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노2583 판결

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법리오해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B'이라 한다)는 사업의 일부인 도장 및 상차작업을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에 도급하였고, 위 도장 및 상차작업 중에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한 장소인 피고인 B의 당진공장 출하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소정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에서의 '같은 장소'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B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사업주에 해당한다.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인정함에 있어 사업주와 피해자 사이에 고용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설령 그와 같은 고용관계가 요구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피고인 B 및 D 사이에는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인정된다. 따라서 도급사업주인 피고인 B의 당진공장 공장장으로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피고인 A에게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가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작업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산업안전보건법 제1조, 제2조에 의하면 그 입법목적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에 있는 점, 산업재해는 근로자에 대하여만 인정되는 것으로서 일반인에 대하여는 업무상 과실이 있는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처벌하면 족한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가 규정하고 있는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는 그 소속 근로자에 대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참조<1>).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도101 판결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법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른 도급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 및 그 위반의 죄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인바, 그렇다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2>이 규정하고 있는 도급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는 그의 수급사업주와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는 근로자에 대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한편, 여기서 실질적인 고용관계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나,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는 자신이 화물운수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임을 밝히고 있는 점(증거기록 순번 1, 21 각 고소장 참조), ② 피고인 B은 D가 도장작업을 마치고서 출하한 철강제품을 운송하기 위하여 P 주식회사와 사이에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P 주식회사는 다시 Q 주식회사에게 위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업무를 의뢰하였으며, Q 주식회사는 최종적으로 I 트레일러 차량을 소유하면서 'R'라는 상호로 화물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던 피해자에게 위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업무를 맡겼던 점, ③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 'Q로부터 철강운송을 위탁받아 Q와 계약을 체결하였고, 피해자의 업무는 철강제품의 상차가 완료되면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것으로 1회성 업무이며, 상차작업이나 운송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인 B으로부터 지시·감독을 받은 사실은 없다'는 진술을 한 점 등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되고, 이와 달리 피해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D(또는 피고인 B)과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가 D 소속 근로자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나머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도급사업주인 피고인 B은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가 수급사업주인 D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검사의 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선양(재판장) 김다슬 박성수

각주1) 위 사건에서 검사는 상고이유로서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는 그 소속 근로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의 사업장 내 위험영역에서 근로하는 자에 대하여도 미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들어 위 상고이유 주장을 배척하였다.

각주2)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