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1. 19. 선고 2021구합10525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참가인 회사는 1967. 2. 28.경 설립되어 부산 금정구 D에 본점을 두고 상시 약 1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택시 여객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2)

원고는 2011. 6. 13.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3)

한편, 참가인 회사에는 다음과 같이 총 4개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다.

원고는 2020. 5. 5. L조합 O분회에 가입한 후 2020. 9. 27.부터 2020. 12. 1.까지 분회장으로 활동하였다.

나.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 한다)상 정년퇴직 규정의 개정 경과

1)

참가인 회사의 구 취업규칙(2018. 1. 20.부터 시행되어 2020. 6. 22.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취업규칙’이라 한다)에서는 근로자(종업원)의 정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2)

참가인 회사는 2019. 10. 2.부터 2020. 6. 3.까지 E조합 F지부와 ‘취업규칙상 정년퇴직 규정의 개정’을 안건으로 노사협의회를 진행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E조합의 대표자(S)는 2020. 6. 24. E조합 F지부장(H)에게 위 2)항과 같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것에 관한 동의권을 위임하였고, 같은 날 위 지부장은 참가인 회사에 위와 같이 위임받은 동의권을 행사하였으며, 참가인 회사는 2020. 7. 16.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 취업규칙 변경 신고를 하였는바,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변경된 취업규칙(2020. 6. 22. 개정되어 2020. 7. 1. 시행된 것, 이하 ‘개정 취업규칙’이라 한다)상 정년퇴직 규정은 다음과 같다.

다.

정년퇴직 연령 경과 근로자와의 촉탁계약 체결 절차 진행

1)

참가인 회사는 2020. 11. 2. E조합 F지부장(H)으로부터 ‘개정 취업규칙 제17조에 따라 2020. 11. 3.부터 같은 달 13.까지 정년퇴직 연령 경과 근로자들에 대해 촉탁계약의 체결을 요구하고, 위 기간 내에 촉탁계약 체결에 응하지 아니하는 근로자는 2020. 11. 30.자로 당연퇴직 하는데 근로자대표로서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받았다.

2)

이후 참가인 회사는 2020. 11. 3. 정년퇴직 연령(만 61세)이 지난 근로자를 대상으로 ‘2020. 11. 3.부터 같은 달 13.까지 촉탁계약서를 작성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공고문을 회사 게시판에 공지하였고, 위 공고문과 동일한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체 근로자들에게 발송하였다.

3)

이후 참가인 회사는 2020. 11. 3.부터 같은 달 13.까지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던 정년퇴직 연령 경과 근로자 53명 중 원고를 제외한 52명의 근로자들과 촉탁계약을 체결하였다.

4)

참가인 회사는 2020. 11. 17. 원고에게 ‘개정 취업규칙 제17조에 따라 촉탁계약 체결 요구에 불응한 원고는 2020. 11. 30.자로 당연퇴직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2021. 1. 5. 근로복지공단에 원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고용보험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

라.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1)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2020. 12. 1.자 근로관계 종료 조치(이하 ’이 사건 조치‘라 한다)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21. 1. 2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초심지노위’라 한다)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L조합은 ‘이 사건 조치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항 제1, 4, 5호의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21. 2. 18. 초심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초심지노위는 2021. 4. 28.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와 L조합의 각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T/U 병합 B 주식회사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1. 5. 17. 위 초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2)

원고<1>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5.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7. 19.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C B 주식회사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1. 8. 26. 위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호증 내지 제6호증, 을나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조치는 근로기준법상 금지되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위 조치에 따른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가 아님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개정 취업규칙에 따른 촉탁계약 전환 제도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여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요구되나, E조합 F지부는 참가인 회사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즉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아니어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동의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달리 참가인 회사가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부터 취업규칙의 개정에 관한 동의를 받지도 않았으므로, 참가인 회사가 적법·유효하게 개정되지 않은 취업규칙을 근거로 원고에게 촉탁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한 후 이에 불응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사실상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설령 개정 취업규칙이 적법·유효하게 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 시기 및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근로계약이 개정 취업규칙에 우선하여 적용될 뿐만 아니라, 개정 취업규칙이 2020. 7. 1.부터 시행되었음을 고려하면 그 적용대상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될 당시 정년에 이르지 않은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에게 개정 취업규칙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조치는 헌법상 금지되는 소급적용이어서 위법·부당하다.

3)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조치에 앞서 2020. 11. 17.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을 뿐 서면으로 해고를 통지한 바가 없고,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해고하게 된 사유(촉탁직 계약으로의 전환 거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다가, 참가인 회사가 설정한 촉탁계약 전환기간(2020. 11. 3. ~ 같은 달 13.)으로부터 불과 하루 뒤인 2020. 11. 14. 이루어진 원고의 촉탁계약 체결 요청을 참가인 회사가 거부한 후 원고를 당연퇴직토록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조에 반하는 조치여서 위법하므로, 참가인 회사가 2020. 12. 1. 원고를 해고한 데에는 위와 같은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4)

한편, 이 사건 조치를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 보더라도, 참가인 회사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기에 앞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고, 오직 연령을 기준으로 해고대상자를 선정한 이상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게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 기준에 관하여 통보하고 그에 관한 성실한 협의도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조치는 절차적·실체적으로 위법·부당하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개정 취업규칙이 적법·유효하게 개정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다17542 판결,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37522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21494 판결 등 참조).

