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5. 7. 15. 선고 2025누28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원고들의 주장, 관계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제1, 2, 3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와 별지를 포함하여 이를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2쪽 제13행의 "F병원"을 "M병원"으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2쪽 제17행의 "입사하여" 뒤에 "원무팀장으로"를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3쪽 글상자 안 제2행의 "을이"를 "원고 재단이"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7쪽 제9행의 괄호 부분 뒤에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를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7쪽 제12행 아래에 "이 사건 재심판정은 다음과 같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를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7쪽 제17행의 "L"를 "A"로 고친다.

2.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의 부당 여부(적극)

1)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요건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은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 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 제24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 제24조 제3항은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이하 '근로자대표'라 한다)에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관련 법리

가)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나)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는바, 이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등 참조).

다)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은 정리해고를 시행하기에 앞서 사용자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 대하여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정리해고라고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53949 판결 등 참조).

라)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고,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등 참조).

마)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근로자에 대한 퇴직조처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되었다 하더라도 위 퇴직조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규정하는 바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 판결 등 참조).

바)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44647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5, 6, 10, 62 내지 65호증, 을가 제12호증, 을나 제6,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A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었음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

①

원고 A는 이 사건 병원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폐업 위기에 처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밝혔다. 이 사건 해고통지서(을가 제11호증)에도 '적자경영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방지하고 병원자산 양도를 통해 부채를 청산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 해고사유로 기재되어 있고, 관련규정으로 근로기준법 제24조 등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들이 제출한 결산내역(갑 제6호증)에는, 이 사건 병원의 2021년도 당월순손실 합계가 2억 원이 넘고, 2022년도 당월순손실 합계가 11억 원이 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해고 무렵 이 사건 병원의 대출금채무 잔액은 75억 원이 넘었다.<각주1> 원고 A는 실제로 원고 재단에 이 사건 병원을 양도하였다.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후문은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 등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이 정리해고 요건으로 규정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사용자인 원고 A에게 있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

②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항은 정리해고 요건으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 '그에 따른 대상자 선정'도 규정하고 있다. 원고 A는, 적자경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일부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을 보장하면서 사업을 양도할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체 근로자들에게 사직을 권고하고 그 권고에 응하지 않은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A가 경영방침 합리화, 신규채용 금지, 일시휴직, 희망퇴직, 전근 등으로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 없이 근로자 전원에 대하여 사직을 권고하였고, 원고 재단이 위 권고사직에 응한 근로자 상당수를 곧바로 다시 채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가 근로자들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원고 A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로 해고가 불가피한 근로자를 선별하기 위한 기준을 세우지도 않았다. 참가인은 기준에 따른 대상자에 선정되어 해고된 것이 아니라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되었을 뿐이다. 원고들은 노동위원회에서,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평가 등의 기준은 없었음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원고 A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③

또한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은 정리해고 요건으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또는 근로자대표)과 성실하게 협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의 설명에 의하더라도, 원고 A는 부서장회의를 통하여 경영악화와 사업양도를 설명하고 권고사직 형태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근로자들로부터 동의받았을 뿐이다. 이러한 절차만으로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하게 협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더구나 이 사건 병원 근로자들이 권고사직에 일단 응한 것은, 그리하여야 실업급여를 수령할 수 있었고, 원고 재단이 근로자 상당수를 이 사건 병원에 다시 채용할 것이 예정되었으며, 일부 근로자는 아예 원고 재단의 다른 병원으로 옮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가인처럼 다시 채용되지 않은 근로자를 선별하는 기준은 협의되지도 않았다. 원고들은 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 병원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외에는 근로자대표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었음을 인정하였는데, 위 부서장회의에 위 근로자위원이 참여하였음을 뒷받침할 자료를 찾을 수도 없다. 원고 A는 참가인에게 교부한 진술서(을가 제12호증)에서, 참가인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권고사직에 응하여 위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의 협의를 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④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는 '사업주의 병원자산 비양도를 전제로 한 계속 고용만을 주장하여 병원의 자산양도에 장애를 유발하고 있어서 고용관계를 종료'한다는 것이 두 번째 해고사유로 기재되어 있다. 이는 실질적으로 영업양도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에 해당한다.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갑 제5호증)에 '병원의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가 해고사유로 열거되어 있기는 하나, 이러한 취업규칙을 이유로 한 해고가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위 취업규칙은 당연퇴직사유(제48조)와 해

고사유(제52조)를 구분하고 있고, 그 해고사유에 관하여 "병원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라는 일반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위 열거된 해고사유발생만으로 근로자가 당연히 퇴직된다고 볼 수도 없다.

