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2. 2. 선고 2023나59504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35,097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 21.부터 2024. 2. 2.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90%는 원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일반택시운송사업을 목적으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7. 1.자로 피고에 입사하여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는 자이다.

나.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피고와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일정액(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라.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후 그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하 ‘피고의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임금협정 체결 내지 임금협정 보충합의를 하였는데(이하 통틀어 ‘임금협정’이라 한다), 각 연도별 임금협정에 따른 피고의 기본적인 근로시간, 근무형태, 사납금 등에 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특정 연도에 체결한 임금협정을 지칭할 때에는 ‘○○○○년 임금협정’과 같은 방식으로 특정한다).

◉ 근무형태

◉ 사납금

마.

피고는 2020. 2. 6. 피고의 노동조합과 2020년 임금협정 시행시기를 유보하고 기존 임금협정을 유지하기로 합의하였다.

바.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3년부터 2020년까지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변론 종결 후 제출된 참고자료 포함)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주위적 주장

2017년 임금협정과 2019년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 중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이하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고 한다)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한 것이므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에게 적용되는 일 소정근로시간은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6시간임을 전제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이를 기준으로 재산정한 정당한 임금 중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17년 7월부터 2020년 2월까지의 최저임금 미지급액, ② 최저임금 미지급액의 증액분과 승무수당, 근속수당을 반영하여 재산정한 야간근로수당과 실제 지급 받은 야간근로수당의 차액의 합계액인 9,340,543원(별지1 상단 참조)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주장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유효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① 각 연도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최저임금 미지급액과 ② 승무수당, 근속수당을 반영하여 재산정한 야간근로수당과 실제 지급 받은 야간근로수당의 차액의 합계액인 5,657,061원(별지1 하단 참조)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잠탈과 무관하고 변화된 근무환경을 반영하여 피고의 노동조합 대표와 노· 사 간의 자발적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으로서 유효하다.

2)

피고는 피고의 노동조합과 2020년 임금협정 시행을 유보하기로 합의하여 2020년에도 2019년 임금협정을 그대로 적용하였으므로, 2020년 최저임금 미지급액 산정을 위한 소정근로시간은 2019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인 4시간 30분을 적용하여야 하고, 이를 적용하면 최저임금 미지급액은 36,201원에 불과하다.

3)

승무수당은 일정 일수 이상 근무하였다는 조건을 충족하여야 지급되는 수당으로서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아 통상임금에 산입되어서는 안되고, 이를 제외한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은 104,906원에 불과하다.

3.

판단

가.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나,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를 이 사건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피고의 노동조합 대표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며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1일 6시간에서 1일 5시간 내지 1일 4시간 30분으로 단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3 내지 13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택시운송업계에서 소정근로시간 산정의 필요성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택시운수업의 특성상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는데,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으로서 실근로시간과는 개념상 구분되고(위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와 같은 특별한 사정, 즉 소정근로시간을 단순히 형식적으로 또는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정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는 실근로시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와는 무관하게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이에 대해 원고는 서울시가 2012년 말부터 모든 법인택시에 통합형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장착함으로써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의 근무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간주시간제를 악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2,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통합형 디지털운행기록계에 주행속도, 엔진 회전수, GPS 위치정보, 장시간 운행여부등의 정보가 기록되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추가정보들을 알 수 있다고 하여 피고가 차고지 밖 도로에서 일하는 원고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과 같이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한다고 보기 어렵고, 오랜 기간 계속되어 온 택시운수업의 특성이 통합형 디지털운행기록계의 설치만으로 즉시 변경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간주 근로시간제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

①

이 사건 특례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택시운전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교통편익의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고정급의 비율이 높아지더라도 반드시 사납금이 인상된다고 볼 수는 없으나, 택시운송사업자의 주요 재원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사납금이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은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라 고정급이 증액되는 경우 사납금의 인상을 예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나아가 택시운송사업자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운송수입금의 비중을 높여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및 이를 통한 완전월급제를 유도하는 취지도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피고를 비롯한 서울지역 택시운송사업자들로 구성된 C조합은 구성원들의 위임을 받아 서울지역 택시운전근로자들로 구성된 D연맹 E본부와 사이에 이른바 중앙임금협정을 체결(2006년~2019년)하였는데, 위 각 연도별 중앙임금협정에는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에 관한 합의 외에 사납금의 인하 내지 제한적 인상, 고정급의 증액, 유류제공량 증가 등과 같은 근로조건의 개선내용을 포함하고 있었고, 서울시는 서울지역 내 택시운송사업자들이 위 중앙임금협정을 가이드라인으로 하여 개별임금협정을 체결하도록 행정지도하였다.

