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5. 1. 선고 2023나2024679 판결

2023

주문

1.

피고(반소원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해당 이유 부분을 일부 수정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서 “1. 기초사실”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 판결서 4면 9행 아래 표를 다음과 같이 수정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설령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더라도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쳐 변경되었고,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이미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이외에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임금지급채무는 남아있지 않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삭감된 임금 및 퇴직금으로서, 111,698,581원(= 연봉 차액 95,501,631원 + 퇴직연금 부담금 차액 7,958,600원 + 경영성과금 차액 10,966,936원 + 미사용 연차수당 5,230,014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데도 그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하여 원고의 인사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피고를 포함한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정년 5년 전부터 정년 도래시까지 매년 임금이 점진적으로 감액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이 새로이 부과되었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원고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따라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와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만 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대한 대가로 정년연장이나 업무 경감 등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임금이 감액되는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과반수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동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동의서를 취합하기 전 원고의 충분한 설명이나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찬반의견의 교환 등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적 요건인 근로자들의 유효한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

2)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는 ‘사업주는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고,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은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위 각 규정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규정들로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개정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2016. 1. 1. 시행됨에 따라 법률상 당연히 정년이 60세까지 보장된 근로자의 임금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감액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을 과도하게 삭감하였으며, 임금 삭감에 상응하는 적절한 대상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과 비교하여 동일 가치 노동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임금만이 감액되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피고는 매년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인상률의 적용이 배제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금지 원칙, 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 등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급여규정 개정의 유․무효를 판단함에 있어서 우선 퇴직금 지급률이 전반적으로 인하되어 그 자체가 불리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급률의 인하와 함께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는 그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제반 상황(유리하게 변경된 부분 포함)을 종합 고려하여 그 유․불리를 함께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807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1,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달리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도모하면서도 사용자인 원고는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나)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년연장이 유기적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바, 비록 피고의 정년 연장이 개정 고령자고용법 시행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는바(제19조의2),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ㆍ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인 점, ② 이에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던 점(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등에 비추어 보면,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5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이와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년연장의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연장과 유기적 관련성을 가지므로, 피고에게 유리한 정년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의 정년 연령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바, 원고는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정년 이전 5년간의 임금지급률을 56세 해당연도의 경우 90%, 57세 해당연도의 경우 80%, 58세, 59세 해당연도의 경우 각각 70%, 60세 해당연도의 경우 60%로 조정하였다.

마)

더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의 임금지급률이 감소되기는 하였지만, 만 55세였던 정년을 만 60세로 5년간 연장하면서 정함이 없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임금의 감액비율과 속도가 매년 10%로 완만하여 그 자체로 적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가 55세에 지급받은 임금 총액을 100%로 보았을 때 5년간 370%의 임금을 지급받게 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위 피고가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바)

원고는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기본급을 감액 지급하였을 뿐 기존 정년까지의 임금은 전혀 삭감하지 않았고 임금 구성항목 중 자격수당, 직무수당, 근속수당 등에 대하여는 감액률을 적용하지 않았다. 또한 임금피크제 전환 연령에 도달하는 시점에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임금피크제 전환 이후에는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며,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업무가 많은 부서장 보직 임용에서 제외하였다.

사)

피고는, 원고가 연공급적 임금체계(나이,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상승하는 체계)가 아니라 성과연봉적 임금체계를 택하고 있으므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합리적 이유가 없었다거나, 임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게 별도의 직무교육을 시행하는 등의 임금 삭감에 상응하는 대상 조치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에 이미 성과연봉적 임금체계를 택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기존 정년을 5년 연장하면서 그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등의 임금체계를 개편할 합리적 필요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이 정년 연장에 연계하여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으며, 이 사건의 경우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임금 감액률이 연 평균 26% 정도로 비교적 크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별도의 직무교육을 시행하는 등의 임금 삭감에 상응하는 대상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절차적 하자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2,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것으로 볼 것이므로,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이 사건 취업규칙은 불이익한 변경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어 개정된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가)

원고는 2016. 1. 20. 원고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설명회를 진행하였고, 2016. 1. 21. 전국의 각 부서장 및 센터장을 대상으로 사전에 임금피크제 설명자료를 배포한 후 그다음 날인 2016. 1. 22. 전국 부서장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였다. 이후 각 부서장은 2016. 1. 26. 및 2016. 1. 27. 관할 센터장에게, 센터장은 다시 소속 직원들에게 미리 교부된 위 설명자료를 토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설명하였다.