⑤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는 '근무 중 상급자의 정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고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식으로 병원의 이미지와 명예를 해치는 행위를 한 적이 있었고 사업주의 병원업무의 원활한 양도양수를 해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세 번째 해고사유로 기재되어 있다. 이는 참가인에게 대기발령을 명하였다가 구제신청 후 취소하였던 과거의 징계사유를 이 사건 해고사유로 다시 든 것에 불과하다.<각주2> 이 역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정리해고나 영업양도 외에는 위 '정당한 이유'에 관하여 별다른 주장을 하지도 않고 있다.

나.

이 사건 병원에 관한 영업양도 여부(적극)

1)

관련 법리

가)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여기서 영업의 동일성 여부는 일반 사회관념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사실인정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행위(양도계약관계)가 영업의 양도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예컨대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는 되지 않는 반면에 그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것이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등 참조).

나)

영업양도의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들의 근로관계 역시 양수인에 의하여 계속적으로 승계되는 것으로, 영업양도 시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전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고 인수한 회사와 새로운 근로관계가 시작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0다1860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5, 54호증, 을가 제6호증, 을나 제12, 1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A는 원고 재단에 이 사건 병원에 관한 영업을 양도하였다고 판단된다.

①

원고 A가 원고 재단에 이 사건 병원을 넘길 당시 체결한 이 사건 계약(갑 제4호증의 1)은 제목부터 '사업 포괄 양도·양수 계약서'이고, 그 목적(제1조)도 '원고 A가 운영하고 있는 이 사건 병원 사업에 관한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원고 재단에 포괄적으로 양도'하는 것이다.

②

원고 A는 이 사건 계약으로 이 사건 병원의 장부상 자산·부채총액(비품, 의료장비, 채권·채무)과 영업권(환자, 사업상 비밀)을 원고 재단에 양도하였다. 원고 재단은 이 사건 계약으로 이 사건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와 기존 환자들에 대한 연속적 진료(고객자료 등)까지 그대로 승계하였다. 원고 A는 이 사건 계약과 동시에 체결한 부동산매매계약(갑 제4호증의 3)으로 이 사건 병원 건물과 그 부지도 원고 재단에 매도하였다.

③

원고 재단은 이 사건 병원을 분사무소로 개설한 뒤에도 원고 A가 운영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E병원'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였다. 원고 재단은 이 사건 병원에 관하여 원고 A가 받은 요양기관 평가인증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였다.<각주3> 앞서 보았듯이 원고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을 분사무소로 개설하기 위하여 정관변경 과정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을가 제4호증)에는, 의료기관 건물 및 부지를 매입하고, 입원병상, 검사장비, 의료기

기를 포괄승계하며, 인력(의사, 한의사, 약사, 간호사, 기타 인력 등)을 '승계 및 신규모집'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④

원고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적·물적 조직이 기존과 달라진 부분은, 원고 재단의 요구에 따라 추가약정서(갑 제4호증의 2)에서 이 사건 병원 환자수(병상수)를 140명 이하로 조절하기로 한 것과 근로자들을 승계하지 않기로 한 것밖에 없다. 그런데 원고 재단은 2022. 12. 15. 이 사건 병원 운영을 시작하면서 기존 근로자 상당수를 곧바로 다시 채용하였고, 한 달도 되지 않아 병상수를 179개로 늘렸으며, 2023. 3.에는 병상수를 227개로, 2023. 8.에는 병상수를 240개로 늘렸다.<각주4> 이 사건 병원 인수 직전 감축된 환자 상당수는 원고 재단의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위 추가약정서에는 원고 재단이 근로자들을 우선적으로 선별하여 채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원고들은 노동위원회에서, 원고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한 뒤 환자 280명 중 140명이 그대로 있었고, 의료진 140명 중 80명 정도가 계속 근무하였으며, 2022. 12.에 고용보험을 상실한 근로자 111명 중 83명이 원고 재단에 곧바로 채용되었고, 전체 근로자 84명 중 83명이 원고 A에게 고용되었던 사람임을 인정하였다.<각주5> 원고 재단의 위 채용절차는 통상적인 채용절차와 달리 간소하고 형식적이었다. 인수 전후 이 사건 병원의 각 조직도(을가 제6호증)를 보더라도, 진료부서 아래의 진료과(재활의학과, 외과, 가정의학과, 일반의, 한방)가 동일하고, 나머지 부서도 재활센터 추가 외에 큰 변동이 없다. 인수 전 이 사건 병원장 바로 아래 직책이던 행정원장 N은 인수 후 이 사건 병원 이사장 바로 아래 직책인 이사가 되었다.

⑤

원고들의 설명에 의하더라도, 원고 재단은 환자수(병상수)를 축소하여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근로자들을 그대로 승계할 수 없었고 특정 근로자만 승계하면 법적 문제가 있어 근로자들을 승계하지 않는 대신 필요한 근로자만 우선 고용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원고 재단이 영업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필요 없다고 여긴 일부 근로자를 해고하는 절차를 생략하기 위하여 일단 모든 근로자들을 퇴사시킨뒤 필요한 근로자만 선별 채용하는 형식을 갖추었다는 뜻에 불과하다.