즉, 서울시는 택시운송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여 궁극적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달성하기 위하여 사납금의 인상을 제한하면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을 실시하였고, 피고는 서울시의 행정지도 내지 권고 하에서 각 연도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체결 전후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잠탈하기 위하여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서울시의 행정지도에도 불구하고 중앙임금협정에서 정한 내용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 2017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인 5시간은, 2017년 중앙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인 5시간 30분에서 30분 더 단축된 것에 불과한 점, ⓑ 2017년 중앙임금협정은 사납금과 관련하여 130,500원을 기준액으로 권고하되 현행에서 일 5,000원 인상할 것을 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2017년 임금협정에서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은 점, ⓒ 2019년 임금협정은 2019. 1.부터 그 적용을 예정하고 있으나 2019년 중앙임금협정은 2019. 12. 1.부터 적용을 예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2019년 임금협정을 2019년 중앙임금협정과 비교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점, ⓓ 2019년 임금협정을 2017년 중앙임금협정과 비교했을 때, 소정근로시간이 1시간 더 단축하기는 하였으나, 사납금의 수준은 기존과 같이 유지하였고 2017년 중앙임금협정 내용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연료를 전량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중앙임금협정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②

특정 임금협정이 이루어진 연도에 지급된 비교대상임금을 직전 연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누어 산정한 시간당 비교대상임금이 법정 최저시급을 상회하는 경우에는 사용자인 피고에게 최저임금법 등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때,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비교대상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이루어진 2017년도와 2019년도에 지급된 비교대상임금을 각 직전 연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2018. 12. 31. 이전은 주휴시간 제외, 2019. 1. 1. 이후는 주휴시간 포함)을 기준으로 나누어 시간당 비교대상임금을 산정하여도 아래 표와 같이 모두 법정 최저시급을 상회하는 바,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1>

<2>

<3>

<4>

③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고 약 8~10년이 경과 한 후 이루어진바, 소정근로시간의 단축과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고,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시 피고의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사정도 찾아보기 어렵다.

(3)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있었는지 여부

①

서울시는 택시운송원가 분석 및 요금체계 개선 학술 용역보고서(이하 ‘용역보고서’라고 한다)를 통해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서울지역 택시요금 인상, 시계외 할증 전면 확대, 앱택시 활성화로 아래와 같은 변화가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위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6년도 택시 승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1일 대당 운송수입금, km당 운송수입금, 근무시간당 운송수입금은 모두 증가하였고 F 등과 같은 앱택시 활성화 등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 방식이 순항식에서 대기식으로 변하였으며 1일 대당 영업거리가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차율이 증가하였고, 1일 대당 운행시간이 감소한 사실이 인정된다. 즉, 2016년에는 택시의 운행 효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하였고, 이러한 영업환경의 변화는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시간 내지 근무형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영업환경의 개선 효과가 2016년으로 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체결 당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종전과 비교하여 아무런 변경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②

용역보고서(13p)에 따르면, 택시를 정상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대당 2.4명 정도의 운전자가 필요하나 2016년 기준 서울의 법인택시 1대당 운전자 수는 약 1.68명으로 택시운송사업자들은 심각한 구인난과 가동률 저하를 겪고 있고, 서울시 택시운전근로자들 과반수의 연령대는 50대 이상으로, 평균 연령대가 점차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즉, 택시 운행 효율이 증가한 것과는 별개로 택시업계의 업황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업계의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택시 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③

서울지역 택시요금은 2019. 2. 16.을 기준으로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주간 중형택시요금 기준)되었으나, 피고는 2019년 임금협정을 통하여 기존 사납금 수준을 유지하였다. 요금 인상된 이후에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종전과 동일한 시간을 근로하더라도 더 많은 수입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면 이와 같은 사정변경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④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와 같은 환경의 변화에도 실제 운행시간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운행시간에는 사납금을 벌기 위한 시간과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시간이 모두 포함되는데 사납금을 벌기 위한 시간을 달성한 후에도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더 많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해 자의에 따라 실제 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고 유지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노사합의에 따른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은 다른 개념인 점, 임금협정상 1일 배차시간을 오전과 오후 각 10시간으로 하되 소정근로시간을 제외한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하여 근로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들의 운행시간에 큰 변동이 없었을지라도 이는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것으로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전반적인 근무여건 및 근로조건이 개선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4)

기타의 사정

①

만약 소정근로시간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해당 연도의 최저임금이 증가할 경우 최저임금법 준수를 위하여 시간당 고정급이 높아져야 하고 피고로서는 그 재원 마련을 위한 사납금 증액의 압력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서울시의 정책으로 인해 사납금 인상은 제한되었다. 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는 오직 사납금을 기준으로만 세금, 건강보험료 등을 부과받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피고의 노동조합과 근로자들 측에서도 고정급 총액이 증액됨으로써 사납금 상승을 유발하는 것보다는 사납금 인상 폭을 줄여 사납금 납부의 부담을 덜고 근무환경 변화 등으로 늘어난 운송수입금 가운데 사납금을 납부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더 획득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정상적으로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운송사업자인 피고가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할 당시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른 임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회피할 정도의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한편 원고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5>가 신설되었고, 위 법 조항의 제정 이유가 최저임금 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실정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저임금제 잠탈 목적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막기 위하여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가 신설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그 시행일을 서울시와 이외의 지역으로 구분하여 명시하고 있는바(특히 서울시의 경우 위 법 개정일로부터 약 1년 6개월이나 지난 이후인 2021. 1. 1.이다), 이를 위 법 개정 이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확인한다거나 무효로 본다는 내용으로까지 해석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않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1)

