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9. 14. 선고 2022노468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적어도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서 C(이하 ‘이 사건 주유소’라 한다)의 소속 근로자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안동시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4명을 사용하여 주유소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4. 14.부터 2021. 3. 22.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임금 3,154,55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4. 14.부터 2021. 3. 22.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5,522,926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주유소의 운영주체는 주식회사 C이고, D이 근무할 당시 주식회사 C의 대표자는 피고인의 부인 E이었으며, D이 이 사건 주유소에서 근무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사용자란에 “주식회사 C 대표 E”이라는 기명 옆에 법인인감이 날인되어 있는 점, ② D의 급여계좌에는 매월 초에 E 또는 주식회사 C를 송금인으로 기입한 급여가 입금되었고, 이에 D은 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할 당시에 피진정인(사용자) 성명란에 E을 기재하고 옆의 괄호 안에 피고인 성명을 병기한 점, ③ 피고인은 원심법정의 피고인신문 절차에서 “노동청에서 조사받을 당시에 부친 E이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병원에 입원 중이라 출석하기 곤란해서 피고인이 출석해서 조사를 받았고, 조사관에게 주유소 운영에 있어 자금집행이나 의사결정 권한은 부친인 E이 행사하고 자신은 관리자로서 급여를 지급받으며 근무했다고 진술했다.”, “부친이 주유소 대표자로서 실제 운영자였고, 건강이 나빠지기 전까지는 매주 주유소에 와서 피고인이 정리한 장부와 통장을 검사하고 일일이 도장찍으며 결재를 직접 다했다.”, “주휴수당 지급과 관련해서 부친이 주휴수당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 못 하고 계셨는데, 일단 출근을 하면 퇴근 시간까지 급여를 다 주고, 그 안에 식사시간, 휴게시간이 있어도 급여를 다 주는 대신에 두 번은 유급으로 휴무를 하고, 두 번은 무급으로 휴무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직원들 관리는 피고인이 부친의 지시를 받아 전달하는 방식으로 하였고, 자신은 월급을 받으며 부친이 시키는 대로 주유소에서 일을 하였다.”라고 진술한 점, ④ 원심법정의 증인신문절차에서, D은 “피고인의 부친인 E이 보통 일주일이나 보름 정도로 해서 전반적인 서류나 업무를 확인하러 한 번씩 방문을 했다.”, “주유소 내에서 일어나는 업무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거는 피고인이 했고, 주유소에서 발생하는 자금 등에 관련된 사항에 대한 결재는 E씨가 했다.”라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근무하였던 F는 “근로계약서 작성, 급여지급, 업무지시 등은 피고인이 담당하였는데, 이 사건 주유소가 피고인 부친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된 걸 알고 있고, E이 한 달에 몇 번씩 주유소에 들러 사무실 안에서 피고인과 무언가를 하는 걸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⑤ 이 사건 주유소 운영에 관하여 피고인이 수행한 근로자 채용 및 관리, 급여출납 등의 단순반복적인 업무는, 법인이 운영주체인 이 사건 주유소의 경영에 있어 중간관리자 단계에서 처리되는 노무관리 수준에 국한되는 것으로 그 자체가 사업존속이나 영업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의 판단을 요하는 의사결정을 수행한 것으로 추인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D과 사이에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에서 임금을 지급하고 그 대가로 근로를 제공받는 이 사건 주유소의 실제 운영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적어도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여 이 사건 주유소의 실질적인 대표이고,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서 이 사건 주유소의 소속 근로자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주유소에서 근무하였던 F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주유소 소속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결정하였고, 본인의 업무에 대하여 명령하거나 지휘 및 감독을 하는 사람은 피고인이었다. 본인이 이 사건 주유소에 취업할 때 피고인과 사이에 면담을 한 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본인이 이 사건 주유소에 근무하는 동안 본인에게 급여를 지급한 사람도 피고인이었다. 이 사건 주유소의 사업자 등록은 피고인의 부 명의로 되어 있었으나, 피고인이 이 사건 주유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피고인이 이 사건 주유소 소속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이나 업무 관리, 업무 지시 등을 다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D 역시 원심법정에서 “본인이 이 사건 주유소에 취업할 당시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본인의 업무에 대하여 명령하거나 지휘 및 감독을 하는 사람은 피고인이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바, 피고인은 이 사건 주유소의 명의상 대표는 아니었으나, 이 사건 주유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소속 근로자의 인사⋅급여⋅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의 부가 이 사건 주유소의 명의상 대표로서 가끔 이 사건 주유소를 방문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유소 운영에 관한 보고를 받거나 결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주유소의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였고, 이는 피고인이 적어도 피고인의 부로부터 이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지위를 부정할 수 없다.

③

D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안동지청에 이 사건 주유소에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안동지청의 출석 요구를 받고 피고인의 부가 아니라 피고인이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다. 피고인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안동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하였고, 다만 임금 미지급 액수를 다투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안동지청의 조사 도중 피고인의 부가 사망하였고, 피고인은 원심법정에서부터 자신이 이 사건 주유소의 운영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④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안동지청에 피고인을 조사한 근로감독관 H은 당심법정에서 “처음에 조사를 시작하면서 피고인에게 연락을 하니, 피고인이 ‘피고인의 부가 명의상 대표이나, 피고인이 실제로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한다’라고 하여 피고인에게 출석 요구를 하였다. 피고인이 피고인의 부는 이 사건 주유소의 실제 경영자가 아니라고 말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피고인을 상대로 조사를 하게 되었고, 피고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사에 협조하며 진술도 구체적으로 하고 자료도 모두 챙겨왔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은 이 사건 주유소의 운영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하였다. 조사 도중 피고인의 부가 사망하여 잠시 조사가 중단되었는데, 피고인이 부친상을 치르고 난 후 다시 피고인에 대하여 조사를 하고 조사를 마무리하였으며, 그 때에도 피고인은 피고인의 부가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하였다는 취지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⑤

한편 피고인은 D과 사이에 D에게 부여한 휴게시간 1시간을 유급으로 하기로 하고 주휴수당을 월 2주분만 지급한 것이므로 D에게 체불된 임금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주유소 영업의 특성상 이 사건 주유소의 고객들은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을 불문하고 언제든지 이 사건 주유소를 방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주유소에서 근무하였던 F는 원심법정에서 “주유소라는 특성상 바쁠 때도 있고 조용할 때도 있다. 보통 식사를 할 때 차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러면 식사를 하다가도 복잡하면 나가서 일을 하고, 한가하면 다시 들어와서 식사를 했다. 바쁜데도 식사시간을 정확하게 정해서 혼자서 식사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정확히 보장된 휴게시간은 없었고, 틈틈이 고객이 없을 때 요령껏 휴식을 취해야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이 사건 주유소의 영업 형태상 소속 근로자들이 이 사건 주유소 외부로 나가거나 주변의 방해 없이 일체의 연락을 차단하고 수면을 취하는 등 근로계약에서 정해진 휴게시간이나 식사기간을 온전히 자유롭게 사용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D에게 주휴수당을 월 2주분만 지급한 이상, D과 사이에 휴게시간 1시간을 유급으로 하기로 한 것만으로 D에게 미지급된 주휴수당 상당의 임금을 체불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나)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취지인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