나)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위 변경 개정은 적법·유효하고,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의 개별적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적용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다)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하였는데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 위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 취업규칙이 유효한 이상 그러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그 사유발생일 또는 소정의 일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4011 판결,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등 참조), 정년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누1686 판결 등 참조). 한편,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위 대법원 2007다8599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개정 취업규칙 제17조는 구 취업규칙 제17조와 비교하여 정년퇴직 및 근로기간 자동연장의 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개정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집단적 동의를 받아 적법·유효하게 개정되었다고 판단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E조합 F지부장(H)이 참가인 회사에 취업규칙의 개정에 관한 동의권을 행사한 2020. 6. 24. 당시 참가인 회사의 임직원은 총 123명이었는바(을나 제1호증), 그중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2> 6명(= 대표이사 1명 + 감사 1명 + 이사 2명 + 상무 1명 + 회계담당직원 1명)을 제외한 근로자는 총 117명이다.

그런데 E조합 F지부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2020. 4. 22. 당시 위 지부의 조합원은 총 55명이었으나 이후 2020. 6. 24.까지 총 6명이 위 지부의 조합원으로 새롭게 가입하였고(을나 제2호증), 이에 위 지부는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권을 행사한 2020. 6. 24. 당시 근로자의 과반수(총 117명 중 61명, 약 52%)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되었으므로, 위 지부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동의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3>

나)

한편,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취업규칙 개정과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전체 근로자가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의 동의는 법령, 단체협약 또는 노동조합의 규약 등에 의하여 조합장의 대표권이 제한되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장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하면 되는 것일 뿐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는 촉탁계약의 체결을 요구하는 공고문을 게시하고 동일한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체 근로자들에게 발송하였고, 이에 원고를 제외한 다른 촉탁계약 대상자들(정년퇴직 연령 경과 근로자들)은 모두 참가인 회사가 설정한 기간(2020. 11. 3.부터 같은 달 13.까지) 내에 참가인 회사와 촉탁계약을 체결하였음을 고려하면, 참가인 회사는 소속 근로자들에게 개정 취업규칙에 따른 촉탁계약으로의 전환에 관한 내용을 충분히 고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개정 취업규칙을 원고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업자가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시행일을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은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징계사유의 발생 시와 징계절차 요구 시 사이에 취업규칙이 개정된 경우에 경과 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징계절차 요구 당시 시행되는 개정 취업규칙과 그에 정한 바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개정 취업규칙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등으로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그러한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과 관련하여서는 개정 전 취업규칙의 존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근로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의칙상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4두493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나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 회사가 개정 취업규칙이 원고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촉탁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그에 불응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가)

개정 취업규칙 부칙에서 촉탁계약 전환 제도의 적용대상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지는 않았으나, ① 원고는 참가인 회사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 중 근로조건이 변경된 경우 변경된 내용에 따르기’로 정하였고, ②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될 당시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존속 중이던 원고에게 개정 취업규칙을 적용하였다고 하여 이를 헌법상 불소급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위 2014두4931 판결 참조),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를 제외한 다른 촉탁계약 대상자들(정년퇴직 연령 경과 근로자들)은 모두 개정 취업규칙이 재직 중인 근로자들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참가인 회사와 촉탁계약을 체결하였음을 고려하면, 개정 취업규칙에 따른 촉탁계약 전환 제도는 위 취업규칙 시행 당시 참가인 회사에 재직 중이던 모든 근로자들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개정·시행되었고 근로자들 또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근로계약에서 정한 유리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의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이상 원고의 정년은 개정 취업규칙이 아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원고의 정년에 관한 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만큼 원고의 정년은 근로기준법, 취업규칙, 단체협약 또는 임금협정에 의해 결정되는바, 원고와 참가인 회사는 위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 기간 중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경우 변경된 내용에 따르기’로 정하였다(위 근로계약서 ‘기타합의’ 부분 참조). (2)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구 취업규칙 제17조 제2항에 따라 원고의 정년(만 61세)이 도과하더라도 퇴직의사가 없는 경우 근로기간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내용의 계약’이라고 주장하나(원고의 2022. 8. 10.자 준비서면 7쪽),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이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하여 온 것은 구 취업규칙상 정년퇴직 규정(제16, 17조)에 따른 결과일 뿐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년 이후에도 근로자의 퇴직의사가 없는 한 근로기간은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으로 정하였기 때문은 아닌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근로계약에서는 ‘근로계약 기간 중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경우 변경된 내용에 따르기’로 정하였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한편, 구 취업규칙상 정년퇴직 규정에 대한 원고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위 2014두4931 판결 등 참조), 1952. 7. 7.생인 원고는 이 사건 조치가 이루어진 2020. 12. 1. 기준 만 68세로서 택시운전자의 가동연한인 60세(대법원 1991. 9. 27. 선고 91다35243 판결 등 참조)를 상당히 초과한 데다가, 최근 고령 택시운전자 관련 사고가 증가하여 그에 관한 사회적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정년퇴직 연령 이후에도 계속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할 수 있으리라는 원고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이처럼 참가인 회사는 관계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취업규칙을 적법하게 개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위와 같이 개정된 취업규칙은 원고에게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촉탁계약 전환 요청에 불응함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회사의 근로관계는 2020. 11. 30.자로 종료되었고, 2020. 12. 1. 이루어진 이 사건 조치는 위와 같이 근로관계가 종료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일 뿐 위 조치를 통해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비로소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4>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윤성묵

판사 이원진 김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