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5. 12. 10. 선고 2024노1219 판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이유 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퇴직금 미지급에 대하여

C의 퇴직금 산정에 관하여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인지 여부 등이 불명확하였고 그에 따라 공소장에 기재된 퇴직금과 실제 원심이 인정한 퇴직금액도 다른 점을 고려할 때, 그 지급의무와 범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없다.

2)

임금 미지급에 대하여

피고인은 C의 부탁에 따라 C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해당 계좌에 임금을 지급한 것이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2월, 집행유예 2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점

1)

퇴직금 미지급 부분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은 장기간 근로자인 C에게 약정한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있던 상황에서 C이 그 지급을 요구하자 C 명의의 계좌에 매월 급여액을 입금하면서도, 그 계좌의 관리 권한을 피고인이 가지고 있으면서 입금된 돈을 임의로 사용하고, C이 최종적으로 퇴사를 하였음에도 임금과 퇴직금을 14일이 넘게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인이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의 과정에서 지급의 범위에 관하여 문제 삼은 부분은 소멸시효 내지 공소시효가 완성된 부분이고, 유죄로 인정된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의 근무 사실이나 급여 지급의 약정 사실에 관하여는 다투지 아니하였거나 다투는 데에 타당한 근거나 이유가 제시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기록을 다시 면밀히 검토하여 보더라도 원심 판시 기재와 같이 피고인은 퇴직금 지급의무 발생 이후 이를 거절할 무렵까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이유를 들어 그 지급을 다투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앞선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그 지급을 거절한 것은 그 당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부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임금 미지급 부분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날짜를 정하여 지급해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1항).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 전부를 직접 지급하게 강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959 판결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C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준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피고인에게 자신의 계좌 사용을 허락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점, ② C의 진정대리인인 N은 원심 법정에서 C의 지능이 일반인보다 떨어진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E는 원심 법정에서 'C이 자신은 돈이 필요한 것 없다고 이야기하며 필요할 때 돈을 타서 썼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그 이유는 지금은 돈이 필요 없으니 피고인이 먼저 사용할 곳이 있으면 쓰라는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④ T은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C의 요구에 대해 제한을 두거나 거절한 사실은 없다'고 하면서도 '출금 내역에 대해서 피고인에게 보고는 했다'고 진술하였는데, 임금계좌에 대하여 회사 측이 그 출금 내역 등을 보고, 관리한 것은 그 자체로 임금에 관한 근로자의 사적 처분권을 제약하는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C의 부탁에 따라 C의 계좌를 소극적으로 관리하였다기보다는 피고인 자신이 C의 계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이러한 사정을 위 임금 지급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자신이 이용·관리한 C 명의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것을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이는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C의 출금에 제약을 가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 계좌에 연계된 직불카드를 교부하여 사용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 부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의 점

이 사건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점, 피고인이 지적능력이 통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를 상대로 이 사건 범행을 범한 점(변호인은 당사자가 실제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지적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정과 위 T의 법정 진술 등을 들어 피고인이 해당 근로자의 지적능력이 부족한 점을 이용하거나 인적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 사건 범행을 악의적으로 범한 것이 아닌데도 이를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한 원심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따르면 피고인이 통상의 지적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C의 신뢰를 이용하여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갔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나, 피고인이 근로자 C과 민사소송에서 한 합의에 따라 원심에 이르기까지 478,765,735원을 지급한 점, 당심에 이르러 20,000,000원을 추가로 지급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은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인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