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이 고소인 F에 대하여 퇴직금 합계 14,871,779원 및 연차휴가근로수당 합계 1,378,008원(이하 위 퇴직금과 연차휴가근로수당을 통칭하여 '퇴직금 등'이라고만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이 대표자로 있던 대전 소재 'H'와 대구 소재 'E'는 별개의 사업장이므로, H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였던 고소인을 E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당시 상시 근로자가 3명이었던 H는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고소인에 대하여 퇴직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가사 고소인을 E의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H와 E를 별개의 사업장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피고인과 고소인 사이에 퇴직금의 중간정산합의가 있었던 이상,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기일 내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고의가 없었다.
원심은 고소인의 임금을 총 월 166만 원[월급 100만 원 + 차량주유비 등 66만 원(= 차량주유비 50만 원 + 차량관리비 10만 원 + 휴대폰비 6만 원), 이하 차량주유비, 차량관리비, 휴대폰비를 통칭하여 '차량주유비 등'이라고만 한다]으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1일 평균임금과 퇴직금을 계산하여 청구하고 있는데, 피고인에게 고소인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그 중 차량주유비 등 66만 원은 실비변상적인 성격의 금원이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고소인이 E의 근로자인지 여부 및 피고인의 고의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도317 판결, 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의 주장처럼 H가 E와 별개의 사업자등록을 한 채 세무신고 등도 따로 하고, 4대 보험도 별도로 가입되어 있었으며, 자체적인 사업용 계좌를 사용하였던 사실 등은 인정된다(증 제1 내지 5호증).
그러나 위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근로계약서(증거기록 19면,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 퇴직금 정산 수령 확인서(증거기록 18면) 등 고소인이 피고인에 대한 근로와 관련하여 작성한 서류의 사업자명이 모두 'E'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② 피고인의 아내인 G이 H 및 E의 인사, 회계, 노무, 발주 및 출고관리 등의 업무를 구분 없이 총괄하고, 영업실적, 직원채용, 교육, 근태관리, 급여관리 등이 E 사업장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며(증거기록 22~24면, 46면, 72~80면, 85면), E 및 H 직원에게 영업사원 인센티브기준 등 동일한 급여기준이 적용되었고(증거기록 45~46면, 84면), H의 제조원가명세서에 별도의 노무비가 반영되지 않았던 점(증거기록 92~109면), ③ 이에 반해 H의 경우 영업사원 2명과 경리직원 1명 정도가 근무하며 피고인 등의 업무지시를 받아 판매, 수금 등의 영업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실질적으로 노무관리 등을 할 수 있는 별도의 조직이나 관리체계가 결여되어 하나의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업무처리 능력을 갖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E의 카달로그와 홈페이지 등에서 'J'라는 명칭 아래 H를 E의 영업소 중 하나로 소개(증거기록 39면, 60면)하고 있고, H의 거래명세표상 공급자명 및 가맹점명을 E로 사용(증거기록 65, 66면)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E와 H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업종 중 제조업 부분이 중복되고, E는 환자복 등 유니폼 전문 제조 및 원단판매업체로서, H에서 E로 발주를 하면 E에서 제조를 하는 관계였던 점(증거기록 84~85면) 등을 종합하면, E와 H는 환자복 등의 유니폼 제조 판매라는 최종적 사업목적을 위해 하나의 유기적 일체를 이루고 있었고, 사용종속관계의 중심이 되는 인사, 노무를 본사인 E에서 통합 운영하고 있어 각 사업장이 독립성이 없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되는바, 피고인은 E의 사업주로서 고소인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고소인의 사용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① 피고인과 고소인 사이에 2012. 1. 1.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도 퇴직금은 만 1년 이상 근무할 시 근속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 분의 임금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증거기록 19면), 퇴직금이 월급 등에 포함된다는 취지나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기재 되어 있지도 않은 점, ② G이 수사기관에서 나중에 퇴직금 관련 문제가 발생할까봐 퇴직금 정산 수령 확인서(증거기록 18면)를 받아놓은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증거기록 44면)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고소인에 대해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바, 결국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퇴직금 액수에 관한 판단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은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된다(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2도5385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려면 그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관련 없이 그 지급의무의 발생이 개별 근로자의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우에는 그 금품의 지급이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이나 사용자의 방침 등에 의하여 이루어졌더라도 그러한 금품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4다62749 판결,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55934 판결,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다3763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의 사업장 직원들 중 고소인과 같은 영업직 직원들은 인센티브제(증거기록 30면)와 월급제를 선택하고 있고, 인센티브제를 선택한 직원들에게는 월급 100만 원 외에 추가로 차량주유비 등 66만 원을 지급하고 있었고, 월급제를 선택한 직원들에게는 매달 고정월급을 주고 매달 영업과 관련하여 소유한 차량주유비 등 각종 비용을 영수증을 제출하면 해당 금액을 매월 지급하고 있었던 점, ② 월급제 직원에게도 차량주유비 등 66만 원은 모두 지급되었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영업사원들에게 위 영업사원인센티브 적용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며(증거기록 55면, 84면), 차량주유비와 차량관리비는 영업사원들에게 차량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30면), ③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월급제 근로자의 월정액 임금은 소정근로시간 이외의 연장근로수당 등 기타제수당을 포함한 포괄선정임금임을 인정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19면), ④ 피고인은 원심에서는 퇴직금 액수에 대하여 다투지 않다가, 당심에 이르러 퇴직금 산정기준 임금을 월급 100만 원으로 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임금란에 월급이 1,476,920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수사 당시 G은 고소인의 기본급을 130만 원으로 하여 2012. 1. 1.부터 2012. 4. 30.까지의 퇴직금을 임의로 산정하고 이를 지급한 적이 있다고 진술(증거기록 23면)하기도 하는 등 피고인의 퇴직금 산정 기준이 되는 임금에 관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많은 점, ⑤ 고소인이 피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에 관한 퇴직금 합계 14,871,779원 및 연차유급휴가근로수당 합계 1,378,008원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고소인의 청구가 모두 인용되어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고소인이 지급받은 기본 월급 100만 원 및 차량주유비 등 66만 원은 피고인의 근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서, 고소인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사용자인 피고인이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금원이므로 모두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다소 미필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여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