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2. 9. 23. 선고 2021나5752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35,597,440원 및 그 중 32,345,658원에 대하여 2021. 10. 1.부터 2022. 9. 23.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공영주차장 관리 및 운영 등을 목적으로 하여 2000. 12. 27. 지방공기업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11. 2. 10. 피고의 직원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다가 2019. 12. 31. 정년퇴직하였다.

나.

행정자치부는 2015. 7.경 충청북도에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을 통보하였다. 이에 충청북도는 2015. 7. 22. 청주시와 피고에게 임금피크제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2015. 9. 23.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하였다.

다.

피고는 2015. 8. 26.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C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을 대표한 위원장 D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라.

피고는 2015. 9. 4. 임금피크제 관련 설명을 위한 노사현안업무 설명회를 개최하고, 2015. 11. 30. 피고의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규정을 신설하였으며, 2016. 1. 1.부터 위 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될 당시 원고의 정년은 만 60세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만 58세가 되는 다음 달인 2017. 9.부터 2018. 8.까지 임금 총액의 15%, 만 59세가 되는 다음 달인 2018. 9.부터 2019. 8.까지 임금 총액의 20%, 만 60세가 되는 다음 달인 2019. 9.부터 2019. 10.까지 임금총액의 25%, 퇴직 직전 2개월인 2019. 11.부터 2019. 12.까지 임금총액의 10%(피고의 보수규정이 2019. 11.경 개정되어 만 60세 직원에 대한 피크임금 감액 비율이 10%로 변경되었다)가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3, 5,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것임에도,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는 등 절차적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효력이 없다.

나.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기존 근로계약에 우선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효력이 없고 원고에게 유리한 연봉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강행규정인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부당하여 무효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노사합의가 절차적 동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1)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피고가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동조합을 대표한 위원장 D과 사이에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수임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대표자 또는 수임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 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의 취지에 위반되는 점(대법원 1993. 4. 27. 선고 91누1225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에 비추어 보면, 설령 D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서명을 하였다거나 이 사건 노사합의 이후 노사합의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이 사건 노사합의 자체가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노사합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필요한 절차적 동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적용되는지 여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가질 수 없고(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원고 역시 위 법리를 근거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효력이 없고 원고에게 유리한 연봉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법리는 개별 근로계약에서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법이나 금액에 관한 정함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참조).

살피건대,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6.경 피고와 사이에 작성한 연봉계약서는 피고의 보수규정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를 두고 원고가 피고와 별도로 임금을 정하는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되지는 않고, 원고가 피고와 개별 근로계약에 의하여 피고의 보수규정 등에서 정한 바와 달리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법이나 금액에 관한 약정을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원고의 개별적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고, 위와 같이 작성된 연봉계약서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취업규칙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어긋나 효력이 없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9, 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행정자치부는 지방공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을 통해 정년연장 또는 정년보장으로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지방공기업에 대하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고, 지방공기업인 피고는 위와 같은 권고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자체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나)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원고는 2017.경 약 468만 원, 2018.경 약 990만 원, 2019.경 약 1200만 원의 임금이 삭감되었음에도, 원고의 근로시간이 단축되거나 원고에게 부여된 목표 수준이 낮게 설정되는 등 업무 내용이 전혀 변경되지 않았고, 원고의 불이익에 대한 대상조치도 강구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가 장려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E공원으로 근무지를 변경해 주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인 근로자들이 고용보험법에 따른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여 불이익에 대한 대상조치를 취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장려수당을 받는 것은 업무의 특성으로 인한 것이어서 이를 급여 삭감에 대한 반대급부로 볼 수 없는 점, 임금피크제 지원금 신청은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를 대리하여 신청서 등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원고는 위와 같은 지원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이 원고의 불이익을 보전하는 대상조치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

원고의 정년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실행되기 전부터 만 60세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원고의 정년이 연장되지 않았고, 원고는 만 58세가 되면 성과와 상관없이 급여가 삭감되는 불이익만을 받게 되었다. 특별히 피고의 직무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 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된다는 등으로 원고와 같은 특정 연령 이상의 근로자 집단에만 차등을 두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별도의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감액된 재원을 통하여 신규인원을 채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설정한 신규채용 목표 인원은 2016년 2명, 2017년 1명, 2018년 2명, 2019년 1명, 2020년 1명 합계 7명인데 반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실제 채용한 것으로 보이는 신규채용 근로자는 2016년 2명에 불과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라.

미지급 임금 등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의 차액은 아래 표 기재와 같고, 그 구체적인 내역은 별지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등 미지급 금액내역] 기재와 같다(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기간 동안 원고의 월별 총임금, 임금피크제 공제금액, 공제된 제세 공과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아래와 같은 계산방법과 금액에 대하여 특별히 다투지 않고 있다).

<1>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등 합계 35,597,440원 및 그 중 32,345,658원(기본급 등의 미지급액 합계 23,518,697원에 대한 2021. 9. 30.까지의 지연손해금 3,251,782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하여 퇴직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10. 1.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9. 23.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병렬(재판장) 강현호 이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