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105
판결선고
2019. 7. 23.
광주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재단법인 B(이하 'B'라 한다)는 C에서 산업기술단지 지원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따라 D 지역의 산업기술단지를 조성 . 운영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A는 재단법인 B의 원장 직무대리로서 사업장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실질적으로 총괄 관리하였던 자이다.
피고인 A
사업주는 화학설비와 그 부속설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냉각장치·가열장치·교반장치 및 압축장치의 조작, 계측장치 및 제어장치의 감시 및 조정, 안전밸브, 긴급차단장치, 그 밖의 방호장치 및 자동경보장치의 조정, 덮개판·플랜지(flange)·밸브·콕 등의 접합부에서 위험물 등의 누출 여부에 대한 점검, 시료의 채취, 화학설비에서는 그 운전이 일시적 또는 부분적으로 중단된 경우의 작업방법 또는 운전 재개 시의 작업방법, 이상 상태가 발생한 경우의 응급조치, 위험물 누출 시의 조치, 그 밖에 폭발·화재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5. 3. 진행된 중대재해발생 사업장에 대한 정기감독에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화학설비인 그래뉼 합금제조기를 이용한 합금제조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피고인 재단법인 B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원장 직무대리인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 F의 각 법정진술
G, H, I, J, K·L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J, M, I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사용매뉴얼, 규격서(그래뉼 합금제조기), 장비관리운영지침, 물품계약서, 장비사용 신청서, 그래뉼 합금제조기 장비매뉴얼, 그래뉼 합금제조기 설계도, 각 실험측정데이터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벌금형 선택
피고인 재단법인 B: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벌금형 선택
선고유예 할 형
각 벌금 1,000,000원
노역장유치(선고유예가 실효되는 경우)
피고인 A: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선고유예
각 형법 제59조 제1항(기본적으로 주식회사 N가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안전조치와 관련된 피고인들의 의무는 부차적인 의무에 불과한 점, 피고인 A는 초범인 점,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을 참작)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이 사건에서 문제된 화학설비인 그래뉼 합금제조기는 주식회사 N(약식명령 확정, 이하 'N'라 한다)가 전적으로 임차하여 사용한 것이므로, 장비를 다루는 근로자의 안전을 위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하여야 할 안전조치 의무는 전적으로 N만이 부담한다.
판단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2호와 제3호에 따르면,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하고,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한편, 산업기술단지 지원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산업기술단지"란 기업·대학·연구소·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동으로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사업을 수행하는 지역혁신의 거점이 되는 토지·건물·시설 등의 집합체를 말하고, "사업시행자"는 산업기술단지를 조성·운영하는 자를 말한다.
또한 같은 법 제23조 제1항은,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는, ①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 ②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 ③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화학설비인 그래뉼 합금제조기는 B가 구입 설치한 장비이고, N는 위 장비를 일정한 사용료를 지급하고 B로부터 이를 빌려 사용하였다.
N는 정형외과용 플레이트 외에 사업 다변화 차원에서 치과용 보철 제품 원재료 분말을 만드는 사업을 하기 위해 위 장비를 빌려 사용하였다.
B는 N가 위 장비를 사용하여 구체적인 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위 장비를 점검하고 시험가동을 하는 책임과 장비의 유지·관리 책임을 지고 있었다.
위 장비를 이용한 실험에는 N 직원 두 명과 B에서 위 장비의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J이 함께 참여하였다.
J이 위 장비를 이용한 실험에 함께 참여한 이유는 한편으로는, 위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장비 사용 방법을 숙지하여야 하는데, N에서는 실험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두 명 밖에 없어 N의 요청으로 J이 실험을 도와주게 된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위 장비의 관리책임자로서 N가 위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점검을 하거나 위 장비의 이용 상황 등을 감독하기 위한 것이었다.
B가 위 장비를 도입한 이후에는 N가 위 장비를 빌려 사용하였을 뿐 B가 자신의 사업을 위하여 이를 사용한 적은 없으나, 당시로서는 N 외에 위 장비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없어서일 뿐 다른 업체의 사용이 원천적으로 제한된 것은 아니었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B는 기술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등의 연구·개발을 촉진시키거나 지원하기 위하여 위 장비를 도입·설치하였고, 이를 임대하여 사용하는 업체들이 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점검을 하거나 시험가동을 하는 책임과 장비의 유지·관리 책임을 담당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장비를 유지·관리하는 실무 책임을 담당하는 직원이 실제로 위 실험에 직접 참여하였다는 것이므로, '위 장비를 다루는 근로자의 안전을 위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하여야 할 안전조치 의무'는 N와 B가 공동으로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더 나아가 이 사건 그래뉼 합금제조기는 B가 구입·설치하여 관리하는 장비이고, 비록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N만이 위 장비를 이용하고 있었지만, N의 실험 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B나 다른 입주 기업들이 위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는데다, 오히려 그것이 B의 존립 목적이자 기본적인 역할이므로, 위 장비를 사용함에 따른 이익을 N만이 누린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히, 위 장비를 N가 일정 기간 임대할 경우, 위 임대기간 중에는 B나 다른 입주업체의 관여 없이 전적으로 관리·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위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및 관리 책임은 여전히 B에 있고, N는 단지 사용 일자와 시간만 기재하여 사용신청서를 제출하면, B 소속 관리 책임자인 J이 위 장비를 점검하여 곧바로 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놓은 다음 N가 위 장비를 사용하여 실험을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실험에 J이 함께 참여하기도 하고, 실험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에도 위 장비 사용에 관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J이 책임지고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B가 유지·관리하는 부분이나 작업 초기 B 소속 관리 책임자가 위 장비를 작동하는 부분에서는 사고의 위험이 전혀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B가 위 장비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된 지위에 있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N와 함께 공동으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장동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