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1. 24. 선고 2022구합2508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78. 9. 1. 설립되어 상시 약 16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택시 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으로, 경산시 B에 위치한 C동 본점과 경산시 D에 위치한 원효 지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는 원고에 각 입사하여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던 근로자들(총 31명, 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이다.

나.

경산시장은 2021. 12. 27. 원고에게 '원고가 소속 운전기사에게 유류비를 전가하였다.'는 사유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8조, 제23조,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 제21조 [별표 2], 제25조 [별표 3]에 따라 사업면허취소(이하 '이 사건 사업면허취소처분'라 한다) 및 과태료 10,000,000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다. 그 무렵 원고의 AJ 노동조합이 원고의 운행수입금 채권을 압류함으로써 본점도 운행수입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원고는 2021. 12. 23. 경산시에 본점 소속 택시 56대에 대한 휴업신청을 하고 일부 소속 운전기사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의 휴업과 권고사직을 거부하자, 2022. 1. 21.자로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하여 근로자 총 33명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에 위 근로자들은 피고에게 2022. 3. 16.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2022. 3. 18.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라.

피고는 2022. 5. 9.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 통지 절차를 지키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면서 원고에게 '구제명령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하여 부당해고 근로자 총 33명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고(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 원고가 2022. 6. 9. 이 사건 구제명령을 송달받고 재심을 신청하지 않아 이 사건 구제명령은 2022. 6. 20.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에서 정한 이행기일까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원직복직만 이행하였을 뿐 임금상당액 지급을 이행하지 않자, 2022. 7. 26. 원고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임을 예고(1차)하였다. 피고는 2022. 8. 2. 원고로부터 의견서를 제출받은 이후 2022. 8. 24. 심판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구제신청을 한 근로자 총 33명 중 원고와 합의한 근로자 2명을 제외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상당액 지급에 대한 구제명령이 불이행되었다.'는 사유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2022. 8. 30.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33조,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에 따라 이행강제금 275,280,000원(= 이 사건 근로자들 31명 × 근로자 1명당 8,880,00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처분'이라 한다).

바.

피고는 2023. 1. 2. 이행강제금 부과예고(2차) 및 의견제출 절차를 거쳐 2023. 2. 7. 원고가 여전히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사유로 이행강제금(2차) 386,880,000원(= 이 사건 근로자들 31명 × 근로자 1명당 12,480,000원)의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제1처분과 통칭할 경우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사.

한편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2. 7. 6. 원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2022가합204375호로 임금지급을 구하는 소송(이하 '이 사건 민사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는데, 2023. 5. 12. 원고와 사이에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등 명목으로 근로자 1인당 5,000,000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합의하고(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2023. 7. 12. 이 사건 민사소송을 취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1 내지 15, 23 내지 25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각 처분은 아래와 같이 위법하므로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구제명령의 불특정 등 사유 존재(제1주장)

①

피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에서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상당액을 특정하지 않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다투고 있었으므로 민사소송의 결과에 따라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가 확정될 것임에도 피고가 해고기간 동안 임금 전액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

②

피고가 해고기간 동안 임금상당액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민사소송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주장한 청구취지 금액인 240,527,600원'임을 전제로 이 사건 각 처분을 한 것으로 본다면, 위 금액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실제로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임금상당액 합계 약 150,000,000원을 초과하였고, 사용자가 이행하여야 할 행정법상 의무의 내용을 초과한 정도가 근소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2)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사유 존재(제2주장)

①

원고는 이 사건 사업면허취소 처분으로 인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 중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인 E 등은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도 불법태업에 참가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은 해고기간 중 임금을 청구할 수 없는 점, ②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려 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구제명령 후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등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원고가 주식회사 AK 등으로부터 지급받을 채권에 대해 가압류를 하고, 가압류를 해제하여 주면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원고의 요청을 거부하여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3)

재량권 일탈·남용(제3주장)

