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12. 27. 선고 2013노196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B를 벌금 1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B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B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무죄.

피고인 C, D의 각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D, E, F에 대한 각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B

1)

법리오해

가)

피고인 B가 의료법인 U의료재단 V병원(이하 'V병원'이라 한다)의 경영에 관여하였던 시기에는 이미 위 병원의 경영이 악화되었던 시기로서, 피고인 B는 위 병원의 경영을 정상화하여 임금체불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을 뿐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피고인 B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개념에 포섭하여 임금체불에 대한 형사책임을 부담하게 할 수 없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V병원의 근로자위원이 퇴사한 후 결원된 근로자위원이 선출되지 않아 노사협의회를 구성할 수 없어 노사협의회가 개최되지 않았는바, 이와 같이 사용자가 고의로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이 아닌 경우에는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 B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2,000만 원)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피고인 C

1)

사실오인

피고인 C이 피고인 D으로부터 받은 돈 중 3,000만 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대출과는 무관한 다른 대출에 대한 사례금을 미리 지급받은 것일 뿐임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법리오해

가)

피고인 C이 비록 피고인 D으로부터 6,000만 원을 한꺼번에 수수하였더라도 그 중 3,000만 원은 기존 대출건에 대한 사례의 명목이고 나머지 3,000만 원은 향후에 있을 대출신청에 있어서의 편의제공 명목으로 받은 것이어서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인정할 수 없어 수개의 죄가 성립하고 그에 따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되어야 함에도, 이를 일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2003. 7. 30. 법률 제6957호로 개정된 신용협동조합법 제99조 제2항 제3호, 제30조의2의 규정은 이 사건에 적용된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조 제4항 제2호의 규정에 대하여 특별법 또는 신법의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인 C의 이 사건 범죄에 대하여는 위 신용협동조합법의 규정이 적용되어야 함에도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규정을 적용한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다)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2호의 규정은 법관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게 되어 법관의 양형선택과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변호사, 파산관재인, 공인회계사 등의 수재죄와 비교하여 그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형벌체계상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위헌이라 할 것인바, 위헌인 법률을 적용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양형부당

피고인 C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3년 6월 및 벌금 7,000만 원, 9,030만 원 추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다.

피고인 D

피고인 D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1년, 9,800만 원 추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라.

검사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가)

피고인 D에 대하여

AJ는 재단과 협의 없이 용역계약을 빌미로 용역수수료 중 1%를 취득하였으므로 피고인 D과 공모하여 이 부분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아야 함에도, AJ에게 교부된 6,600만 원 부분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E, F에 대하여

스스로 알선행위를 하지 아니하고 알선행위를 할 사람을 소개시켜 준 경우도 알선수재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소개자와 알선행위자 간에 분배합의에 관한 구체적 약정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 D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B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개념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를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고,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하며(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참조), 위 조항이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도7329 판결 참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참조).

나)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 B는 V병원의 원장인 A의 처로서 2010. 4.경 이후 V병원의 경리업무와 외부 대출업무에 관여하면서 소속 직원들의 급여 등 병원의 운영에 관여하여 왔고, 2011. 1.부터는 위 재단의 인사위원장으로서의 활동을 하고 직원조회를 주재하는 등 전체적인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B는 2011. 12.경에는 체불임금과 관련하여 직원간담회에서 임금지급계획에 대하여 밝히기도 하였던 점, 그런데 피고인 B는 2010. 중순경부터 V병원의 경영이 어려워지게 되자 제3금융권으로부터 수십억 원의 대출을 받고 사채 등을 사용하면서도 근로자들의 임금은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자들에게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으로 체불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하였음에도 사채업자에게 위 채권을 양도하는 등으로 체불임금 지급의무를 불이행한 점, 또한 피고인 B는 2011. 초경부터 임금체불상태가 지속되었음에도 장례식장 공탁금 등이 해결되면 그 자금으로 바로 임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하면서 근로자들을 안심시켜 계속 근로하게 함으로써 체불임금 등이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는 V병원의 부원장으로서 근로자의 인사, 급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인 A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아 V병원의 실질적인 경영담당자 내지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 B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사용자에 해당하는 자로서 근로자들의 임금체불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체불임금 등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것이다.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어떠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 B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B의 위 항소이유 주장에 관하여 살피기에 앞서 직권으로 피고인 B가 위 법률에서 말하는 노사협의회 개최의 주체에 해당하는지를 살핀다.

가)

관련 법리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 제32조 규정의 해석에 의하면, 노사협의회 개최를 위한 회의의 소집절차를 통한 노사협의회 개최의 주체는 노사협의회의 대표이자 위 회의 소집의 주체인 의장이다. 형벌법규의 엄격 해석의 원칙 및 같은 법 제20조에서 사용자로 하여금 노사관계와 관련한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노사협의회 의결을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같은 법 제21조에서는 경영계획 전반 등에 대해서까지 사용자에게 보고·설명의무를 부과하는 반면, 근로자에게는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최소한의 접근 및 관여의 권한을 보장하면서 그 보장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같은 법 제32조의 처벌규정을 둔 점에 비추어, 같은 법 제32조, 제12조 제1항이 노사협의회의 정기적 개최의무 위반에 따른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노사협의회의 대표이자 회의 소집의 주체인 의장이 회의를 개최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그 의장이 같은 법 제6조에서 정한 사용자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도8280 판결 참조).

