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3. 11. 2. 선고 2022나3468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지방공기업법 및 B공사설립 및 운영 조례에 의하여 지역균형개발과 공공시설물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여 시민의 생활편익과 복리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기업이다.

2)

원고는 2011. 1. 1. 피고에 입사하여 2020. 12. 31. 퇴직한 근로자이다.

나.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의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

1)

행정자치부는 2015. 7.경 강원도에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이하 '이 사건 권고안'이라 한다)을 통보하였다. 이에 강원도는 2015. 8. 4. 춘천시와 피고 공사에게 임금피크제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2015. 9. 11.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하였다.

2)

피고는 2015. 9. 25. 행정자치부의 이 사건 권고안에 따른 피고의 임금피크제 추진계획(안)을 수립하였고,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임금피크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3)

피고는 2015. 10. 7. 피고의 근로자로 구성된 C노동조합과 교섭을 거쳐 정년도래 전 3년간 임금을 감액(정년 도래 3년 전에는 10%, 정년 도래 2년 전에는 15%, 정년 도래 1년 전에는 20%의 비율로 감액)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아래와 같은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하였다.

다.

피고의 취업규정 개정 등

1)

피고는 2015. 10. 27.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른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을 위하여 피고의 취업규정을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

2)

피고는 2018년경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이용하여 2명을 신규 채용하였다.

3)

한편, 피고는 2022. 1.경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임금감액률을 정년 도래 3년 전 1%, 정년 도래 2년 전에는 2%, 정년 도래 1년 전에는 3%로 변경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26, 34, 36호증, 을 제1 내지 3, 6, 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감액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급여 합계액 40,219,92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피고의 취업규정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이고, 피고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어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피고는 그와 같은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2)

C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기 전에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피고와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였다.

3)

이 사건 노사합의는 C노동조합의 위원장이 피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여 체결된 것이다.

4)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금 분야에서 연령을 이유로 원고를 차별하고 있고, 이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강행규정인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 제2호<1>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노사합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으로서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단체협약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나 무효이다.

나.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를 통해 기본급 등 8개의 항목만 임금조정을 하기로 했는데, 위 합의와 달리 임의로 휴일근무수당과 연차근무수당도 감액하였다. 감액된 휴일근무수당 및 연차근무수당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감액된 휴일근무수당 및 연차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에 더하여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C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113명이고, 피고의 근로자 수는 201명이므로, C노동조합이 피고의 과반수 노동조합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피고의 취업규정은 과반수 노동조합인 C노동조합과의 이 사건 노사합의를 통해 변경된 것이므로, 유효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노사합의가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근로기준법 제4조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근로조건은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서 자유로운 합의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사항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런데 근로자의 현실적으로 열악한 지위를 고려하고 근로조건이 사업장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특성에 따라,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에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에 관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참조). 따라서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 따라 노사합의인 단체협약으로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것은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인 근로조건의 변경이라고 할 수 없다.

②

원고는,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에 의하면 단체협약의 체결은 노동조합 총회의 의결사항이고, 위 규정은 강행규정으로서 효력규정이므로 이를 위반하여 총회 의결 없이 체결된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는 문언상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을 뿐 총회의 의결을 요건으로 하여 이를 거쳐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고,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이란 단체협약 체결의 일반적인 원칙, 기준 및 범위에 관한 사항이나 단체교섭을 거쳐 단체협약에 담아야 할 사항, 단체교섭과 협약 체결의 구체적인 방법·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앞서 본 바와 같이 오히려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은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노동조합 대표자의 권한으로 명시하고 있다.

다.

대표권 남용으로 무효인지 여부

1)

대표이사가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설사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일단 유효하고, 다만 그 행위의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로 된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참조).

2)

C노동조합의 위원장이 피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피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위 노동조합 위원장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전혀 없다.

3)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고, 단체협약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나 무효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거나 이를 도입한 이 사건 노사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단체협약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었는데, 개정의 주요 내용은 근로 능력이 있는 근로자의 일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이었다(제19조의2).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임금체계 개편 등에 관한 제19조의2는 정년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부담을 경감하려는 취지에서 신설된 조항으로, 이는 정년연장에 따른 편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노사 간에 분담하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②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피고의 과반수 노동조합인 C노동조합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 노사합의는 그 협약의 내용이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도입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에게 일부 불이익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발생한 연령차별의 결과나 정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③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는 기준연봉의 10%, 적용 2년차에는 기준연봉의 15%, 적용 3년차에는 기준연봉의 20%만큼 감액되는 불이익을 입기는 하였으나, 정부의 임금피크제 권고안 및 피고의 임금피크제 설명회 자료에 의하면, 피고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감액률(= 신규채용 소요 인건비 ÷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인원 인건비 × 100)은 15%로, 임금피크제 도입기관 평균 15.43%에 밑돌았다. 평균 연 15% 정도의 삭감률은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이자율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비율로 보이고, 그것이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 불이익을 강요하는 것으로서 현저히 불합리하여 단체협약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는 부족하다.

④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계획 수립 및 추진실적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할 것을 고지하였고, 2015년 내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공기관에는 경영평가점수 2점을 감점하는 불이익을 예정하고 있었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경영평가 성과급이 감액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피해는 당장 임금피크 연령에 도달하는 원고 뿐만 아니라 장래에 임금피크 연령에 도달하는 전체 근로자들에게 미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을 때 입은 불이익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았을 때 입었을 불이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시 인사(승진, 승급 등), 급여 체계를 유지하면서 임금만을 감액하는 방식을 택하였고,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퇴직금 손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전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였으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활용하여 2018년 2명을 신규채용하기도 하였다.

⑥

원고는 임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 기간 동안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이 저감되지 않았고, 오히려 업무강도가 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의 업무강도가 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마.

휴일근무수당 및 연차근무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1)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에게 휴일근무수당으로 '통상임금 × 1.5/209시간'으로 계산한 돈을, 연차근무수당으로 '통상임금 × 1/209시간 × 8시간 × 일수'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휴일근무수당과 연차근무수당이 감소한 것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기본급 등이 감액됨에 따라 통상임금이 감소한 결과로 인한 것이고, 피고가 원고의 휴일근무수당과 연차근무수당을 임의로 감액하였기 때문은 아니다.

3)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추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조미연(재판장) 이보라 고병용

각주1) 제4조의4(모집·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