①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원직복직 명령은 그 기한 내에 모두 이행한 점, ②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전액 지급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이 사건 민사소송에서 다투는 중이었던 점, ③ 원고가 이행기간 내에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려고 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의 채권가압류로 인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점, ④ 원고의 사업규모 및 운행수입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과중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제1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32조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기각결정 또는 재심판정은 제31조에 따른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재심 신청이나 행정소송 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3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하는 재심판정을 포함한다)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3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취소되면 직권 또는 사용자의 신청에 따라 이행강제금의 부과·징수를 즉시 중지하고 이미 징수한 이행강제금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에 정한 이행강제금은 근로자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노동위원회가 발령한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로 하여금 이를 이행하도록 하는 행정상의 간접강제수단으로서 일정한 금원을 납부하게 하는 침익적 행정행위에 해당하므로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의 전제가 되는 구제명령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위 구제명령이 그 자체로 집행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 수범자인 사용자의 행위에 의하여 실현되는 점을 감안할 때, 그 내용의 특정 여부에 관하여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거나 이를 요구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리고 구제명령의 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특정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부당해고기간 동안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용이하게 산정할 수 있거나 또는 취업규칙이나 임금지급 관행에 의하여 임금액을 특정할 수 있는지, 임금을 정확히 특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일응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산정기준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을 임의로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함으로써 구제명령 불이행의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는지 등의 사정과 함께 부당해고 등으로 일정 기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여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생활고를 잠정적으로나마 신속·간이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구제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제도를 규정한 취지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두23481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구제명령 관련 판정서(갑 제1호증) 및 이행강제금 부과결정서(갑 제23호증의 2,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구제명령의 내용으로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이라고만 적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구제명령의 내용이 그 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특정되었다거나, 이 사건 민사소송이 진행 중임에도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을 한 것에 대하여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부당해고 등으로 일정 기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여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생활고를 잠정적으로나마 신속·간이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구제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제도를 규정한 취지 등을 고려하면, 임금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위 소송을 통하여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의 액수에 관한 분쟁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행강제금 부과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고, 구제명령의 내용의 특정 여부에 관하여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거나 이를 요구할 필요까지는 없다.

②

근로기준법 제2조 제6호는 '평균임금'을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정의하고 있고, 이를 실제로 근로가 이루어지지 않은 기간의 휴업수당, 휴업보상, 장해보상 등의 액수를 정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사용자인 원고로서는 이러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해고기간 동안의 정당한 임금상당액을 비교적 용이하게 산정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고는 일응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산정기준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을 임의로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함으로써 구제명령 불이행의 책임을 면할 수 있었고, 피고 역시 이를 전제로 원고에게 여러 차례 구제명령의 이행을 독촉 및 안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앞서 본 근로기준법령에 의하면, 피고는 구제명령에 대한 행정소송 제기와 상관없이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고, 다만 구제명령이 취소된 경우에 비로소이행강제금의 부과·징수를 즉시 중지하고 이미 징수한 이행강제금을 반환하여야 하여야 할 뿐이다. 더욱이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구제명령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지 않아이 사건 구제명령이 2022. 6. 20. 확정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지급 의무의 존부 및 임금의 구체적 액수에 관한 다툼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④

근로기준법령, 이 사건 구제명령 관련 판정서 및 각 이행강제금 부과결정서의 문언과 취지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구제명령의 내용으로 적시한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민사소송에서 원고에게 청구한 금액'이나 '원고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실제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금액'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

⑤

그리고 노동위원회 규칙 제79조는 '당사자가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과 다른 내용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구제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각 처분 이후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합의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정은 위 규정에 따라 이를 구제명령의 이행으로 보아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없는 사유가 될 뿐이고, 이 사건 합의로 인하여 이 사건 합의 이전에 이루어진 이 사건 각 처분이 위법해진다거나, 이 사건 각 처분의 기초가 된 이 사건 구제명령 상의 이행의무 내용 자체가 '원고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실제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금액'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

2)

