조합원 수를 640명으로 하는 'R노동조합'이 피고에게 그 설립신고를 하여 그 신고가 수리되었고, 같은 해 3. 25. 그 설립신고증이 교부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을 제1,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1과 같다.
판단
절차상 하자 및 법령상 근거 존재 여부
먼저 피고가 사전에 원고에 대하여 시정을 명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원고 주장에 대하여 본다.
구 노동조합법 제21조 제2항은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의 결의 또는 처분이 노동관계법령 또는 규약에 위반된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관청이 노동조합의 결의에 대한 신고를 수리하는 등의 과정에서 위법한 내용을 발견한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노동조합 등에 그 시정을 명하는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결의 또는 처분 중 위법한 내용을 신속히 시정하여 위법한 노동조합 결의나 처분의 사후 교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이나 갈등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구 노동조합법 제21조 제2항은 노동조합의 결의 등이 노동관계법령이나 규약에 위반된다고 인정할 경우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구 노동조합법이나 구 노동위원회법(2021. 1. 5. 법률 제178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노동위원회가 구 노동조합법 제21조 제2항 및 구 노동위원회법 제2조의2 제1호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결의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의결을 한 경우 행정관청이 의무적으로 노동조합에 그 의결 취지에 부합하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나아가, 구 노동조합법 제10조, 제13조에 의하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할 때에는 설립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행정관청에 제출하여야 하고, 행정관청은 설립신고서를 접수한 때에는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도록 하여 이른바 신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바, 노동조합이 위법한 결의에 근거하여 설립신고 또는 변경신고를 한 것이 뒤늦게 확인된 경우 행정관청으로서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은 후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시정을 명할 수도 있고, 그러한 시정명령만으로는 노동조합 결의의 위법성이 시정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그로 인한 혼란이나 법적 분쟁의 가능성을 예방ㆍ회피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노동정책적 고려 하에 노동조합의 위법한 결의에 터 잡아 이루어진 행정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함으로써 그 해결을 도모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법한 노동조합 결의에 근거하여 설립신고가 이루어진 경우 행정관청이 그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하여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은,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법 제12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하는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한 경우 행정관청이 30일의 기간을 정하여 시정을 요구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은 구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하는 반려사유가 발생한 경우, 즉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각목에 따라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하는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는 경우', '공제ㆍ수양 기타 복리사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는 것이 문언상 분명하므로, 이 사건과 같이 노동조합이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 변경의 결의를 한 것이 위법하다는 것을 사유로 삼아 행정관청이 직권으로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을 취소한 경우에 있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 전에 구 노동조합법 제21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시정을 명하지 아니하여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음으로 피고가 명문의 규정이 없는 '행정청의 직권취소 법리'를 근거로 하여 활동 중인 노동조합인 원고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노동조합의 지위를 박탈하는 처분을 하였으므로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본다.
살피건대,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그 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두8628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이 위법한 결의에 터 잡아 조직형태를 변경한 경우 노동조합의 단체성과 특수성으로 인하여 상당한 혼란과 갈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피하여야 할 공익적 필요성이 매우 큰 점에 비추어 볼 때, 행정관청으로서는 그와 같은 경우 노동조합의 위법한 결의를 기초로 한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에서 한 조직형태 변경 결의의 적법 여부
먼저 이 사건 1차 대의원대회에서 한 조직형태 변경 결의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라 하더라도 그 외형과 달리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구성되어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는 노동조합의 실체를 가진 단체에 해당하거나 그러한 능력이 없는 노동조합 유사의 독립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자주적․민주적인 총회 결의를 통하여 그 소속을 변경하고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는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노동조합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7조 제1항은 노동조합이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이 규약으로 대의원회가 조직형태 변경에 관하여 총회 결의에 갈음하여 결의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경우, 총회의 결의 없이도 대의원회의 결의로써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F노조 규약은 제25조 제8호에서 총회가 규약의 제정ㆍ개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하도록 정하는 한편, 제26조 제1항에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대회는 제28조의 규정에 따라 선출된 대의원으로 구성하고, 규약의 제정ㆍ개정 등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심의ㆍ의결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대의원대회에서 총회에 갈음하여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하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은 두고 있지 아니하다. 또한 F노조 규약 제15조는 '지부 총회'와 '지부 운영위원회'를 지부의 기관으로 두도록 하고 있으면서도, 달리 '지부 대의원대회'를 지부의 기관으로 정하고 있지도 아니하고, F노조에 대의원대회를 두는 것과 별도로 지부에도 대의원대회를 두도록 정하고 있는 지부운영규정 등의 근거도 마련되어 있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F노조 I지부가 F노조 규약 등에서 그 설치 근거를 두고 있지 아니한 이 사건 1차 대의원대회에서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하여 결의를 한 것은 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17조 제1항 및 F노조 규약 제25조 제8호, 제26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보아야 하고, 위 지부가 이 사건 1차 대의원대회를 개최할 당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유행으로 인하여 조합원들이 하나의 장소에 모이는 방법으로는 지부 총회를 개최하기가 용이하지 아니한 사정이 있었다고 하여 이와 달리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이 사건 2차 대의원대회에서 한 조직형태 변경 결의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구 노동조합법과 F노조 규약에서 정한 바에 의하면, F노조 I지부의 소속 대의원들로 구성된 이 사건 1차 대의원대회가 I지부를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결의를 할 법적 지위나 권한을 가지지 아니하다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1차 대의원대회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결의가 유효하지 아니한 이상, 그 유효성을 전제로 기업별 노동조합인 J노조의 조직형태를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2차 대의원대회 결의도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나아가,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F노조 I지부 또는 J노조가 그 소속 조합원들만으로 B 보안검색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은 그 변경 전후로 인적 구성에서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이 사건 2차 대의원대회 결의로써 위와 같은 내용의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2차 대의원대회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결의 또한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F노조 I지부와 원고가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 결의로써 그 조직형태를 변경한 것이 구 노동조합법과 그 각 규약에 부합한 것으로서 적법하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총회 결의로써 하자가 치유되었는지에 관한 판단
