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6. 7. 21. 선고 2015노331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법리오해)

이 사건 각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인데, 피해자 F의 유족들이 원심판결 선고 전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등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명시하였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죄에 대한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포항시 남구 C에서 D라는 상호로 건설기계 도급 및 대여업에 종사하는 자인 동시에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업종에 종사하는 법인인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8명을 사용하여 건설기계 도급 및 대여업에 종사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1998. 12. 11.경부터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2013. 3. 3. 퇴직한 근로자 F(2013. 3. 26. 사망)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2013. 3.분 임금 290,320원 및 퇴직금 42,715,060원을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근로자가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동시에 같은 기간 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의 경우 원심판결 선고 전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가 철회된 경우와 동일한 사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각 죄 중 임금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는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퇴직급여체불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는 같은 법 제44조에 의하여 모두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죄에 해당한다.

②

한편, 이 사건 각 죄의 피해자인 F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2013. 3. 3. 위 사업장에서 퇴직한 후 2013. 3. 26.에 사망하였으며, 피해자의 재산상속인 중 G은 2014. 3. 21.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제기하였다. 이후, 피해자의 재산상속인 전원(L, G, M, N)은 E 주식회사를 상대로 피해자의 미지급 급여채권 및 퇴직급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대구지방법원 2015가단 103248), 위 법원은 2015. 5. 11.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으며, 위 결정은 2015. 5. 28. 확정되었다.

③

피고인은 위 화해권고 결정에 따라 L, G, M, N에게 3,800만 원을 지급하였고, 피고인의 원심 변호인은 위 화해권고결정문을 2015. 6. 15. 원심 법원에 제출하였다. 한편, G은 2015. 6. 30. "피고인으로부터 3,800만 원을 지급받았음을 확인하고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다"는 내용의 고소취하서를 원심법원에 제출하였다.

④

위와 같은 경우, 피해자의 사망 후 피해자들의 재산상속인 전원이 원심 판결 선고 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명시한 경우에 해당함은 명백하다.

나아가 이를 피해자의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와 동일한 경우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면, ㉮ 폭행죄의 피해자가 사망한 후 그 상속인이 피해자를 대신하여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할 수는 없으나(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2680 판결 등 참조), 폭행죄 등과는 달리 이 사건 각 죄의 경우 근로자의 재산상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므로, 그 보호법익을 달리하는 점, ㉯ 이 사건 각 죄 중 임금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은, 구 근로기준법 (2005. 3. 31. 법률 제7465호로 개정된 것) 제112조 제2항으로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종래에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었던 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개정한 조항을 계승한 것인데, 당시 종래에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었던 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개정한 것은, "임금 등의 체불 문제는 본질적으로 사적 권리분쟁으로서 민사절차를 통하여 해결하도록 하고, 형사처벌에 따른 당사자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오히려 합의 또는 민사소송절차에 따른 권리구제의 여지가 좁아지게 된 당시의 상황을 개선함으로써 체불임금 예방 및 청산촉진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주된 이유였으며, 이 사건 각 죄 중 퇴직급여체불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적용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역시 동일한 취지에서 도입된 규정인 점, ㉰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소추조건과 관련하여, "부정수표가 공범에 의하여 회수된 경우 친고죄에 있어서 고소 및 고소취소 불가분의 원칙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33조의 규정이 반의사불벌죄에 준용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부정수표가 공범에 의하여 회수된 경우에 그 소추조건으로서의 효력은 회수 당시 소지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다른 공범자에게도 당연히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부정수표를 실제로 회수한 공범이 다른 공범자의 처벌을 원한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라는 대법원의 판시 내용(대법원 1999. 5. 14. 선고 99도900 판결 등 참조) 역시 반의사불벌죄와 관련된 소추조건 등을 해석함에 있어서 해당 법률 조항의 입법취지, 정책적 기능 등을 고려한 것인데, 이 사건 각 죄 역시 위와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하여 소추조건 등을 판단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 위 화해권고결정이 원심 법원에 제출된 때인 2015. 6. 15.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과 동일한 사정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죄인데, 원심판결 선고 이전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있었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가 철회된 경우와 동일한 사정이 발생하였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화(재판장) 배지호 이인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