제2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에 갑 제8 내지 10, 16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불이행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사업면허취소 처분에 대하여 2022. 3. 22. 대구지방법원 2022구합21070호로 일반택시운송사업면허취소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재판 계속 중이고, 위 소송과 함께 대구지방법원 2022아10157호로 이 사건 사업면허취소처분의 집행정지를 구하는 신청을 하여 2022. 4. 8.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위 취소청구 사건의 판결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집행을 정지한다.'는 내용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사업면허취소처분으로 인하여 소속 근로자들이 사실상 근로제공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이 사건 사업면허취소처분의 집행정지 결정이 있던 2022. 4. 8.까지의 임금상당액을 공제하거나 그 기간 동안에는 휴업수당에 상당하는 금액만을 지급하는 등 임의로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산정한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였어야 하나, 원고는 이 사건 제2처분에 이르기까지 구제명령 상의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②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한 이 사건 구제명령을 다투지 않아 이 사건 구제명령은 2022. 6. 20. 확정되었고, 달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원고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민사소송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의 부존재를 더 이상 다투지 않고 이 사건 근로자들과 합의한 후 이 사건 근로자들의 소취하에 동의한 점,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도 불법태업에 참가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고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③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민사소송이 계속 중이어서 임금상당액이 확정되지 않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사용자로서는 취업규칙이나 임금지급 관행에 의해 임금액을 특정하거나 임금을 정확히 특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일응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산정기준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을 임의로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함으로써 구제명령 불이행의 책임을 면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구제명령 불이행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④

사용자가 애초에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임금채권의 확보 방안으로 사용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가압류한 것을 사용자의 계속적인 임금상당액 미지급의 정당화 사유로 보는 것은 그 자체로 부당하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4조는 '근로자의 소재불명 등으로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어려운 것이 명백하거나 천재·사변·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어려운 경우'이행강제금의 부과를 일시적으로 유예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앞서 본 사정을 위 조항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로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3)

제3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규정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3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제1항에 따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위반행위의 종류와 위반 정도에 따른 금액, 부과·징수된 이행강제금의 반환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며, 같은 조 제5항은 '노동위원회는 최초의 구제명령을 한 날을 기준으로 매년 2회의 범위에서 구제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반복하여 제1항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별표 3]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의 경우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으로 정하면서 '구체적인 이행강제금의 금액은 위반행위의 종류에 따른 부과금액의 범위에서 위반행위의 동기, 고의·과실 등 사용자의 귀책 정도, 구제명령 이행을 위한 노력의 정도,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기간,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의 불이행으로 이행강제금 275,280,000원을 부과하는 제1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지 않았고, 피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 이후 원고에게 여러 차례 이행을 독촉하면서 불이행 시 2차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원고가 일응 산정기준을 적용하여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경우 불이행책임을 면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음에도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33조 제5항에 따라 원고에게 재차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수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하여 상당한 생활고를 겪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구제명령에도 불구하고 생활고를 해결하지 못하여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로서는 이 사건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을 통하여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필요성이 있었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들이 사용자의 계좌를 가압류하였다는 것은 임금 상당액 미지급을 정당화할 사정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원고의 구제명령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④

피고는 스스로 설정한 이행강제금 세부부과요령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해고에 관한 귀책의 정도가 경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구제명령 중 원직복직 부분은 이행되었으나 해고기간 중 임금상당액 지급 부분이 이행되지 아니하여 구제명령의 일부 불이행에 해당하는 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된 점, 그 밖에 원고의 상시근로자 규모 등을 고려하여 275,280,000원(= 이 사건 근로자들 31명 × 근로자 1인당 8,880,000원, 1차처분) 및 386,880,000원(= 이 사건 근로자들 31명 × 근로자 1명당 12,480,000원, 2차처분)의 이행강제금을 산정하였다. 이 사건 각 처분에서 정한 근로자 1인당 이행강제금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별표 3]에서 규정한 처분기준인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에 부합하고, 원고의 의무해태를 제재하고 의무이행을 강제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지나치게 과중한 금액이라고 보기 어렵다.

⑤

근로기준법 제33조 제6항은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을 받은 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면 새로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아니하되,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전에 이미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징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각 처분 이후에 구제명령을 이행하였다 하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미지급 임금이 이 사건 각 처분 이후 모두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처분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은 이로써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정선(재판장) 이경한 노형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