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무자는 별지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청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응하여야 한다.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제1항 및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주문 제1항 기재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채권자에게 위반행위 1회당 1,000,000원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 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당사자의 지위
채무자는 생명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및 국내외 연구기관, 학계, 산업계와 합동연구수행 및 성과 보급을 목적으로 1985. 2. 1.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채권자는 채무자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2022. 11. 2. 설립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다.
C노동조합(이하 'C노조'라 한다)은 공공분야 과학기술 연구업무 종사근로자 등을 조직 대상으로 하여 2007. 3. 27.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D단체이며, 그 산하에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E지부(아래에서 보는 조직형태 변경 결의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 '이 사건 지부'라 한다)를 두고 있었다.
F노동조합(이하 'F노조'라 한다)은 C노조에 속해있던 일부 지부의 조합원들이 2024. 3.경 설립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이 사건 지부는 2024. 3.경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거쳐 C노조에서 탈퇴하고 F노조에 가입하였다.
채무자와 이 사건 지부 사이의 매점 및 커피숍 운영 등에 관한 합의
채무자와 이 사건 지부는 공통위탁자로서 채무자의 구내 매점 및 커피숍(이하 '매점 등'이라 한다)에 관하여, 2021. 2. 23. G(상호 'H')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21. 3. 1.부터 2022. 2. 28.까지, 월 임대료를 8,425,000원으로 정한 임대운영계약(소갑 제5호증의 1)을 체결하고 계약기간을 2024. 2. 28.까지 연장하였다가, 2024. 3. 1. 새로이 주식회사 I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24. 3. 1.부터 2027. 2. 28.까지, 월 임대료를 9,160,800원으로 정한 임대운영계약(소갑 제5호증의 2, 이하 '이 사건 임대운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채무자와 이 사건 지부는 2022. 4. 29. 아래와 같은 내용의 매점 운영에 관한 합의서(소갑 제6호증)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및 노동위원회의 판정
2024. 1.경 C노조 및 채권자가 각 채무자에게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채무자는 2024. 1. 10.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하고 2024. 1. 16. C노조와 채권자에게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 통보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되지 못하자, C노조와 채권자는 2024. 2. 5. 채무자에게 자신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을 각 통지하였고, 채무자는 같은 날 위 통지 내용을 공고하였다.
C노조와 채권자는 2024. 2. 7. 위 공고에 대하여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각 이의를 신청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2. 28.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관계 법령에 따른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일인 2024. 1. 10.을 기준으로 하여 각 조합원 수를 산정한 뒤(채권자: 243.5명, 이 사건 지부: 225.5명), C노조의 이의신청을 기각하고 채권자를 과반수 노동조합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충남J, K).
이에 C노조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11. 이를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중앙L), F노조가 이 사건 지부에 관한 C노조의 법적 지위를 승계하였음을 전제로 2024. 5. 23.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하여 대전지방법원 2024구합 202835호로 재심결정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현재 소송계속 중이다.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정 이후 채무자는 채권자가 교섭대표노동조합임을 전제로 다양한 사안에 관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채권자는 2024. 3.경부터 이 사건 합의 관련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는 이 사건 합의는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단체협약이 아니라 매점 등 위탁자 선정을 위한 합의로서 사용대차 또는 임대차계약에 해당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채권자는 2025. 3. 10.경부터 다시 채무자에게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 등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신청이유의 요지
이 사건 합의는 채무자가 이 사건 지부에 매점 등 사용료를 분배하여 그 운영비 등을 원조하는 내용으로 그 실질이 단체협약에 해당하고, 유효기간은 3년이다. 교섭대표 노동조합인 채권자가 그 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 이후 채무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므로 채무자는 성실히 교섭에 응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는 채권자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여 채권자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 사용자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여서는 아니 된다.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가 된다(노동조합법 제29조, 제29조의2, 제30조, 제81조 제1항 참조). 단체협약에서 3년을 초과하는 유효기간을 정한 경우에 그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한다(노동조합법 제32조 제2항). 노동조합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법 제29조에서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구성원인 근로자의 노동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당해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인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두8906 판결 참조), 반드시 임금 등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유지, 향상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3452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피보전권리의 존재
위 기초 사실과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는 단체협약에 해당하고, 이에 채무자로서는 이 사건 합의의 유효기간 만료에 따른 채권자의 별지 기재 사항에 관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여 성실히 교섭할 의무가 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 또는 해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합의의 주된 내용은 채무자의 건물 내 매점 등의 운영을 위탁한 대가로 지급받는 사용료를 직원의 복리후생, 이 사건 지부의 운영비, 이 사건 지부 조합원의 상해보험 등에 사용하기로 하는 것인바, 이는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것으로서 사용자인 채무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에 해당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라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합의는 유효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단체협약으로서 그 체결일인 2022. 4. 29.로부터 3년이 경과하여 유효기간이 만료되었고, 앞서 본 노동위원회 초심 및 재심판정 결과, 그 이후 이 사건 합의 이외의 사항에 관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교섭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되므로, 채무자는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할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여 성실히 교섭할 의무가 있다.
