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2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남편인 망 F이 2011. 12. 28. 사망한 이후 같은 달 31.자로 남편이 운영하던 'D(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을 폐업하고 사업을 정리하였으므로, 위 사업을 승계한 사용자로서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지위에 있지 않다.
설령 피고인이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E는 피고인과 사이에 퇴직금이 포함된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매월 급여와 함께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받아 왔기 때문에 피고인에게는 퇴직금지급의무가 없으며, 나아가 그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 형량(벌금 12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적용하였다. 그런데 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제정되어 같은 해 12. 1.부터 시행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및 이와 함께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의하면, 위 법률 시행일 이후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처벌에는 근로기준법 각 조항이 아니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가 적용되어야 한다(이 부분은 단지 죄명과 적용법조만 달라질 뿐 공소사실 자체가 동일하고 피고인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으므로 공소장변경 없이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적용한 원심판결에는 법령의 적용을 그르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 본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아니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망 F이 사망한 이후인 2012. 1. 1. 당시 근무하고 있던 근로자들과 사이에 피고인 명의로 이전과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기존과 동일한 시설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영업을 계속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장의 영업을 포괄적으로 승계하여 경영하였고, 그에 따라 기존 근로관계도 그대로 승계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은 E의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거나 근로기준법위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그 결과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사법상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망 F이 E를 포함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과 사이에 급여에 수당과 퇴직금이 포함된다는 내용이 기재된 운전자고용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한편, ①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월 급여 중 퇴직금이 얼마인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② 근로자들이 명시적으로 중간정산을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③ 피고인 주장에 의할 경우 근속기간에 관계 없이 일률적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여 왔다는 것인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한하여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중간정산 대상이 되는 근속기간은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중간정산 요구 이전의 과거근속기간만이 포함되는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음이 충분히 인정되고, 이러한 경우 피고인에게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