나)

판단

피고인 B는 이 법원에서 2011년경 V병원의 노사협의회 의장은 A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모아보아도 피고인 B가 2011. 1. 1.경부터 2011. 12. 31.경까지 V병원의 노사협의회 의장이었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 B가 노사협의회 의장으로서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지 아니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C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3,000만 원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D의 검찰에서의 진술 등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D은 2010. 10. 7.경 V병원 이사장인 A으로부터 60억 원의 은행 대출을 알선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받았던 사실, 피고인 D은 2010. 10. 중순경 Y신용협동조합의 전무로 재직하던 피고인 C에게 V병원에 대한 대출을 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고, 피고인 C은 이를 승낙한 후 Y신용협동조합 외 6개 신용협동조합이 연합하여 일명 '컨소시엄 대출' 형태로 60억 원을 V병원에 대출하게 하였던 사실, 그 무렵 피고인 C은 피고인 D에게 '대출중개의 대가로 대출원금의 4%를 수수료로 지급받는다면, 나에게도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챙겨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금품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인 D은 2010. 12. 14. 피고인 C에게 6,000만 원을 공여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C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대출에 대한 사례금 명목으로 직무에 관하여 6,000만 원을 뇌물로서 수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 행위는 하나의 행위로서 일죄로 처벌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 C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신용협동조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2003. 7. 30. 법률 제6957호로 개정된 신용협동조합법 제30조의2, 제99조 제2항 제3호의 규정 내용

제30조의2(수뢰 등의 금지)

조합의 임원 및 직원은 직무와 관련하여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증여 그 밖의 수뢰의 요구, 취득 또는 이에 관한 약속을 할 수 없다.

제99조(벌칙)

②

조합 또는 중앙회의 임·직원 또는 청산인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30조의2·제43조제1항·제49조제1항 또는 제59조제3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

나)

판단

①

신용협동조합에 협동조합으로서의 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용협동조합 임직원이 '금융기관의 임직원'으로서 금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금융기관 임직원들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고, ② 위 각 법률의 법정형과의 관계에 비추어 보면, 신용협동조합 임직원이 다른 금융기관 임직원과 성질상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 신용협동조합의 임직원을 특별히 가볍게 처벌할 이유는 없으며, ③ 신용협동조합법 제30조의2, 제99조 제2항 제3호의 개정 당시의 검토내용<1>에 비추어 보아도, 신용협동조합 임직원의 여신업무와 관련한 부정행위를 특별히 가볍게 처벌하고자 하고자 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고, ④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와 제5조는 1984년 제정된 이래로 2012. 2. 10. 일부 개정되기까지 법정형이 일부 변경된 점을 제외하고는 줄곧 신용협동조합 임직원의 금품수수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신용협동조합법의 존재가 신용협동조합 임직원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신용협동조합법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하여 특별법적인 지위에 있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 C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2호의 규정이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금융기관은 사기업이지만, 국민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시장경제질서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이와 같이 공공성을 지닌 금융기관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한 요청이다. 이를 위하여 이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대하여 그 집행의 투명성·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익이라 할 수 있어 금융기관임․직원의 직무관련 수재 등 행위를 공무원의 수뢰죄와 같은 수준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것에는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직무관련 수재 등 행위는 일반적인 형사범에 비하여 범행의 동기나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고, 그것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병폐와 피해는 수수액이 많을수록 심화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수수액이 증가하면 범죄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수수액의 다과만이 죄의 경중을 가늠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수수액이 형벌의 범위를 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므로 수수액을 기준으로 한 법정형 가중은 합리성이 있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한편,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의 부정청탁을 요건으로 하는 직무관련 수재죄는 직접적인 이해관계 당사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반면, 금융기관 임·직원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무너지는 경우 그 경제적 파급력 및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입법자가 특별히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청렴성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이들보다 중하게 처벌하더라도 형벌체계의 균형성에 반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2012. 12. 27. 선고 2011헌바21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피고인 C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검사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D에 대하여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V병원 관리부장 AJ는 2010. 9.경 F, E을 통해 피고인 D을 소개받고 피고인 D에게 70억 원 정도의 대출이 가능한 은행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였고, 피고인 D은 AJ에게 Y신협 등을 통해 60억 원을 대출받아 줄 수 있다고 하였던 사실, ② V병원장 A은 2010. 10. 7. 피고인 D과 사이에 피고인 D의 용역의 범위를 '사업자금조달에 관한 경영자문업무, 담보물 제한물건 하자정리 주선업무, 담보신탁 주선업무, 사업자금조달처 주선업무'로 하고, 용역보수로 '사업자금조달완료시 위 재단의 지분 4%인 2억 4,000만 원(V.A.T. 별도)을 피고인 D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의 을 체결하였는데, 당사자들이 의도한 용역의 실질적인 내용은 피고인 D이 V병원에 대한 대출을 주선하는 것이었고, 피고인 D은 그 대출수수료로 대출금 60억 원의 4%인 2억 4,000만 원에 부가가치세를 더한 2억 6,4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한 것이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AJ는 용역수수료 지분이 4%로 정해진 경위에 대하여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D이 V병원과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인 2010. 9. 중순경 자신에게 60억 원의 대출이 성사되면 3%를 수수료 명목으로 달라고 요구하여 동의하였고, 이후 본건 용역 계약 당일에 자신의 몫 1%를 감안하여 4%를 계약서에 기재한 것이다', '당시 피고인 D이 자신한테 요구한 수수료는 3%이고, 나중에 자신이 V병원으로부터 받지 못한 돈을 받기 위하여 자신의 몫 1%를 추가해서 4%의 수수료 금액이 정해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② V병원의 원장이던 A은 이 법원에서, 'AJ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V병원의 기획실장이던 BW은 이 법원에서,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AJ가 자기 몫을 가졌다는 것을 AJ로부터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용역수수료 2억 4,000만 원 중 6,600만 원(전체 금액의 1%)은 실질적으로 AJ의 몫으로 정해진 것으로서 V병원은 피고인 D과 용역계약 체결 당시 실질적으로 피고인 D에게 대출금 60억 원의 3%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보인다.