채무자는 2025. 3. 10.경 이후 채권자로부터 여러 차례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 등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으나 이에 관하여 채권자와 실질적인 교섭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이 사건 합의는 채무자와 이 사건 지부가 매점 등 임대운영계약에 기초하여 공동위탁자 사이에 체결한 그 수익금의 처리에 관한 약정으로, 매점 등 운영의 위탁자가 아닌 채권자와는 그러한 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매점 운영계약은 제3자와 체결한 계약이므로 그 공동위탁자를 채무자가 임의로 변경할 수도 없으므로, 채권자와 사이에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하는 합의를 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매점 등은 채무자가 소유한 건물의 일부로서 위 시설을 임대하고 사용료를 지급받을 권리는 원칙적으로 채무자에게 있고, 매점운영자 또한 채무자가 공고한 입찰절차에 따라 선정되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합의 외에는 이 사건 지부가 매점 등의 운영을 위탁하거나 그 사용료의 처분 등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다고 볼 근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대운영계약상 이 사건 지부의 공동위탁자 지위는 이 사건 합의로부터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합의가 유효기간 만료로 실효되면 적어도 채무자와의 관계에서는 이 사건 지부의 공동위탁자 지위도 상실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임대운영계약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가 존속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별지 기재 사항에 관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합의가 이 사건 임대운영계약상 공동위탁자의 변경을 전제로 하여서만 가능하다고 보이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하는 합의가 이 사건 임대운영계약상 공동위탁자의 변경을 수반하여야 한다고 보더라도, 수탁자가 임대운영계약의 공동위탁자를 변경하는 계약의 체결을 승낙할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이에 관한 단체교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 부분 채무자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단체교섭 요구를 받은 후 임대운영계약과의 관계로 인하여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하는 합의를 체결할 수 없음을 밝혔으므로 단체교섭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할 합의의 체결을 위한 실질적인 협의에 나아가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회신한 것을 두고 단체교섭의 이행이라 볼 수는 없으므로, 이 부분 채무자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보전의 필요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 즉, ① 채무자가 2024년 무렵부터 지속적으로 이 사건 합의 관련 단체교섭을 거절하고 있는 점, ② 채무자가 채권자의 단체교섭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이 사건 합의가 그 유효기간 경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존속하게 되고 이는 단체교섭권 내지 단체협약체결권이 없는 이 사건 지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점, ③ 채무자로 하여금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채권자와의 성실히 단체교섭에 임하도록 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노사관계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처분으로 채무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 또한 소명된다.
집행관 공시 및 간접강제 신청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가처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하여 집행관 공시가 필요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집행관 공시 신청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서 명한 의무를 위반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만일 채무자가 이를 위반할 경우 그에 대해 별도로 간접강제를 신청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의 간접강제 신청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채권자의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5. 7. 4.
판사 김순한(재판장) 정희진 임동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