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정501
판결선고
2024. 4. 24.
청주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충북 청주시 서원구 B에서 C을 운영하는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식품 물류 유통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2. 15.부터 2023. 3. 31.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일부 2,742,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및 경찰 진술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진정서
계좌거래내역조회,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시정지시
수사보고서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 근로자와 사이에 퇴직금의 절반을 미리 지급하는 대신 나머지 절반은 포기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나머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또는 제43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36조 또는 제43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4925 판결 등 취지 참조). 한편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그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계속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되는 것인바,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참조).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 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도 인정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 법리에서 보는 것과 같이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기로 하는 약정이 무효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확립된 사항이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돈이 필요한데 퇴직금이 조만간 발생하니 50%를 먼저 부탁한다고 했을 뿐 나머지를 포기한다고 한 적이 없다. 15일 정도만 기다리면 퇴직금전부를 받을 수 있는데 나머지를 포기한다고 했겠는가'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달리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 사이에 퇴직금 포기 약정이 있었던 점이 확인되지 않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사전 포기 약정은 퇴직금 청구권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여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이다.
피해 근로자가 사전에 퇴직금 지급을 요청하였을 때 피고인이 '향후 퇴직금 발생 시점에 지급하지 않으면 나중에 노동부에 갔을 때 내가 질 수밖에 없다'라고 하며 합법적인 처리가 아니라는 취지로 언급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도 사전에 퇴직금 일부만 지급하면서 정산하기로 하는 것에 대해 위법의 소지가 있음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 사이에 퇴직금 사전 포기 약정이 있었고 피고인이 위 약정에 근거하여 퇴직금을 미지급한 것이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하였다는 주장으로 선해하여 살피더라도, 형법 제16조에 의하여 처벌하지 아니하는 경우란 단순한 법률의 부지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행위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인식함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인데(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도1566 판결 참조), 피고인의 주장은, 피해 근로자와 사전에 퇴직금 일부를 포기하기로 약정하였기 때문에 위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인식하였다는 것인바,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행위이지만 자기의 특수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라고그릇 인식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피해 근로자와 사이에서 퇴직금 일부를 포기하기로 사전에 합의하였기 때문에 퇴직금을 미지급한 것이 정당하다는 것이므로, 이를 두고 법률의 착오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미지급한 퇴직금의 수액, 퇴직금 지급을 위해 노력하였음에도 경영사정의 악화 등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는 점, 동종전력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조현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