그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모아보아도, 피고인 D과 AJ가 위 6,600만 원에 관하여도 금융기관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것을 공모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 D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 E, F에 대하여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소정의 알선수재죄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거나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요구 또는 약속한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로서, 여기서 말하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 함은 반드시 알선의 상대방인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구체적으로 특정될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에 대하여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임·직원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는 것이지, 이를 전제로 하지 않고 단순히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을 처리함에 있어서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을 뿐인 경우에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367 판결 참조). 또한 위 알선수재죄가 성립하려면 알선을 의뢰한 사람(알선의뢰인)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알선상대방)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야 하고, 알선의뢰인과 알선상대방 사이의 중개를 의뢰받은 사람이 스스로 알선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알선행위를 할 자를 소개시켜 주는 경우에는 그 소개로 인하여 실제로 알선행위를 한 사람(알선행위자)의 알선행위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공모 내지 실행행위의 분담 등을 통하여 위 죄의 실행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단순히 알선할 자를 소개한 것 자체만으로는 위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051 판결, 1999. 5. 11. 선고 99도963 판결 등 참조).

(2)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E, F은 알선의뢰인인 AJ를 직접 알선행위를 할 피고인 D에게 소개하여 주었을 뿐, V병원과 피고인 D이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 E, F은 참석하지 않았고, Y신협 등의 V병원에 대한 대출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도 피고인 E, F이 대출 알선행위에 관여하거나 가담한 바가 없는 점, ② 피고인 E, F이 피고인 D으로부터 6,6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있기는 하지만, AJ가 수사기관에서 '당시 피고인 D이 업계 관행상 소개자인 피고인 E, F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고만 하였지 구체적인 비율을 정하여 언급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 E, F도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D과의 사이에서 자신들의 지분을 구체적으로 약정한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E, F과 피고인 D이 V병원으로부터 알선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받는 것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E, F이 한 소개행위 자체만으로는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 E, F이 피고인 D과 공모하여 대출을 알선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3)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E, F이 피고인 D과 공모하여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죄를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E, F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주장도 이유 없다.

라.

피고인 C, D 및 검사의 피고인 D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C

피고인 C이 금품을 받고 실행한 대출이 부실대출이라거나 그로 인하여 금융기관에 실질적인 피해가 야기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 C이 이 사건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고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외에는 별다른 범행전력이 없는 점 등 피고인 C에게 유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피고인 C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으로서 그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는바, 이는 건전한 경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공무원에 준하는 정도의 청렴성을 요구하는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의 불가매수성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는 것인 점, 피고인 C이 수수한 금품의 합계가 9,030만 원에 이르는 거액인 점, 그 밖에 피고인 C의 연령, 성행, 범행경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 C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 D

피고인 D은 금융기관의 임·직원 등을 통해 대출을 알선해 주고 그 대가로 알선의뢰인들로부터 합계 2억 2,700만 원을 수수하고, 금융기관 임·직원인 C에게 대출에 대한 사례금 명목으로 6,300만 원의 금품을 공여하였는바, 이는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와 건전한 금융거래 질서를 훼손시키는 것인 점, 피고인 D의 알선의뢰인들로부터 받은 금품 및 피고인 C에게 공여한 금품의 액수가 상당한 정도에 이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D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함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 D이 부실대출 등 부당한 대출을 통하여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손해를 입게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D은 이 법원에 이르러 자신의 잘못을 모두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 D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외에는 별다른 처벌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 D의 연령, 성행, 범행경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 D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하여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C, D의 각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D, E, F에 대한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각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