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2020노940호, 2021노394호 사건 : 피고인은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고 회사 공장 신축 업무를 내용으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D은 피고인의 근로자가 아니다.
2021노394호 사건 : D이 피고인의 근로자라 하더라도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C에 관하여 2019. 12. 19. 회생개시결정이 있었고 관리인으로 선임된 피고인은 회사의 자금 사정 악화나 관리인으로서 업무수행에 관한 법률상 제한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제1 원심판결 : 벌금 400만 원, 제2 원심판결 : 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피고인에 대하여 제1, 2 원심판결이 각 선고되어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위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에 대한 제1, 2 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 2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D이 피고인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D이 노무를 제공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16. 12. 1.경 D과 근로계약기간을 2019. 11. 30.로 하는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2018. 10. 5. 근로계약기간을 2023. 12. 31.까지로 연장하는 표준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였다. 위 각 표준근로계약서상 피고인의 업무 내용은 “공장 설립 및 기획, 대외 관련 업무, 기타 R&D”, 월급은 “350만 원”, 임금지급일은 “매월 10일”, 소정근로시간은 “8시 30분부터 17시 30분. 다만, 출퇴근은 자유롭게 한다.”는 내용 등이 명시되어 있다.
피고인의 위 각 표준근로계약서의 형식과 실질이 다르다고도 주장하나, 위 표준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 업무의 내용, 임금 등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반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다년간의 회사 경영 경력을 가진 피고인이 별다른 의미 없이 위 각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거나 D의 협박에 의하여 위 각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위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이후부터 D에게 매월 350만 원씩을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 등 제세공과금은 공제하였고, 피고인은 위 계약서를 작성한 직후인 2017. 1. 1.경 D에게 4대 보험도 가입해 주었다. 피고인은 위 4대 보험을 철회하였으나 2017. 7. 1.경 다시 가입하였다.
비록 D이 위 계약서상의 근무장소에 상주하거나 매일 출근한 것은 아니지만 위 계약서상의 주된 업무인 공장 확보를 위하여 공장 신축과 관련하여서는 토지 확보, 인허가 취득 등이 필요하였고 기존 공장 인수와 관련하여서는 기존 공장주와 협상이 필요하였는데 이는 위 근무장소 이외에서 수행해야 했기 때문으로 보이고 그 진행 상황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수시로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법원에 C의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제출한 서류에 D을 근로자로 기재하고 그 임금채권을 공익채권으로 신고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제1 원심판결이 선고된 이후인 2020. 2. 4. 회생법원에 제출한 ‘2020. 1.분 임직원 급여 지급허가 신청’에도 D의 월급이 35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2020. 1. 30. 그동안과 달리 D에게 09:00 출근, 18:00 퇴근하도록 지시하는 등 D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
피고인에게 책임조각사유가 있는지 여부
기록상 피고인이 모든 성의나 노력을 다하였어도 임금의 체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별다른 자료를 찾을 수 없고(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월급은 회생 신청 무렵에도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2020. 2. 4. 회생법원에 2020. 1.분 임직원 급여 지급허가 신청을 하였는데, 자신의 월급은 400만 원으로, D의 월급은 350만 원으로 기재하였음에도 D에게 위 월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과 원심 증인 H의 증언만으로는 그러한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한 책임조각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들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