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는 피해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채권과 피고인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상계하기로 합의하였던바, 위 미지급 임금채권은 상계로 모두 소멸하였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와 미지급 임금의 존부와 그 범위에 관해 지속적인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이므로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는 없다.
최저임금법위반의 점
피해자는 실질적인 휴게시간을 보장 받았으므로 근무시간에서 위 휴게시간을 제외하여야 하고, 그 경우 피고인은 매월 최저임금을 초과하는 금액의 임금을 지급하였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려는 고의는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는 당심에서 피고인의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미지급 임금 액수를 5,140,240원에서 4,847,390원으로 변경하는 취지로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➀ 피해 근로자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근로 시간 및 근무 내용, 퇴직 경위, 상계 합의 여부 등에 대하여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➁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 간 체결한 2019. 9. 24.자 근로계약서 및 2020. 3. 24.자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의 기재에 의하면, 근로자가 퇴직 시에 피고인이 대납한 4대 보험료를 당연히 반환해야 한다고 볼 수 없으며, 무단결근 또는 피해 발생 시 4대 보험금을 반환하고 기타 손해에 대한 보상을 한다는 내용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라는 점, ➂ 근로자가 상계 합의를 내용으로 하는 자필 사직서 작성을 중단하고 관할 노동청에 임금 미지급을 진정한 점 등을 볼 때 근로자가 상계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근로자와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다5154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더하여 원심과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➀ 앞서 본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피해 근로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피해 근로자는 상계 합의를 내용으로 한 자필 사직서를 피고인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던 중 이를 중단하고 자리를 떠났던바(증거기록 98쪽),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 간 상계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➁ 나아가 그러한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상계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점, ➂ 피고인은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을 볼 때 피고인은 근로자와 상계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➃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위와 같이 피고인과 근로자 간 상계 합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은 여전히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최저임금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위 항소이유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➀ 피고인이 운영하는 한의원에는 피해 근로자를 포함하여 간호조무사 내지 간호사가 총 2명 근무하였고, 피해 근로자는 다른 직원과 함께 한의사들의 업무를 도와 환자 접수 및 수납, 각종 진료 보조 등의 업무를 담당한 점, ➁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근로자에 대한 휴게시간은 매일 일정시간을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없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보장받았던 점, ➂ 실제 피해 근로자는 휴식을 취하던 중 환자가 한의원을 방문하면 즉시 휴식을 중단하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던 점, ➃ 위 한의원에 별도의 휴식 장소가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피해 근로자는 카운터나 병실 등지에서 임시로 휴식을 취해야 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한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위와 같이 설시한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면밀히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이 부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