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0. 13. 선고 2021노252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자 E과 합의하여 보험계약자 명의를 근로자 E 명의로 변경하여 주었고, 이후 실제 근로자 E이 해약 환급금을 수령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근로자 E의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지급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근로자 E이 ‘근로자 E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에 갈음하여 보험계약자 명의를 변경하는 것’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①

근로자 E이 2020. 6. 30. 퇴직하기 전인 2020. 6. 12. ‘I’의 수익자가 ㈜D에서 ‘E’으로 변경된 사실, 근로자 E은 2020. 8. 28. 위 보험을 해약하여 31,034,428원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된다.

②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며(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1항).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규정의 취지를 고려하면 피고인과 근로자 E 사이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에 ‘갈음’하여 보험계약자 명의를 변경한다는 합의가 존재하여야만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게 된다.

③

이 사건의 경우, 단지 보험계약자의 명의가 변경되고 퇴직 후 근로자 E이 해약환급금을 수령하였다는 자료만 존재할 뿐, 근로자 E이 자신의 임금 및 퇴직금을 포기하는 대가로 보험계약자 명의를 변경 받았음을 증명할 다른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사업악화로 인한 경영상의 문제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20면), 근로자 E 역시 근로감독관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만 진술하였고, 보험계약자 명의 변경에 관하여는 진술하지 않았다(수사기록 제6면).

④

결국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 E은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 지급에 ‘갈음’하여 보험계약자 명의 변경을 받은 것이 아니라,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또는 다른 약정에 근거하여 보험계약자 명의 변경을 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상당한 점, 근로자 E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이다.

다만, 피고인에게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비록 퇴직금을 직접 근로자 E에게 지급하지는 못하였지만, 퇴직금의 지급 담보 등 목적으로 근로자 E에게 보험계약자 명의를 변경하여 주었고, 실제 근로자 E이 해약 환급금(31,034,428원)을 수령하기도 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