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8. 4. 5. 선고 2017가합1206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8, 9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는 1992. 2. 18.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버스부 기술기사로 근무하던 중 2012. 11. 29. 버스 내부 작업을 마치고 버스 내 계단을 내려오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중심을 잃고 넘어져(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사지불완전마비, 경수손상, 경추 제5/6번간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3/4번간 추간판탈출증 등의 상해를 입었고, 그 다음날 휴직하였다.

나.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재해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2012. 11. 30.부터 현재까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와 휴업급여 또는 상병보상연금(2015. 1. 19.경 원고에 대한 폐질등급 1급 판정이 이루어지고 위 법 제66조에 따라 휴업급여 대신 상병보상연금이 지급되기 시작하였다)을 지급하고 있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단체협약 제99조 및 산재환자 생계보조금 지급기준(이하 '이 사건 기준'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에 따라 2012. 12.부터 2014. 5.분까지 1년 6개월 동안 척추환자에 대한 생계보조금 명목으로 월 1,231,591원을 지급하였다.

라.

이후 피고는 2016. 11. 14. 원고의 건강상태와 근로능력으로는 정상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제84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4항, 취업규칙 제14조 제1항에 근거하여 원고를 통상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하였다.

마.

원고가 소속된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피고의 취업규칙, 이 사건 기준 중 이 사건과 관계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해고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해고시기 제한 위반 주장

(1)

주장

단체협약 제37조 제1항 전단에 의하면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기간에는 해고할 수 없고 위 규정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단서의 적용을 배제하는 취지인데, 피고는 위 해고시기 제한을 위반하여 요양 중인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2)

판단

(가)

단체협약 제37조 제1항 전단이 '조합원이 업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요양 중에 있거나 휴직종료 후 30일간은 해고하지 않는다.'(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고 정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단서의 적용을 배제하여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요양 중이기만 하면 어떠한 경우에도 해고할 수 없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본문 전단(이하 '본문 규정'이라 한다)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는 원칙을 규정하는 한편, 같은 항 단서 전단(이하 '단서 규정'이라 한다)은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하였을 경우에는 해고할 수 있다는 예외를 각 규정하고 있다. 이치럼 근로기준법은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도 업무상의 재해로 노동력을 사실상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기간으로서 휴업 후 30일 동안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에서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본문 규정을 둠과 동시에(대법원 1991. 8. 27. 선고 91누3321 판결 참조), 지나치게 장기간의 휴업이 이루어지면 사업 운영에 장애가 초래되어 사용자의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일시보상을 하면 해고시기의 제한을 받지 않고 언제든지 근로관계를 소멸시킬 수 있도록 하는 단서 규정을 두어, 근로자와 사용자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조화를 꾀하고 있다. 만약 단체협약의 해석을 통해 단서 규정의 적용 배제가 인정된다면 사용자로서는 요양기간이 장기화되더라도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어 사용자의 해고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받게 되므로, 단체협약을 위와 같은 내용으로 해석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②

이 사건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단서 규정의 내용은 포함하지 않은 채 본문 규정의 내용만 명시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사실만으로는 단체협약 체결 당시 노사 간에 단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추단하기 부족하고 달리 위 합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③

나아가 단체협약 제37조 제1항 후단은 산전, 산후 유급휴가 중이거나 그 후 60일간은 해고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어,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본문 후단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단체협약 제37조 제1항 후단과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본문 후단의 관계를 보면, 노사는 근로기준법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하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배제할 때에는 단체협약에 명문 규정을 두는 체계를 채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단체협약에는 명문으로 사용자가 일시보상을 하였더라도 업무상 재해를 입어 요양 중인 근로자를 해고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이처럼 이 사건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단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아니하므로, 피고는 단서 규정이 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본문 규정상의 해고 금지 기간에도 해고를 할 수 있을 것인데, 단서 규정은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한 경우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 중인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4항은 요양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요양을 시작한 후 3년이 지난 날 이후에 상병보상연금을 지급받고 있으면 근로기준법 제84조에 따른 일시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12. 11. 30.부터 요양급여를 받아 왔고, 요양개시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5. 11. 30.이후에 상병보상연금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피고는 그 무렵 원고에게 일시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피고는 2015. 11. 30.이후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해 휴업 중인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단체협약 제3, 4조 위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요양 중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일시보상에 따른 통상해고를 하지 않았던 기존의 관례에 반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는데, 이는 근로자에게 유리한 기존의 관행에 반하여 노동조건을 저하할 수 없음을 정한 단체협약 제3, 4조에 위배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관례상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를 통상해고하지 않았다거나, 요양 중인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금지하여 해고시기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기득권을 실시하여 왔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다.

해고의 정당성이 없다는 주장

(1)

주장

피고가 장애가 남은 자의 복직을 위하여 원고와 협의하고, 업무수행이 가능한 작업장으로 배치전환을 하는 등 해고회피를 위한 아무런 노력 없이 원고에게 신체상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해고한 것은 해고사유의 정당성이 없어 무효이다.

