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4. 4. 4. 선고 2023가합30390 판결

총회결의무효확인청구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전국의 D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피고는 E기관에 근무하는 D들로 구성된 원고의 경북지역본부 산하 지부였다가, 2023. 8. 29. 개최된 임시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 의결을 통해 원고로부터 탈퇴하여 조직형태를 변경한 단체이다(이하 조직형태 변경 이전의 단체를 편의상 ‘안동시지부’라 한다).

나.

원고 위원장은 2023. 8. 16. 안동시지부 지부장 F에 대하여 조직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에 대한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서명부를 배포하는 등 ‘반조직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권한정지를 명하였다.

다.

안동시지부 조합원 중 730명은 2023. 8. 18. 안동시지부에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하였고, 이에 안동시지부 수석부지부장 G는 2023. 8. 21. 노동조합 게시판에 ‘2023. 8. 29. 09:00~17:30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H의 시스템 및 I 설문조사 투표시스템을 이용하여 연합단체(원고 및 C단체) 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 안건에 관하여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라는 내용의 ‘2023년 안동시지부 임시총회 소집 공고’를 게시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하였다.

라.

이 사건 총회는 2023. 8. 29. 안동시지부 조합원들이 H의 시스템에 접속하여 1~3번 회의실에 입장한 후 I에 생성된 설문조사를 통해 ‘연합단체(A노동조합과 C단체) 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 등 안건에 대한 온라인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안동시지부 전체 조합원 1,272명에서 후원 조합원, 휴직, 파견, 장기교육자 등을 제외한 참석 대상 인원 1,124명 중 741명(65.9%)이 이 사건 총회에 참석하였으며, 그 중 위 안건에 대하여 찬성 623명(84%), 반대 106명(14.3%), 기권 12명(1.6%)으로 의결(이하 ‘이 사건 의결’이라 한다)이 이루어졌다.

마.

피고는 이 사건 의결을 근거로 2023. 8. 30.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다.

바.

이 사건과 관련된 법률 규정 및 안동시지부 운영규정의 관련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 4 내지 6, 8, 10 내지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의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고, 원고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가.

이 사건 총회 소집절차의 하자

①

안동시지부 조합원들은 2023. 8. 18. 임시총회 소집 요구 시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제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총회의 소집절차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8조 제2항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

②

이 사건 총회 소집공고는 ‘안동시지부’의 명의로 이루어졌을 뿐 소집권자인 ‘대표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총회의 소집절차에는 노동조합법 제18조 제1항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

③

이 사건 총회의 안건은 안동시지부 운영규정 제13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한 총회의 의결사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총회는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에 따라 소집된 것인데, 위 운영규정에 따른 지부장 권한대행자가 운영규정에서 정한 총회의 권한을 벗어난 안건을 의결하는 총회를 소집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총회 소집절차에는 안동시지부 운영규정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

나.

이 사건 의결 의결방식의 하자

이 사건 총회에서 실시된 투표는 그 찬반 집계 결과가 실시간으로 공개되었으므로, 이 사건 의결에는 강행규정인 노동조합법 제16조 제4항에서 정한 무기명·비밀투표의 원칙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하자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총회의 소집절차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1)

을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안동시지부 조합원들이 안동시지부에 대하여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그 안건으로 ‘연합단체(C단체, A단체) 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단독노조)의 건, 규약·규정 변경의 건’을 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총회 소집절차가 노동조합법 제18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안동시지부 운영규정 제30조 제2항은 “지부장 유고 시 그 업무를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 순서로 대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안동시지부 지부장에 대한 권한정지 통보 이후 수석부지부장이 그 업무를 대행하여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비록 2023. 8. 21.자 소집공고문의 형식상 명의가 ‘안동시지부’로 기재되어 있을 뿐 업무대행자인 수석부지부장이 소집하는 것이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지는 아니하였으나, 을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수석부지부장 G가 노동조합 게시판에 위 소집공고를 게시하였고 위 게시글을 열람하면 작성자를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위 소집공고문에 수석부지부장 명의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는 노동조합의 대표자에 의한 임시총회 소집을 규정한 노동조합법 제18조 제1항을 위반한 소집절차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총회의 안건은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등에서 규정한 총회의 의결사항에 해당하는바, 운영규정에 명시적으로 열거되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위 안건 의결에 대한 노동조합법상 총회의 권한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이 가지는 의미와 그 효과 등을 고려하면 위 안건은 안동시지부 운영규정 제13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기타 지부운영에 관한 주요사항’에도 해당한다고 해석된다. 노동조합법 제19조는 ‘총회는 규약에 정한 방법에 의하여 소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안동시지부 운영규정에 따라 지부장의 권한을 대행하는 수석부지부장으로서는 위 법률 규정 및 운영규정에 따른 총회의 의결사항을 안건으로 하는 이 사건 총회를 적법하게 소집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4)

따라서 이 사건 총회의 소집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의결의 의결방식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의결이 비밀·무기명투표 방식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는지 여부

노동조합법 제16조 제4항은 “규약의 제정ㆍ변경과 임원의 선거ㆍ해임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의 직접ㆍ비밀ㆍ무기명투표에 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조합원의 직접ㆍ비밀ㆍ무기명투표에 의하여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조직형태 변경은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정책의 근본적인 변경을 초래하는 중대한 사안이고, 노동조합법 제11조가 규약에 노동조합의 명칭을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조직형태 변경은 필연적으로 규약의 변경을 수반하게 되는 점, 을 제6,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총회에서는 투표 실시 전 ‘안건에 대한 심의의결은 안동시지부 운영규정 제15조 규정에 의거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에 의한다.’라는 내용이 고지되었고, 이 사건 의결의 대상인 안건 중에는 노동조합법 제16조 제4항에서 규정한 ‘규약·규정 제정’이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의결은 조합원의 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의결이 비밀·무기명투표 방식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무기명 비밀투표는 자유로운 선거권의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인이 누구에게 투표하였는가를 제3자가 알지 못하도록 하는 상태로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1다209621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I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총회에서의 투표는 실시간으로 전체 투표 결과가 집계되어 공개됨으로써 그 결과를 조회할 수 있었으나, 이 사건 총회에 참여한 조합원들 중 누가 어떠한 내용으로 투표하였는지는 투표자 외에 제3자가 알 수 없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전체 투표 결과가 공개되어 투표자가 이를 알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투표자가 자유의사에 따라 투표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비밀·무기명투표의 원칙이 실질적으로 훼손되었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의결에 노동조합법 제16조 제4항에서 규정한 비밀·무기명투표 방식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철(재판장) 박민규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