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피고들의 항소이유 요지
D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매월 지급하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받기로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급여의 10%를 가산하여 모두 지급받았다. 따라서 원고가 D에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은 이미 정산이 완료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 금액은 부당이득이므로 퇴직금과 상계되어야 한다.
관련 형사판결에 따르면 D은 물론 E의 실질적 경영자 역시 피고 B이고, 피고 C는 명의만 E의 대표자일 뿐 실제로는 근로자에 불과하여 원고에 대하여 미지급 수당이나 퇴직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피고들은 1심 및 항소이유서 제출 시까지 피고C가 E의 대표자이므로 피고 B은 E와 관련하여 사용자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였으나, 2025. 12. 1.자 준비서면에서부터 주장을 위와 같이 번복하였다. 원고는 이것이 자백의 취소라고 주장하나, 재판상 자백의 대상은 법률 적용의 전제가 되는 주요사실에 한정되고 사실에 대한 법적 판단이나 평가 또는 적용할 법률이나 법적 효과는 자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다8151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주장의 번복에 자백 혹은 자백취소의 법리는 적용되지 않는다.].
판 단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유효 여부
피고들은 퇴직금을 분할하여 매월 월급과 함께 지급한다는 약정이 있었고, 그에 따라 실제로 원고에게 돈이 지급하였으므로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 유효하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피고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결과가 되어 강행법규에 위배되므로 실제로 그와 같은 약정에 따라 월급에 10%씩 가산하여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원칙적으로 부정된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호가 정한 무주택자의 주택구입이나 전세금·임차보증금, 부양가족의 요양, 임금피크제 등 퇴직금 중간정산이 허용되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데, 원고들은 그와 같은 사정에 대해 아무런 주장 입증을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부당이득으로서 상계가 가능한지 여부
만약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제로 지급하였는데도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기는 하다.그러나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지급이 존재함이 인정될 때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약정이 사실은 전체적으로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추후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임금명세서나 지급내역서에 임금과 구별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추가 지급된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제외한 임금등의 액수를 보더라도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다는 등의 요건이 모두 갖추어진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들이 제출한 F의 사실확인서(을 제5호증)만으로는 그와 같이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거나, 임금과 명백히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이 추가로 지급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들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피고 C도 사용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모두 '사용자'이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의 주체 역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사용자'이다(퇴직급여법 제2조 제2호). 근로기준법 제2조의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그런데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 C는 피고 B의 아들로서, 피고 B이 D을 운영할 때부터 함께 출근하여 업무를 배웠고, D을 폐업하고 E를 설립하며 사업자등록증 상 대표가 되었던 사실, 피고 C는 단지 대표자 명의만을 제공하였던 것이 아니라 매일 출근하여 직원들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며 업무 지시 등을 하였고, 대외적으로 사업주로 활동하였던 사실, 피고 B이 D 및 E에서 발생한 이 사건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을 근로자인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공소제기 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된 형사사건에서도 피고 B은 피고 C가 E의 자금 업무를 담당한다고 진술하였고, 근로자 채용 및 급여 결정도 피고 C가 하며 임금수준에 대하여만 자신에게 물어본다고 진술하였던 사실, E에 근무하는 직원들 역시 피고 C에게 수당지급 청구 등을 하였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 C는 피고 B과 공동사업주이거나 최소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한 자로서 사용자 지위에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그와 다른 취지에서 하는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사용자로서 연대하여 원고가 D 및 E에서 근무한 동안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와 같은 전제에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김미진 정덕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