최저임금 미지급액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조항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최저임금법 제5조의2는 “최저임금의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임금을 정하는 단위기간이 제5조 제1항에 따른 최저임금의 단위기간과 다른 경우에 해당 근로자의 임금을 최저임금의 단위기간에 맞추어 환산하는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는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에 대하여 ‘1주 또는 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였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1주 또는 월의 소정근로시간’은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7호에서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고,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최저임금액 산정을 위한 월 소정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고려할 필요가 없으므로(대법원 2021. 6. 24. 선고 2021다221553, 221560 판결 참조), 2018. 12. 31.까지의 월 소정근로시간은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제외하고 산정하여야 한다. 한편, 2019. 1. 1.부터 시행된 현행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는 월 소정근로시간에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되는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합산하여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2019. 1. 1. 이후의 월 소정근로시간은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포함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나)

최저임금 미지급액의 산정방법

앞서 본 바와 같이 비교대상임금은 월 단위로 지급된 것이고,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급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비교대상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상 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누어 시간급으로 환산하여야 하고, 만약 그와 같이 환산한 시간급이 시간급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면 그 차액에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을 곱하여 월별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계산함에 있어, 아래와 같은 계산식으로 월별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산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계산한 최저임금 미지급액은 위 법리에 따라 산정한 월별 최저임금 미지급액의 범위를 넘지 않으므로, 아래 계산식에 따라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계산하기로 한다.

원고가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구하는 기간 중 원고의 각 월별 최저시급, 1일 소정근로시간, 근로일수, 만근일수, 주휴일수가 별지2 최저임금 미지급액 산정표의 ‘최저시급’, ‘소정근로시간’. ‘근로일수’, ‘만근일수’, ‘주휴일수’란 각 기재와 같은 사실, 비교대상임금에 기본급, 근속수당, 승무수당, 상여금, 운행숙달보조금이 포함되고 원고가 같은 기간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비교대상 임금이 같은 표 ‘비교대상임금’란 각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별 다툼이 없다. 이에 기초하여 원고의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계산하면, 같은 표의 ‘미지급액’란 기재 금액과 같다.

2)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니다.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고정적으로 지급되어야 한다. ‘고정성’이라 함은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 업적, 성과 기타의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는 성질’을 말하고, ‘고정적인 임금’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고정성을 갖춘 임금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된 임금이므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추가적인 조건을 충족하여야 지급되는 임금이나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지급액이 변동되는 임금 부분은 고정성을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통상임금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법이 정한 도구개념이므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통상임금의 의미나 범위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 등에 의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성질상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다.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각 해당 근로에 대한 임금산정의 최저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통상 임금의 성질을 가지는 임금을 일부 제외한 채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산정하도록 노사 간에 합의한 경우 그 노사합의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위 기준에 미달할 때에는 그 미달하는 범위 내에서 노사합의는 무효이고,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통상임금의 범위

기본급과 근속수당이 통상임금 범위에 산입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 즉 ① 승무수당과 관련하여 2016년 임금협정서에는 ‘승무 중 택시발전법 및 여객 운수사업법 준수사항을 위반하지 아니한 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2017년 임금협정서에는 위와 같은 내용에 ‘월 13일 이상 근무한 자’라는 조건이 추가로 규정되어 있는 점<6>, ② 그러나 개인별 월 임금대장에 따르면 원고는 2017년 임금협정 적용 전후를 불문하고 월 13일 이상 근무하였는지와 무관하게 매월 승무일수에 비례하여 승무수당을 일할 지급받아온 점, ③ 이에 비추어 피고는 개별 근로자마다 승무수당에 대하여 일일이 지급조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를 심사, 판단하지 않고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이를 지급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승무수당도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될 것이 예정된 것으로서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 인정되므로,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의 산정

그렇다면 위 법리에 따라 주휴수당을 제외한 기본급, 근속수당, 승무수당을 포함하여 산출한 통상시급(‘수정된 통상시급’)을 기준으로 야간근로수당을 계산하여 그 금액과 실제 지급된 야간근로수당과의 차액이 있다면 그 차액이 피고에게 지급되어야 하고 이를 반영한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다.<7>

원고가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을 구하는 기간 중 각 월별로 오후 근로를 한 일수와 같은 기간 적용되는 각 연도별 임금협정에서 정한 야간근로시간, 통상임금 항목, 같은 기간 원고에게 지급된 야간근로수당이 별지3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산정표의 ‘오후 근로일수’, ‘야간 근로시간’, ‘통상임금 항목’, ‘기지급 금액’란 각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별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계산한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은 같은 표 ‘미지급 금액’란 기재 금액과 같다.

3)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지급액 51,151원,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483,946원, 합계 535,09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2023. 1. 19.자 청구취지 변경 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3. 1. 2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2. 2.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성훈(재판장) 권순호 권기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