⑥

원고들의 설명처럼 환자수(병상수)를 축소하는 바람에 일부 근로자가 불필요하게 되었다면, 근무형태를 유연화하거나 근로기준법상 해고 요건에 맞추어 일부 근로자를 해고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실질적으로는 인적·물적 조직의 동일성을 유지하여 일체로 이전받으면서도 형식적으로만 영업양도가 아닌 것처럼 근로관계 전부 또는 일부를 승계하지 않는 편법을 용인한다면, 해고 요건을 엄격히 규정한 근로기준법의 취지가 훼손된다.

⑦

위 추가약정서에는 원고 A가 이 사건 병원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정산 및 퇴사절차를 이행하기로 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러한 퇴사 후 원고 재단이 곧바로 다시 채용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원고 A가 퇴직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영업양도 시 퇴직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관계 승계가 부인되는 것도 아니다.

⑧

원고들은, 원고 A가 폐업신고를 마쳤고, 이 사건 병원 운영자가 개인(원고 A)에서 법인(원고 재단)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기존 조직이 해체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이 사건 병원을 증개축하는 공사를 하였고, 의사 구성원에 변동이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영업양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폐업신고는 원고 A가 원고 재단에 이

사건 병원을 양도한 2022. 12. 14.에 이루어진 것일 뿐이다. 그리고 이 사건 병원 운영자가 개인에서 법인으로 변경된 것은 영업양도로 인한 결과이며, 그러한 운영자 변경으로 회계처리 등의 경영방식이나 감독기관이 달라졌다고 하여 기존 조직이 해체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병원을 증개축하거나 의사 구성원에 변동이 생긴 시기도 모두 원고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을 양수한 뒤 상당기간 경과하였을 때이고, 그러한 증개축 및 변동은 이 사건 병원의 기존 인적·물적 조직을 바탕으로 한 것에 불과하므로, 영업양도 판단기준이 될 수 없다.

⑨

원고들은 영업양도로 인정될 경우, 원고 재단이 참가인 외 다른 근로자들도 승계하여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원고 재단은 앞서 보았듯이 기존 근로자 상당수를 이미 다시 채용하였다. 더구나 영업양도 과정에서 정리해고 통지를 받은 사람은 참가인이 유일하고, 원고들의 설명(이 사건 소장 및 2025. 6.5. 자 준비서면)에 의하면 권고사직을 받아들인 다른 근로자들은 해고 조치에 수긍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

근로관계의 승계 근로자가 영업양도일 이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경우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고, 해고 이후 영업 전부의 양도가 이루어진 경우라면 해고된 근로자로서는 양도인과의 사이에서 원직 복직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므로, 영업양도 계약에 따라 영업의 전부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받는 양수인으로서는 양도인으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 A의 참가인에 대한 2022. 11. 5. 자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고,

원고 A는 원고 재단에 이 사건 병원에 관한 영업을 양도하면서 원고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을 분사무소로 개설할 때까지 영업을 유지하기로 하였으며, 그 분사무소는 이 사건 해고 뒤인 2022. 11. 18. 개설되었고, 원고 재단은 2022. 12. 15.부터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영업양수인인 원고 재단은 영업양도인인 원고 A로부터 영업양도일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인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한다.

라.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성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고, 원고 재단이 원고 A로부터 이 사건 병원에 관한 영업을 양수하였다고 보아,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것이다. 이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와 참가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김병식(재판장) 이혜성 임현태

각주1) 대출과정에서 제공한 담보 등의 자산을 제외하지는 않은 금액이다.

각주2) 이 사건 병원 행정원장이던 N은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직장 내 괴롭힘 발생사실을 신고한 참가인을 해고하 는 등의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는 범죄사실의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전주지방법원 군산 지원 2023고단1652). 이 판결에 대하여는 N의 불복으로 항소심(전주지방법원 2024노755) 계속 중이다.

각주3) 이와 관련하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기존 의료기관이 받은 평가인증을 다른 의료기관이 사용하는 것은 원칙적 으로 불가능하고, 의료기관의 인적·물적 동일성이 유지되는 경우에는 개설자만 변경된 것으로 보아 평가인증을 유효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각주4) 원고들의 2025. 6. 5. 자 준비서면에 의하면, 원고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할 당시 환자수는 148.8명이고, 그 준비서면 제출 당시 환자수는 225.1명이다. 이는 병상수가 아니라 실제 환자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5) 원고들의 2025. 7. 7. 자 참고서면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 인수 후 계속 고용된 직원은 81명에 이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