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11. 6. 선고 2024나30526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대구에서 택시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이다.

2)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아래 표 기재 각 입사일부터 각 퇴사일까지 피고의 택시를 운전한 근로자였던 사람들이다.

나.

피고의 임금 체계

1)

피고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각 소속 교섭단체인 E사업조합(이하 ‘사업조합’이라 한다)과 F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가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적용을 받는다.

2)

이에 따라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총 운송수입금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의 전부 또는 일정 비율을 자신들이 보유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대구 지역에 시행되었다.

라.

2009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은 2009. 9. 3.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2009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마.

2011년 이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 경과

1)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은 2011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2011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009년 단체협약과 비교하여 2011년 단체협약에서는 전일근무‘1인 1차제’ 방식<1>으로 영업하는 택시의 경우 ‘초과운송수입금(1일 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실 근로일수에 따라 전액 근로자의 수입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제33조 제2항). 그러나 그 이외에 소정근로시간이나 임금과 관련하여 변경된 내용은 없었고, 나머지 내용도 2009년 단체협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

이후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은 2013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라 하고,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는 연도로 특정한다)을 체결하여 근로시간과 사납금 액수를 아래와 같이 변경하였다.

3)

한편 2011년 단체협약과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 하단에는 ‘최저임금 산출근거’라는 제목 하에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 산출근거<2>와 그 액수가 기재되어 있는데, 그 구체적인 액수(단위: 원)는 아래와 같다.

바.

최저임금법상 법정 최저임금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시간당 최저임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4, 6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이 2013년부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통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종전의 1일 6시간 40분에서 순차적으로 1일 4시간 30분까지 단축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한 것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한 것이므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는 것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3년 단체협약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인 ‘월 200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법상 정당한 임금과 피고가 원고들에게 각 지급한 임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들의 구체적인 청구금액은 원고 A은 11,308,663원, 원고 B은 4,938,513원, 원고 C은 4,753,960원이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헌법 제32조 제1항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는 비교대상 임금 중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에 대하여 ‘1주 또는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소정근로시간이란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0조, 제69조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6조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하고(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 이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와는 구별되는 이상, 주급제 혹은 월급제에서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관한 임금인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든 증거, 을 제17 내지 19, 25 내지 28, 31 내지 34, 39 내지 4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이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노사 간의 합의에 따라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때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등 참조).

나)

2007년 단체협약은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는데, 특례조항이 시행된 후 체결된 2009년 및 2011년 단체협약은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하였고, 2013년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정함으로써 종전에 비해 40분을 단축하였을 뿐 2015년 단체협약에서도 소정근로시간은 6시간으로 변동이 없었다. 결국 2017년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10년 동안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은 총 40분에 불과하다.

다)

2013년 단체협약서에 첨부된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비교대상임금 합계액 949,11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으로 나눈 임금액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보다도 현저히 높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2013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임금이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객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음을 보여 준다.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과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추이 등을 종합하여 보면, 2013년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을 40분 단축한 것이 강행법규인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고,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마) 이 사건 특례조항에 의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으로 산정할 경우 피고로서는 수익구조에 의한 경영상 어려움에 대비하여 1일 사납금 기준액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사납금 상승으로 인해 실제 수입이 오히려 감소할 것을 우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려에서 피고와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노사 양측의 이익을 고려하여 진정한 의사에 따라 1일 사납금 기준액 인상폭을 조절하는 대신 소정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바)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과정에서 대구시내 택시요금의 인상, 택시면허대수의 감소, 콜 서비스의 도입 등 업무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행태나 운행시간 등에도 변화가 생겼고,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근로시간, 적은 운행거리에도 불구하고 종전보다 많은 운송수입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이후 2013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소정근로시간의 변동이 없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과 이후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서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고, 그 단축 역시 상당 기간동안 단계적으로 진행되었으며, 단축된 시간도 종전과 비교하여 1일 20분~40분 정도이다.

2)

원고들의 주장은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한 합의가 무효여서 그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인 월 200시간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함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위 단체협약이 유효함에도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미지급 임금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규철(재판장) 김준철 김승섭

각주1) ‘1일 2교대제’는 1대의 택시를 2인의 근로자가 교대하여 운행하는 방식이고, ‘1인 1차제’는 근로자 1인이 근무교대 없이 1대의 택시를 도맡아 운행하는 방식이다.

각주2) ‘기본급 + 근속수당 + 승무수당 + 성실수당 + 상여금(2011년에 한함)‘을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비교대상임금)으로 보고 이를 월 근로시간(주휴시간 포함)으로 나누는 방식이다(1년 이상 2년 미만 근속자 기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