무효행위를 추인한 때에는 달리 소급효를 인정하는 법률규정이 없는 한 새로운 법률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는 무효인 결의를 사후에 적법하게 추인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53419 판결, 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다3503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6호증 및 갑 제2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F노조 규약 제9조 제1항 제1호는 퇴직 등으로 고용계약이 소멸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당연히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2020. 3. 4. L가 설립된 후 F노조 I지부에 가입된 E 소속 근로자들은 같은 해 5. 1. 서류전형과 면접 등을 통하여 L와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L로 그 소속이 변경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이와 같이 당초 F노조 I지부에 가입되어 있던 조합원들은 이 사건 총회 결의 당시에는 이미 L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그 근로자의 지위로 변경된 상태였으므로, E에 소속된 근로자이자 F노조 I지부의 조합원의 지위에서 위 지부를 E의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1차 대의원 대회 결의를 추인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총회 결의에 F노조 I지부를 L의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기로 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하더라도, 당시는 C와 D에 소속된 근로자들도 이미 L로 소속이 변경된 이후였으므로, 당초 E 소속 근로자로서 F노조 I지부의 조합원들만으로는 F노조 I지부를 L의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기로 결의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나아가,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은 노동조합이 존속 중에 그 실질적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조직의 형태 또는 구조만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고, 조직의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에는 유효한 조직형태 변경이라 할 수 없는 것인데(대법원 1997. 7. 25. 선고 95누4377 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2차 대의원대회 결의는 J노조가 단독으로 E의 기업별 노동조합에서 그 대상을 B 보안검색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로 확대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조직형태를 변경하기로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인적 구성에 있어 조직형태 변경 전후로 실질적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과거 E 소속으로서 F노조 I지부에 가입하였던 원고 조합원들이 총회로써 그와 같이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2차 대의원대회 결의를 추인함으로써 그와 같은 조직형태 변경에 있어서의 하자가 적법하게 치유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총회 결의로써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 결의를 추인함으로써 그 하자가 치유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익교량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노동조합의 조직형태의 변경은 소속 근로자가 가입한 노동조합 자체의 변경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그 조직형태의 변경의 유효 여부에 따라 근로자의 단결권 및 노동조합 조직형태 선택의 자유, 노동조합의 단결력과 단체교섭력, 노동조합을 둘러싼 단체협약의 효력이나 재산관계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2차 교부처분 이후로서 C와 D에 소속된 F노조 G지부 및 H지부 조합원들의 소속이 L로 변경되기 전인 2020. 5. 4. L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L는 같은 해 6. 2. 원고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한 이후, 복수 노조가 병존하는 경우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려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를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구할 수는 없다는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을 근거로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 이르기까지 원고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원고가 위와 같이 위법한 절차에 터 잡아 조직형태를 변경한 것을 시정하지 아니한다면 향후 더욱 큰 혼란과 갈등이 초래될 우려도 상당하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각 교부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함으로써 그 위법상태를 바로잡아야 할 공익적 필요가 크다고 할 것이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가처분 결정 이후 그 결정 취지에 따라 교섭창구단일화에 따른 L와의 교섭절차가 중지된 점, 이 사건 처분 이후인 2021. 3.경 원고의 대표자를 위원장으로, 조합원 수를 640명으로 하는 'R노동조합'이 설립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처분 전 사용자인 L와 단체교섭을 하고 이를 통하여 노사합의에 이르기도 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로써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 사건 각 교부처분을 취소하지 아니하여 원고를 L의 적법한 노동조합으로 활동하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익보다 중대하지 아니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행정관청으로서는 구 노동조합법 제21조 제2항에서 정한 시정명령만으로는 노동조합 결의의 위법성이 쉽게 해소되지 아니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거나 위법상태가 유지됨으로써 더 큰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위법한 노동조합 결의에 근거한 행정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는 방법을 통하여 혼란이나 다수의 법적 분쟁 가능성을 예방ㆍ회피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사전에 그 시정을 요구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교부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분이 이익교량의 원칙 또는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신뢰보호의 원칙 및 실권의 법리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인천광역시 중구는 이 사건 각 교부처분 후인 2020. 6. 22.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1차 대의원대회 결의에 대하여 시정명령 의결 요청을 하였고,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8. 20. 이 사건 1차 대의원대회 결의가 구 노동조합법과 F노조 규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한 점, 또한 F노조는 2020. 6. 9.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같은 해 8. 31. 이를 인용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한 점, 피고는 이 사건 처분 전 세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예고하고 청문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각 처분사전통지를 한 점, F노조 I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위와 같이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의결과 이 사건 가처분 결정 직후인 2020. 9. 1.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각 대의원대회 의결을 추인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총회 결의를 한 점 등을 모두 감안하면, 이 사건 각 교부처분 이후 원고에게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거나 그 신뢰에 대하여 귀책사유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이 실권의 법리 또는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 것으로서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였다고 인정되지도 아니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고 피고의 취소권이 실권된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강균(재판장) 양지정 김석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