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3. 8. 9. 선고 2022노1259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피고인은 상추, 토마토 등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C을 운영하면서 D을 고용하였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제63조 제1호에서 정하는 ‘토지의 경작·개간, 식물의 재식·재배·채취사업, 그 밖의 농림사업’에 해당하므로, 피고인과 D 사이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에는 근로기준법에 정하는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피고인과 D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에서 정한 시간을 넘는 연장근로에 대하여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월 208시간의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D에게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사실오인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D으로부터 숙식제공 비용 200,000원(= 숙박비용 125,000원 + 식사비용 75,000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이후 D과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주 1회의 휴일을 월 2회로 변경하는 대신 피고인이 위 숙식제공 비용을 D으로부터 지급받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위 숙식제공 비용이 휴일근로수당을 초과하는 이상, 피고인이 위와 같은 합의에 따라 월 2회의 휴일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한 것은 정당하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D의 연장근로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가산임금을 포함한 일체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영위한 사업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토지의 경작·개간, 식물의 식재·재배·채취 사업, 그 밖의 농림 사업‘에 해당한다고 보이기는 하나,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근로기준법 제63조 제1호 규정이 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에 정한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의 적용을 배제하더라도 약정한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과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이를 하회하는 이 사건과 같은 사안의 근로자에게 그의 연장근로 부분에 대하여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지급하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고, 연장근로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 내지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63조는 “근로기준법 4장과 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은 다음 각 호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1. 토지의 경작․개간, 식물의 재식․재배․채취사업, 그 밖의 농림 사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업의 성질 또는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근로기준법 제4장과 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하 ‘적용제외 규정’이라 한다)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가 있을 수 있음에 착안하여 위 법조 각 호에 규정된 업종 내지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적용제외 근로자’라 한다)에 대하여 그 적용을 제외하고 있는 것일 뿐 적용제외 규정을 제외한 근로기준법상의 제반규정과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효력은 없으므로, 적용제외 근로자라 하더라도 위 적용 제외규정이 아닌 근로기준법상의 제반규정과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은 그대로 적용되고, 당사자 사이에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약정이 있다면 그 약정은 그대로 이행되어야 한다. 한편,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최저임금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따라서 사용자는, 적용제외 근로자가 약정한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를 제공할 경우 그 초과한 근로에 대하여 적용 제외규정에서 정하는 연장,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하지는 않더라도 약정임금 상당 또는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 상당의 임금을 적용제외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적용제외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당사자 사이에 합의에 의하여 그 지급기일을 연장하지 아니하는 한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근로기준법 제36조),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위반죄의 죄책을 부담하게 된다.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식물의 재식․재배․채취사업, 그 밖의 농림 사업’에 해당하는 상추, 토마토 등 재배업을 영위한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근로시간 7시부터 16시, 월 208시간, 근로기준법 제63조에 따른 농림, 축산, 양잠, 수산 사업의 경우 같은 법에 따른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은 적용받지 않음, 임금 월급 1,566,240원, 상여금 및 수당 미지급, 근로시간에 정한 시간을 넘는 연장근로에 대해 시간당 0원을 지급함」이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면, ① D이 근로기간 중 원심 별지 체불임금내역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약정 근로시간인 월 208시간을 월 13시간 내지 96.5시간 초과하여 근무한 사실, ② D이 근로기간 중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은 원심 별지 체불임금내역서 기재와 같이 D의 실제 근로시간에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을 곱한 금액에 현저히 미달할 뿐만 아니라, 약정 근로시간인 월 208시간에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을 곱한 금액에도 미달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은, D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약정 근로시간인 월 208시간을 초과하여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도 D에게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 상당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의하면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임의로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중 일부를 공제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으로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사용자는 같은 항 단서에 따라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여 지급할 수 있지만, 그 예외의 경우를 넓게 인정하게 되면 임금을 생계수단으로 하는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2다219540, 219557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숙박시설 제공 : 그 밖의 임시 주거시설, 근로자 부담금액 125,000원, 식사 제공 : 조식, 중식, 석식, 근로자 부담금액 75,000원」이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원심 증인 D이 ‘숙박시설을 제공받고 125,000원을 지급해야 하나, 그 대신 한 달에 두 번만 쉬었던 것 같다. 식사제공을 받으면 75,000원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는데 지급하지 않았다. 그냥 제공받았다.’라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휴일 주 1회」라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D이 이와 같이 부여받은 휴일에 근로를 제공한 경우 피고인은 D에게 근로의 대가인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자인 D이 부담하기로 되어 있는 숙식제공 비용을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는 내용은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③ 피고인이 제출한 ‘외국인근로자 숙식정보 제공 및 비용징수 관련 업무지침’에는 사용자가 임금에서 숙식비용을 사전 공제하는 경우 근로자가 공제액 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자국어로 된 별도의 서면동의서를 제출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피고인은 D으로부터 이와 같은 서면동의서를 제출받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D에게 지급하여야 할 휴일근로수당에서 숙식제공 비용을 공제하여 지급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D에게 휴일근로수당을 포함한 원심 별지 체불임금내역서 기재 체불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두루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다. 피고인이 양형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이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참작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후 그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그 밖에 임금 체불 기간, 체불 임금 액수, 범행의 경위, 수법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동종범죄전력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의 형량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식(재판장) 이종인 전보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