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 공사는 수자원을 종합적으로 개발 · 관리하여 생활용수 등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수질을 개선함으로써 국민생활의 향상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 공사에서 4급 이하 일반관리직 내지 방호직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피고 공사의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 공사와 피고 공사 소속 근로자 중 과반수가 소속된 A 노동조합은 2015. 8.28.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피고 공사의 정년변경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항),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 으로 본다(제2항)'는 내용으로 개정되었고, 위 개정조항은 피고 공사와 같이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는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 공사는 근로자의 정년을 만 59세에서 만 60세로 변경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판단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 공사 3급 이하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므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함에도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만으로 임금이 삭감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1>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헌법상 평등원칙과 여기서 파생된 근로기준법 제6조에 따라 동일가치노동은 동일임금을 지급받아야 함에도, 원고들은 연령을 이유로 차별받았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헌법 또는 근로기준법상 원칙에도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원고별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삭감된 임금(별지2 '원고별 청구금액') 중 각 1,000만 원을 명시적 일부청구로서 구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 · 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 9, 1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거나 그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 없이 기존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을 보장해주는 것을 전제로 정년퇴직 전 일정 기간 임금을 감액하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정년을 연장하되 기존 임금에서 일정 비율을 삭감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구별된다.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의2에서 법정 정년의 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부담을 경감하려는 취지로 임금의 조정을 예정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59세였던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것에 대응하여 인건비 상승 부담을 완화하고자 3급 이하 직원들의 경우 정년퇴직 2년 전에는 기존 임금의 80%, 1년 전에는 기존 임금의 70%만 지급하도록 하였으므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정년이 기존에 시행되던 취업규칙에 비하여 실제로 연장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고, 그 연장의 원인이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기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피고 공사의 근로자들은 정년이 1년 연장된 한편, 정년이 연장된 60세의 기간에는 종전에 지급받을 수 없던 연봉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 결과 피고 공사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유무에 따른 원고들의 임금을 비교하면 그 시행이 없었다면 59세에 100%를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이 정년 연장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59세에는 기존 임금의80%, 60세는 70%를 받게 되어 합계 150%로 1.5배로 증액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이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공사는 노사협의를 통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 임금피크제의 연령별 지급률 등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공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인 2015. 8. 7. ~ 8.경 무렵 직원들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도입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피고 공사 근로자 과반수가 소속된 A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였다. 위와 같은 노사 협의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무효인지 여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 · 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 · 훈련(제3호), 배치 · 전보 · 승진(제4호), 퇴직 ·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서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고령자고용법은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의 일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그와 동시에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하고 있으며(제19조의2 제1항), 위 조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는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감액하는 것이 포함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피고 공사의 직원들은 정년이 늘어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받으면서 연장된 정년동안 피고 공사의 복리후생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사용자인 피고 공사로서도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할 수 있으며,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감액된 재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은 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원고들은 59세에만 100%의 임금을 지급 받을 수 있었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 받게 되어 59세에는 기존 임금의 80%, 60세에는 기존 임금의 70%를 각 지급받게 되어 합계 150%의 임금을 지급받는다. 나아가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년이 연장됨으로써 연장된 정년 기간 동안 교대근무 수당과 같은 근로 성격에 따라 제공되는 부가급여 및 복리후생 혜택을 모두 보장 받을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게 되는 경제적 이익은 앞서 본 임금 150%에 한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 공사는 원고들의 정년을 1년 연장하되 원고들의 정년퇴직 전 2년에 한하여만 각 기존 임금의 70~80%를 지급하도록 한 것에 불과한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이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피고 공사는 업무 난이도, 인력 운영 현황 등을 고려하여 가급적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종전보다 업무 강도가 낮은 부서에 배치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설령 이러한 조치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 일부에게만 적용되었다거나 이에 따른 현실적인 업무 저감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년연장 자체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가장 중요한 보상인 점을 고려할 때 피고 공사에게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동일하게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 공사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동일하게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 공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2016. 3. 1.부터 매년 100만 원 한도에서 전직지원교육비를 지원하였고, 2016. 6.경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상대로 전직지원 교육기간을 부여하는 공로연수제를 운영하였으며, 2021. 1. 1.부터는 보수감액률에 해당하는 시간의 70%를 임금피크 기간 중 단축하도록 하면서 임금피크제대상자들로 하여금 사전에 이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전산을 마련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인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서는 피고 공사에게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킬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 공사가 마련한 위와 같은 임금 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들이 감액되는 임금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일부 원고들이 위와 같이 피고 공사가 마련한 대상조치들을 신청하지 않은 것은 실질적인 임금 수령액을 확보하기 위한 원고들의 선택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들이 위 대상조치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공사가 대상조치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피고 공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2016년에는 별도정원을 61명채용하였으나, 2017년부터 그 규모를 증원하여 2021년에는 158명까지 별도정원 선발인원을 증원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 공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을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청년일자리 창출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차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 · 국적 ·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것처럼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② 근로자에 대한 인사, 전보, 임금체계의 개선 등 근로조건의 결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인 피고 공사의 권한에 속하므로 피고 공사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3급 이상 근로자들은 업무지원직으로 발령하고, 4급 이하 직원들에게는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피고 공사의 재량은 합리적인 범위 내의 것인 한 존중되어야 하는 점, ③ 통상적으로 3급 이상 직원들은 4급 이하 직원들보다 그 수가 적고, 기존에 담당하였던 업무의 형태나 범위 등을 고려하여 피고 공사는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공사가 그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는 점, ④ 동일노동 · 동일임금 원칙은 근로자의 학력 · 경력 · 근속연수 등 근로자 개인의 개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근로 제공의 시점과 상황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그 가치가 같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대하여 같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근로 제공의 시기나 주변 여건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이나 제공하는 근로자가 동일하다면 기존의 임금이 계속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닌 점, ⑤ 원고들은 임금이 감액되는 59세 이전의 자신들의 근로와 그 이후의 근로를 비교집단으로 삼아 동일노동 ·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공사의 연봉규정 제11조 제2항에 따라 피고 공사의 근로자들은 원칙적으로 전년도 기준급에 당해연도말 임금인상분을 반영한 임금을 지급받게 되므로, 근로자의 연령과 근속연수가 증가하면 이에 비례하여 임금도 증가하는 연봉제에서 연령이 다른 근로자들을 동일노동 · 동일임금 원칙의 비교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차별금지원칙에 위반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실(재판장) 박경환 조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