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들 중 유죄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개월 및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H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위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제2원심판결 중 제1면 아래에서 4번째 줄 및 제4면 위에서 8번째 줄의 “AF”을 “CO”으로 경정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원심 관련
제1원심은,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에 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해당 근로자들이 공소제기 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고,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제1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제2원심 관련
제2원심은, 공소사실 중 근로자 AB, AC, AD, AE, CO, AG, AH, AI, AJ, AK, AL, Z, AM, AN, AO, AP, AQ, AR, AS, AT, AU, AV, AW, AX, AY, AZ, BA, BB, BC, BD, BE, BF, BG에 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해당 근로자들이 공소제기 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는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였으므로, 제2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제2원심판결 중 근로자 BH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근로자 BH(이하 ‘BH’라고만 한다)에게 임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이 BH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르면 2021년 11월분 임금은 5,500만 원이 되고, 피고인은 BH에게 이를 전액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BH의 2021년 11월분 임금이 1억 2,000만 원이라는 전제에서 피고인이 그 중 6,500만 원(1억 2,000만 원 - 기지급금 5,5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제1원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벌금 30만 원, 제2원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제2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하여)
제2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쌍방의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피고인에 대하여 제1원심판결 및 제2원심판결이 선고되어 피고인이 제1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제2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위 두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에 대한 제1, 2원심 판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 2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제2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모든 금품과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제2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2번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2021. 7. 1.부터 2021. 11. 30.까지 의사로 근로한 BH의 2021년 11월분 임금 6,500만 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증인 BH의 원심 법정진술 등을 증거로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BH에게 2021년 11월분 임금 중 6,500만 원을 미지급하였다는 점이나 피고인에게 임금 체불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BH는 2021년 7월경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1. 7. 1.부터 근무를 시작하였는데, 근로계약서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에서 총무부장으로 근무했던 BQ은 당심 법정에서, 위 계약서의 내용에 관하여 입사 후 4개월 까지는 월 1억 원에 매출성과금 2,000만 원을 더한 1억 2,000만 원을 지급하고, 그 이후부터는 기본급 1,000만 원에 BH가 담당하는 정형외과 매출액(이하 ‘매출액’이라고만 한다)의 10%를 더한 금액을 지급하는 내용이며, 그러한 내용으로 피고인과 BH 사이에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BQ의 위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위 근로계약서에는 기본급 6,500만 원 옆에 ‘기준매출 5억 5,000만 원’이라는 문구가 함께 기재되어 있으므로, 아무런 조건 없이 6,500만 원을 지급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매출액 5억 5000만 원을 기준으로 하여 6,500만 원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위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매출액이 5억 5,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기준 매출액 5억 5000만 원에서 초과되는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 매출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6,500만 원에 더하여 추가로 상여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해석하게 되면, 매출액이 5억 5,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매출액 5억 5,000만 원의 10%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중복하여 지급하는 것이 된다.
BH는 이 사건 의원 바로 전에 근무하였던 병원에서도 매출액의 10%를 기준으로 임금을 받았고 그 당시 해당 병원의 월 매출액이 약 10억 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 측은 BH를 스카우트하면서 이전 병원의 임금조건을 참고하여 BH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측과 BH는 모두 입사 후 4개월까지 BH의 임금이 1억 2,000만 원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이었던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데, 위 근로계약서의 문언만으로는 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BH가 2021년 11월분 임금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내용은, 입사 4개월 이후 매출액에 따라 산정하도록 되어 있는 임금액수가 잘못되어 그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위 근로계약서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BH 사이에 입사 4개월 이후에도 당분간 임금으로 1억 2,000만 원을 계속 지급하기로 하는 추가 약정이 있었고 그 추가 약정에 따른 임금 전액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BH와 BQ 사이의 2021. 11. 30. 14:42경 휴대폰 통화 녹취서에 의하면, BH가 “그럼 이번 달 급여가 얼마니? 책정했을 거 아니야. 매출 10%에 플러스 1,000이잖아. 그지?”라고 묻자, BQ은 ”네네. 그럼 5,500입니다.“라고 대답하였고, 이에 BH는 ”그러면 5,500에 4,500에 1천만 원 집어넣고 내 사직서 쓸테니까 12월달 일 안 할게.(이하 생략)“이라고 말하였다. 위 녹취서 내용에 의하면 BH도 기본급 1,000만 원에 매출액의 10%를 더한 금액을 임금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BH는, 이 사건 의원이 병원으로 변경되는 것을 조건으로 근무를 시작했는데 병원으로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아, 피고인과 사이에 이 사건 의원이 병원으로 변경될 때까지 매출액에 상관없이 임금으로 월 1억 2,000만 원을 계속 지급받기로 하는 추가 약정(이하 ‘이 사건 추가 약정’이라 한다)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BH는 원심 법정과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과 이 사건 추가 약정에 관한 대화를 나눈 것이 아니라 자신을 스카우트했던 CP 이사와 대화를 나눈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반면 피고인은 일관되게 BH와 이 사건 추가 약정을 한 사실이 없고, 이를 알지도 못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추가 약정에 관하여 계약서 등의 서면이 존재하지 않고, 앞서 본 근로계약서에도 의원에서 병원으로 변경되는 것과 관련한 아무런 내용이 없다. 그리고 BH의 진술이나 다른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추가 약정의 내용을 전달받아 이에 동의하였다거나, 피고인이 구두로라도 법률적인 효력을 발생시킬 정도로 확정적인 어떠한 약속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피고인은 2021. 11. 30. 오전경 BH가 카카오톡 메신저로 ”병원장님, 최대한 빨리 입금해주시고 기한을 정해주세요. 오전 중에 출발하려면 바쁩니다“라고 하자, “오전 중에 6천만원 보내고 일주일내에 나머지는··”, “오늘 6천은 지금줄거네”라고 답변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다.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자금 압박으로 정신이 없었던 상태에서 BH가 당시 요구하는 임금이 입사 후 4개월 내의 임금인 것으로 착각하고 보낸 메시지라고 주장한다.
위 카카오톡 메시지나 그 전 후 메시지들에서도 이 사건 추가 약정에 관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은 점, 2021년 11월은 BH가 이 사건 의원에 입사하고 4개월이 지난 첫 달로서 임금 산정 방식이 처음으로 변경되는 시기이며, 피고인은 당시 임금체불 근로자들로부터 진정이 제기되고 약품도 제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등의 자금압박을 받고 있었던 상황으로 보이는 점, 당심 증인 BQ도 ‘피고인이 당시 BH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금을 1억 2,000만 원으로 잘못 알고 있기에 피고인에게 5,500만 원만 지급하면 된다는 점을 알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착각하여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BH에게 2021년 11월 매출액을 기초로 산정된 해당 월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이 사건 추가 약정의 존재를 부인하며 그에 따른 추가 임금의 지급을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설령 이 사건 추가 약정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추가 임금의 존재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피고인이 해당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제2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고, 위와 같이 무죄로 되는 BH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제2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전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으며,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도 있다. 따라서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제2원심판결 중 제1면 아래에서 4번째 줄, 제4면 위에서 8번째 줄의 “AF”은 “CO”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경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