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임금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공소제기 후 위 근로자가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를 선고하였는데, 검사가 위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지 아니함으로써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제51조 제1항에서 정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하여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수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하였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의회신 내용에 따라 처우개선비를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하였을 뿐 고의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다.
양형부당
피고인의 행위가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원심의 양형(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50만 원)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위반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사용자는 취업규칙(취업규칙에 준하는 것을 포함한다)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2주 이내의 일정한 단위기간을 평균하여 1주 간의 근로시간이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특정한 주에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의 근로시간을, 특정한 날에 근로기준법 제50조 제2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51조 제1항).
다만,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에 관하여 행정관청에 의신고의무를, 같은 법 제94조 본문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청취의무를, 같은 법 제14조 제1항은 취업규칙의 게시 또는 비치에 의한 주지의무를 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정들은 단속법규에 불과할 뿐 효력 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이러한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바로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정하는 기업 내의 규범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신설 또는 변경하기 위한 조항을 정하였다고 하여도 그로 인하여 바로 효력이 생기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신설 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생기기 위하여는 반드시 근로기준법 제14조 제1항에서 정한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로서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 즉, 어떠한 방법이든지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하다(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노인요양시설의 취업규칙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규정이 추가된 시점 및 경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내용으로 하는 취업규칙 규정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행정관청에 신고하였는지 및 시설 내부에 게시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근로자들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의 내용, 근로자들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개념에 관하여 제대로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노인요양시설의 취업규칙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조항이 추가되어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이 되었다는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를 취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노인요양시설에서 근무한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 근로자들에 대하여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적용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위 근로자들에 대한 연장·야간 근로수당을 지급기한 내에 지불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최저임금법 위반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구 최저임금법(2018. 6. 12. 법률 제156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6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에서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것(제1호)',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것(제2호)', '그 밖에 최저임금액에 산입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따로 정하는 것(제3호)'은 제1항에 따른 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저임금법 시행규칙은 제2조에서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임금의 범위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지급된 임금 중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가 정한 임금 또는 수당을 제외한 임금액과 최저임금액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4다49074 판결 등 참조).
구 최저임금법 시행규칙(2018. 12. 31. 고용노동부령 제2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별표 1은 ①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② 소정의 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③ 그 밖에 최저임금액에 산입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임금으로 정하고 있는데, 요양보호사에게 지급되는 처우개선비는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은 처우개선비 제도의 도입목적, 지급방식 등을 고려하면 위 별표 1에서 정한 소정의 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내지 그 밖에 최저임금액에 산입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임금으로서,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임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사정들, 즉 ① 처우개선비는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요양보호사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지급되는 것으로서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통상적인 임금과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처우개선비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이 사건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해온 피고인으로서는 그러한 취지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회신에 따라 최저임금에 처우개선비가 산입되는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하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임금에 관한 전문성을 가진 기관도 아닐 뿐더러 그 회신 내용은 '임금 구성 항목에 처우개선비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으나, 월급과 함께 지급하는 것이 근로계약서 등에 요양보호사의 동의가 포함되었다면 처우개선비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일 뿐 최저임금에 처우개선비가 산입된다는 취지의 내용이라고 해석될 여지도 없는 점, ③ 피고인은 자신이 처우개선비와 그 외의 임금을 합하여 지1)
급한 임금의 총액은 최저임금보다 많은 금액이라면서 최저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은 모두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미지급된 금액은 처우개선비 부분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근로자들에게 처우개선비 전액을 지급한 것을 전제로 산정한 수가를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의사는 처우개 선비를 전액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을 그 외의 임금으로 지급한다는 취지로 볼 수밖에 없는 점, ④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인이 미지급한 부분은 처우개선비가 아니라 최저 임금에 산입되는 임금 부분이라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처우개선비가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처우개선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산정하여 지급함으로써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요양보호사인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양형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형을 선고하였는데,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동종전과가 없다는 등 피고인이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이고, 피고인이 체불한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이 총 1억 5,000만 원이 넘는 고액인 점, 처우개선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을 지급하여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있는 요양보호사들의 복지후생을 위하여 도입된 처우개선비 제도를 무력화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당심에서 양형조건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양형을 존중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동희(재판장) 심학식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