나)

위 임금피크제 설명자료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법적 근거, 도입 배경, 제도의 목적, 제도의 설계 내용, 동종업계의 도입 현황,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일정(설명회, 동의서 징구, 취업규칙 변경 신고, 변경된 인사제도에 따른 임금 지급) 등에 관하여 자세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의 각 센터별로 2016. 1. 25.경부터 같은 달 27.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동의서가 취합되었고, 그 결과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99.2%의 직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피고도 위 동의서에 찬성의견을 표시하고 자필로 서명한 후 이를 원고 측에 제출하였다.

라)

위 동의서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연차별 기준 지급률이 구체적으로 표시되어 있고, ‘반대의견’ 또한 자유로이 선택하여 표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마)

비록 원고의 각 센터 소속 근로자들의 경우 센터장으로부터 설명자료를 제시받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게시한 임금피크제 설명회 자료의 내용, 설명회 횟수, 설명회 후 동의 전까지 부여된 기간에다가 해당 취업규칙 개정 내용이 고령자고용법의 정년연장에 따른 것인 점 등을 감안하면 개별적인 설명회 진행 이전부터 이미 많은 직원들 사이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정보나 의견교환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여기에 근로자들의 동의율이 총 인원수대비 99.2%로 절대 다수에 이른 점 등의 사정까지 추가로 고려하면, 원고의 근로자들은 2016. 1. 20. 원고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설명회를 진행한 이후의 기간 동안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에 대해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부여받은 다음 그 대다수가 원고의 설명 내용에 공감하고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바)

한편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부당하게 저해할 정도로 원고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실체적 하자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가)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와 고령자고용법 관련 규정의 내용을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나)

한편,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은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라 함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 여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ㆍ경력ㆍ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였다거나, 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원칙 등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자 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는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조치’로서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기존의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며,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인 원고는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를 추가적으로 부여함과 동시에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다)

또한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5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5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5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90%, 80%, 70%, 6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설령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임금인상률’을 적용하지 않은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기존 정년인 만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5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률은 5년간 합계 130%(연 평균 26%)로 보수의 삭감 정도가 비교적 크지 않고, 근로자에게 정액으로 지급되는 직책수당 등은 55세 이후에도 동일하게 지급되는 등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마)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피고와 같이 계속 재직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별도 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취급의 방법․정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의 감액비율과 속도가 매년 10%로 완만하여 그 자체로 적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을 연장된 정년기간으로만 한정하고 그 대상자는 고령자고용법 제2조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에 따른 고령자인 55세 이상인 사람 중 만 56세 이상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기본급을 감액 지급하였을 뿐 기존 정년까지의 임금은 전혀 삭감하지 않고 임금의 일부 구성항목에 대하여는 감액률을 적용하지 아니한 점, 임금피크제 전환 연령에 도달하는 시점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임금피크제 전환 이후에는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한 점,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업무가 많은 부서장 보직 임용에서 제외해 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그 대상자들이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아)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는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보험법 제23조,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 제1호, 제2항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고령자의 고용안정에 필요한 조치로 보고, 고용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그 조치에 해당된 근로자에게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정년연장형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경감시켜 사용자에 의한 고령자 조기퇴출 시도를 억제하고 연장된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고령자의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므로, 고령자 집단의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조치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의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에 해당하는 성질도 가지고 있다고 볼 것이다(피고가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 제2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해당 연도 임금이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 금액 이상인 경우에 해당하여, 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실제로 지급받지 못하였다거나 정부의 임금피크제 지원금 사업이 2018. 12. 31. 종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는 없다).

자)

한편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의 학력ㆍ경력ㆍ근속연수 등 근로자 개인의 개별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근로 제공의 시점과 상황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그 가치가 같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대하여는 같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지(즉, 같은 시기에 같은 근로환경에서 같은 내용의 근로를 제공하는 서로 다른 근로자나 근로집단 사이에서 임금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근로 제공의 시기나 주변 여건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이나 제공하는 근로자가 동일하다면 기존의 임금이 계속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 제공된 피고의 근로와 시행 후에 제공되는 피고의 근로는 그 근로 제공의 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60세 정년 법정 의무화’라는 근로환경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비교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차)

또한 원고는 만 55세 미만의 모든 근로자들에게 공통 적용되는 임금 일상률을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고령의 근로자들에게는 반영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중 적어도 위와 같은 ‘임금 인상률 미반영’ 부분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임금인상률’을 적용하지 않은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기존 정년인 만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는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의 필요성 및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는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와 대상조치의 적정성을 함께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이 사건 취업규칙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으며,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기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을 초과하는 임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되므로,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는 전부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영(재판장) 이양희 이은혜

각주1)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