(2)

판단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취업규칙의 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 그것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종국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 근로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신체 장해로 인하여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그 정당성은 근로자가 신체 장해를 입게 된 경위 및 그 사고가 사용자의 귀책사유 또는 업무상 부상으로 인한 것인지의 여부, 근로자의 치료기간 및 치료 종결 후 노동능력 상실의 정도, 근로자가 사고를 당할 당시 담당하고 있던 업무의 성격과 내용, 근로자가 그 잔존노동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업무의 존부 및 그 내용, 사용자로서도 신체 장해를 입은 근로자의 순조로운 직장 복귀를 위하여 담당 업무를 조정하는 등의 배려를 하였는지 여부, 사용자의 배려에 의하여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된 근로자의 적응노력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12. 6. 선고 95다4593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의 인정사실 및 위 거시증거들, 을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수술을 받고, 2012. 12. 3.경 추간판탈출증 요추 3/4번, 경추 5/6번으로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계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어 하지근력 완전마비 등을 최종 진단받은 점, ② 원고는 휴직 전 피고 전주공장의 버스부 기술직 근로자로서 장기간의 기립, 중량물의 취급, 불안정한 자세 등을 요하는 작업공정을 수행하여 왔는데, 이 사건 사고로 하지근력이 완전히 마비되어 비교적 강한 힘이 필요한 일상생활 동작조차 스스로 수행하기 어려운 원고가 전신 육체노동을 요하는 위 업무를 다시 담당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에 피고는 2016. 4. 27.경부터 3차례에 걸쳐 원고의 건강상태 및 근로능력을 이유로 2016. 6. 11.자로 통상해고를 할 예정임을 통보하였고, 원고도 복직 또는 배치전환 등을 신청하지 않은 채 피고에게 단체협약 제97조에 따라 자신의 퇴직을 전제로 직계가족 또는 배우자 중 1인을 채용하여 줄 것을 요구한 점, ④ 원고의 위 요청에 따라 피고는 위 단체협약 제97조의 효력이 쟁점이 된 서울고등법원 2015나2067268호 사건의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원고에 대한 통상해고를 유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이 사건 해고 당시 입사 25년차인 원고의 급여수준을 고려하면 기술직·사무직을 불문하고 원고에게 맡길 수 있는 업무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배치전환을 적정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생계보조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주장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경수손상 등 상해는 이 사건 기준 제5조 제1호 단서에 정한 척추골절에 해당하거나, 척추골절보다 심각한 증상으로 이 사건 기준 제5조 제6호에 따라 사회통념상 위 제1호 단서에 정한 척추골절과 유사한 항목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의 상해는 추락 또는 전도로 발생한 상해로 척추 신경의 절단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기준 제5조 제3호에 정한 외상성 재해에도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위 각 기준에 따라 원고에게 산재휴직 종료일까지 생계보조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원고를 척추환자로 보아 이 사건 기준 제5조 제1호 본문을 적용하여 2011. 11.부터 2014. 5.까지 1년 6개월분에 대한 생계보조금만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4. 6.부터 2018. 1.까지 44개월에 대한 생계보조금 54,190,004원(= 월 생계보조금 1,231,591원 × 44개월)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앞서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기준 제5조는 질환의 종류를 유형별로 구분하여 생계보조금의 지급기간을 차등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척추환자에 대하여는 그 지급기간을 1년 6개월로 하되, 업무 중 척추골절이 발생한 경우에는 종결시까지 지급하고(제5조 제1호), 작업 중 발생한 외상성 장해에 대하여는 산재휴직 종료일까지 지급하며(제5조 제3호), 외상성 재해에 관한 정의 규정을 두어 그 발생형태 및 상해종류를 기준으로 그 의미를 구체화하고 있다(제4조).

(2)

먼저 이 사건 기준 제5조 제1호 단서 적용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경추 제5/6번간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3/4번간 추간판탈출증 및 경수손상 등을 입었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추간판탈출증은 척추 사이의 판이 돌출되는 증상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기준 제5조 제1항 본문에 정한 척추환자에 해당하는 것은 명백하다. 반면 경수손상은 경추 내에 있는 신경인 척수가 손상된 증상으로 척추골절과 개념을 달리하고, 원고 주장의 사유만으로 사회통념상 유사한 항목이라고 보이지 않을 뿐더러, 척추환자에 대하여 별도 항목을 두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제5조 제1호 본문을 적용하는 것이 특별히 곤란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다음으로 이 사건 기준 제5조 제3호 적용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업무 중 버스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상해를 입게 되어 이 사건 기준상 외상성 재해의 '발생형태' 요건은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상해종류'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기준 제3조 제3항은 제1호의 '발생형태' 요건과 제2호의 '상해종류'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경우에 한하여 외상성 재해로 본다는 체계를 취하고 있는 점, ② '발생형태' 요건에 관한 제1호는 업무 중 근로자에게 외부의 물리력이 가해질 수 있는 전형적인 경우를 추락, 전도, 충돌 등 12가지로 명시적으로 제한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외상성 재해는 이 사건 기준 중에서 가장 장기의 생계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항목에 해당하여 그 적용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상해종류' 요건에 관하여 규정한 제2호 역시 제한적 열거 규정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따라서 예시적 규정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기준에서 외상성 재해의 상해종류 중 하나인 '절단'은 문언 상 외부의 물리력으로 신체의 일부가 절단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일 뿐, 척추 신경의 손상, 척추 기능의 저하 등까지도 위 절단의 개념에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워 원고가 입은 추간판탈출증, 경수손상 등이 위 '절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갑 제11, 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입은 상해가 위 '절단'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가 입은 상병은 이 사건 기준 제4조 제3호가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상해종류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에게 외상성 재해에 관한 생계보조금 지급기간을 규정한 이 사건 기준 제5조 제3호를 적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창모(재판장) 강성대 홍연경

각주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6조에 의하면 요양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요양을 시작한지 2년이 지난 날 이후에도 그 부상이나 질병이 치유되지 아니한 상태가 계속되며, 그 부상이나 질병에 따른 폐질의 정도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폐질등급 기준에 해당하고, 요양으로 인하여 취업하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휴업급여 대신 상병보상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