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C’이라는 상호로 음식업을 영위하면서 파출센터를 통하여 근로자 D, G, F(이하 ‘D 등’이라 한다)을 소개받았고, 이 과정에서 피고인과 D 등은 상호 이해관계에 의하여 D 등이 자유롭게 출근 유무를 결정할 수 있는 대신 피고인 역시 근로 제공의 연속성이 저하되는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퇴직금이나 주휴수당을 지급하기 않기로 합의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결국 피고인으로서는 D 등에게 주휴수당이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런데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판시의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1주 동안의 소정 근로일을 개근한 경우 주휴수당이, 계속 근로기간 1년 이상을 근무한 경우 이에 대한 퇴직금이 각 지급되어야 함은 근로기준법 등의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설령 피고인이 구인구직 알선업체로부터 근로자들에게 주휴수당이나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에 의하여 피고인의 D 등에 대한 주휴수당과 퇴직금 지급의무가 소멸된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D 등은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해당 각 근무기간 동안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근로자별로 최소 주 2회 이상 미리 지정 또는 합의된 요일에 1일 근로시간을 10.5시간으로 하여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점, H 소장 E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이 근로자 D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2022년 주휴수당 등의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가 근로자와 합의하여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에 따른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약식명령을 발령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주휴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법원의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시급제 또는 일급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부여되는 유급휴일에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근무를 한 것으로 간주하여 지급되는 법정수당인 주휴수당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합리적 근거가 없고(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04271 판결 등 참조), 퇴직금은 근로자가 1년 이상의 기간 계속 근로를 제공하는 퇴직할 경우에 사용자가 그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매일 지급받는 일당임금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 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위에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D 등은 피고인의 지휘‧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 종속적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은 사용자로서 D 등에게 미지급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할 의무가 있다.
H는 구직구인 알선업체에 불과한 만큼, D 등이 H를 통하여 일용직으로 피고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D 등은 피고인으로부터 채용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일반적인 근로계약과 다를 것이 없다.
피고인과 D 등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은 D 등과 임금(액수, 산정기간과 지급방법 포함)‧소정근로시간‧휴게시간 등 근로조건을 합의하여 정하였고, D 등에게 구체적인 업무내용과 근무장소(D: 주방업무, G: 주방보조, F: 홀써빙), 근무요일 등도 지정하면서 관리하였다고 보인다.
D 등은 피고인에게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중 근무기간 부분 각 기재와 같은 근무기간 동안 1일 근로시간을 휴게시간과 식사시간을 합한 1시간 30분을 제외한 10시간 30분으로 정하여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D은 주 5~6회, G는 지정된 요일에 맞추어 주 3~5일, F은 정해진 요일인 화, 금, 토, 일요일에 근무를 제공하는 등으로 근로관계가 지속되었다. 그리고 D은 2019. 9. 18.부터, F은 2021. 5. 1.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각 근무하게 되면서 다른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G는 2021. 5. 17.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나, 그 일이 많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데, 앞서 본 D 등의 근로조건, 업무내용 등에 비추어 D 등은 현실적으로 다른 사업장에 동시에 근로를 제공하거나 겸업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보여 피고인에게 상당한 정도의 전속성을 가지고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D 등에 대한 퇴직금의 액수에 있어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D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하였다. 또한, E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1일 12시간을 기준으로 1.5시간은 식사시간과 휴게시간으로 공제하여 10.5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산정하고, 그 중 8시간은 기본 최저시급, 2.5시간은 150%의 가산수당을 각 지급하기로 하여 일당이 산정되었을 뿐 주휴수당은 포함되지 않았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고 1년 이상이 되면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안내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D 등에게 1주일 동안 기본 최저시급과 가산수당을 산정한 일당을 정산하여 다음 주 화요일에 지급하였는데, 그 정산 급여는 D 등이 피고인에게 제공한 근로와 대가관계에 있다고 보인다. 한편 피고인과 D 등 사이에 월급여액이나 일당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D, F은 피고인을 상대로 미지급 주휴수당과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관련 민사사건(제1심 인천지방법원 2022가소555713 사건, 항소심 인천지방법원 2024나55030 사건)에서 2024. 4. 25. “피고인은 F에게 550만 원, D에게 1,150만 원을 지급한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D, F은 피고인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을 확인하고, 피고인이 D, F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담긴 화해권고결정 정본을 제출하는 데에 동의한다.”라는 화해권고결정을 하여 그대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운영하는 음식점업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렀다고 보여 그 범행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D, F은 관련 민사사건에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은 동종범행이나 벌금형을 초과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의 사정은 피고인에 대하여 유리한 정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인 근로자인 D 등에 대한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사안으로서 근로자의 기본적인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의 D 등에 대한 미지급 주휴수당과 퇴직금 합계가 2,200만 원을 초과하여 결코 적지 않은 점, 피고인이 G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의 사정은 피고인에 대하여 불리한 정상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다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나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의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