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부산 동래구 C에서 제조 및 교육서비스업을 하는 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2020. 3. 1.경부터 2020. 6. 4.경까지 근로를 제공한 사람이다.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D은 2020. 6. 4. 원고에게 ‘그냥 나가라, 필요없으니 나가라’라는 취지로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장은 2020. 8. 10.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500,000원, 해고예고수당 4,019,040원 합계 4,519,040원을 미지급하였음을 확인하는 체불임금확인서를 발급하였다.
피고 회사 대표이사 D은 2021. 11. 13. ‘2020. 3. 1.부터 2020. 6. 4.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원고의 2020. 5.분 임금 잔액 50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고, 2020. 6. 4. 원고를 해고하면서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4,019,04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7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부산지방법원 2020고약9097 사건), 이에 대하여 정식재판청구를 하였으나 2021. 7. 22. 벌금 7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며(부산지방법원 2021고정55 사건), 위 판결은 2021. 7. 30.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를 2020. 6. 4. 해고하였고, 원고에게 2020. 5.분 임금 중 미지급 부분인 500,000원 및 해고예고수당 4,019,040원 합계 4,519,040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4,519,0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관할 관청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하여 제공하는 전문인력일자리 지원금 250만 원을 지급받을 자격조건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이를 속인 채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피고는 기망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적법하게 취소하였다.
피고와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시 원고가 관할 관청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하여 제공하는 전문인력일자리 지원금 250만 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해지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원고에 대한 전문인력일자리 지원금 250만 원 미지급이라는 해제조건의 성취에 따라 근로계약이 종료된 것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통지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는 2020. 4.말 원고에게 해고를 통지하였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가 없고, 설령 피고가 2020. 6. 4. 해고를 통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으므로 피고에게는 해고예고수당지급의무가 없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정하고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하였더라도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6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원칙적으로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1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그 관련 [별표 1]의 각 규정에 의하면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적용되므로, 피고에 대하여도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적용된다.
한편,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판단
피고의 근로계약 종료 사유 및 해고 통지 시기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함을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에 대한 2020. 4.분 전문인력일자리 지원금으로 200만 원이 지급되었는데 위 지원금이 250만 원에 미달하였음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이 그 무렵 종료되지 않았고, 피고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2020. 6.분 임금까지 산정되어 있는 등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주장하는 해제조건 약정이 존재한다는 자료는 없는 점, ② 피고 회사 대표이사 D이 2020. 6. 4. 원고에게 ‘이번 달 까지 하고 마무리 합시다’라고 말하는 점에 비추어 2020. 6. 4. 전에 원고에 대한 해고 통지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달리 피고가 주장하는 시기에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를 통지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0. 6. 4. 이 사건 통지에 따라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해고로써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지급 임금 및 해고예고수당에 대한 판단
다음으로 미지급 임금 및 해고예고수당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2020. 6. 4. 기준 미지급 임금이 500,000원 남아 있던 사실, 30일분의 통상임금이 4,019,04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해고예고수당 합계 4,519,04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로서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2020. 6.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계약 취소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근로계약은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어서, 계약체결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으나[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본소), 2013다25200(반소)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과거 주식회사 E에서 근무할 때 25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있는 점, ② 피고와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이에 2020. 3.경 체결된 ‘(예비)사회적기업 전문인력 지원 약정서’ 제5조에 전문인력 1인 당 월 200만 원을 한도로 전문인력일자리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관할 관청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하여 제공하는 전문인력일자리 지원금 250만 원을 지급받는 것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이었다거나 원고가 위 자격조건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이를 속인 채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해고예고수당 지급 예외 조건 충족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예비)사회적기업 전문인력 지원 약정서’에 전문인력일자리 지원금 지급액수가 200만 원을 한도로 한다는 기재가 있음에도 부산광역시 동래구와 사이에 위 약정을 체결하였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의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병준(재판장) 안혜미 허성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