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본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 및 이 사건 반소를 각 각하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23,979,871원 및 그 중 17,166,664원에 대하여는 2022. 3. 16.부터, 나머지 6,813,207원에 대하여는 2022. 3. 30.부터 각 2025. 11. 2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의 2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하고,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화학분석 물질확인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와 2020. 8. 24. 그 날부터 2020. 11. 23.까지 3개월을 계약기간으로 한 근로계약을, 2020. 11. 24.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두 근로계약은 계약기간 외에 다른 내용은 동일하다, 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1. 6. 말경 피고에게 2021. 7. 16.까지 근무하고 퇴사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사직’라 한다). 그런데 피고는 2021. 7. 14. 원고를 전화마케팅 사업 부문의 영업직원으로 인사발령 하였고, 원고는 이에 따라 영업직원으로 피고에서 근무를 계속하였다.
피고는 2021. 8. 13. 원고에게 이메일로 이 사건 1차 사직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1. 8. 13.자로 해지되었음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원고는 2021. 11. 11.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7.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 이에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4. 18.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피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2023. 5. 18. ‘원고의 이 사건 1차 사직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에 해당하나, 원고는 피고의 동의를 받아 묵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통보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하고, 철회된 이 사건 1차 사직은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2구합1869호, 피고의 항소(서울고등법원 2023누45561호) 및 상고(대법원 2024두34542호) 기각으로 확정, 이하 ‘이 사건 행정판결’이라 한다].
피고는 2022. 2. 26. 원고에게 2022. 3. 2.부터 복직할 것을 통지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에서 2022. 3. 2.부터 근무하다가 2022. 3. 15. 피고에게 ‘2022. 3. 2.부로 사직한다’는 의사표시(이하 ‘이 사건 2차 사직’이라 한다)와 함께 이 사건 해고(2021. 8. 13.) 이후 복직 및 이 사건 2차 사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때(2022. 3. 2)까지 발생한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소송요건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 사건 판정·재심판정 및 행정판결과 동일한 소송물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중복소송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행정판결은 피고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다투는 것으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부당해고 기간 발생한 임금 등을 청구하는 본소 청구와 당사자 및 소송물을 달리한다.
또한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판정·재심판정 절차는 원고의 본소 청구 전 이미 모두 종결되었으므로, 원고의 본소 청구가 이 사건 판정·재심판정과 중복된 소송이라 볼 수 없다. 설령 피고의 주장을 ‘이미 이 사건 판정·재심판정에서 결정한 사실을 더 이상 다툴 수 없다’는 취지로 선해하더라도, ① 이 사건 판정·재심판정은 법원의 판결이 아니므로 기판력이 생기지 않아 이를 다시 다투는 것이 허용되는 점, ② 이 사건 판정은 사용자에게 이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노사간의 사법상의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5310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근로자는 사법상의 지위를 확보하거나 권리를 구제받기 위하여 사용자를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판정에 따른 금전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행정벌인 이행강제금을 납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사법상 임금 등 채권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이를 민사소송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본소 청구가 근거법령을 특정하지 않았으므로 부적법하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본소로 해고무효확인, 미지급 임금·연차휴가미사용수당·퇴직금, 위자료를 청구하면서 각 채권의 발생원인 및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혀 각 소송물을 특정하였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여부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통보 이후 피고로부터 복직 통지를 받고, 2022. 3. 2. 복귀하여 근무하다가 2022. 3. 15. ‘2022. 3. 2.부로 사직한다’는 이 사건 2차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여 근로관계를 2022. 3. 2.자로 종료시킨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변론종결일 이전인 2022. 3. 2. 종료되어 해고무효확인의 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원고의 본소 중 해고무효확인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본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나머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통보에 따른 해고의 무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이 사건 1차 사직은 원고가 그 이후에도 피고의 인사명령에 따라 계속 근무하는 등 사정을 고려할 때 그 사직의 의사표시가 피고의 동의하에 묵시적으로 철회된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 ②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1차 사직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통보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해고에 해당하는 점, ③ 이미 철회된 원고의 이 사건 1차 사직이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고, 달리 피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들을 종합하더라도 이 사건 통보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통보에 따른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부당해고로 그 효력이 없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발생 및 범위
부당해고기간 임금 등 청구에 관한 판단
미지급 임금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통보에 따른 해고가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한편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서 계속 근무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월 급여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2,583,333원(= 연봉 31,000,000원 ÷ 12월, 원 미만 버림)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해고기간(이 사건 통보에 따른 해고 이후 원고가 복직을 명한 날까지) 원고가 정상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합계 17,166,664원[= (2,583,333원 × 6월) + (2,583,333원 × 20일/31일), 원 미만 버림]을 지급하여야 한다.
미지급 연차휴가미사용수당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이 규정한 유급연차휴가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1년이 지나기 전에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그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임금인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다48297 판결 참조).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또는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은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므로,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다48297 판결 참조). 따라서 1년을 초과하되 2년 이하의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최초 1년 동안의 근로제공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른 11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고, 최초 1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15일의 연차휴가까지 발생함으로써 최대 연차휴가일수는 총 26일이 된다(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다245419 판결 참조).
근로자가 부당해고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이 연차휴가수당인 경우 해당 근로자의 연간 소정근로일수와 출근일수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의 요건을 충족하면 연차유급휴가가 부여되는 것을 전제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야 하고, 이를 산정하기 위한 연간 소정근로일수와 출근일수를 계산함에 있어서 사용자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근로자가 출근하지 못한 기간을 근로자에 대하여 불리하게 고려할 수는 없으므로 그 기간은 연간 소정근로일수 및 출근일수에 모두 산입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2020. 8. 24.부터 이 사건 2차 사직의 의사표시로 근로계약을 종료한 2022. 3. 2.까지(부당해고 기간을 포함한다)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존속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따라서 최초 1년 동안의 근로제공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른 11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고,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종료한 다음 날인 2021. 8. 25.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1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여, 총 26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게 된다.
한편 근로자가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1년이 지나기 전에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임금인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하는 경우 이러한 연차휴가수당 역시 취업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다면 통상임금을 기초로 하여 산정할 수당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참조). 월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의 시간급 통상임금은 그 월급 금액을 ‘월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로 나누어 구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르면 원고의 월 급여는 2,583,333원이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4호 및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월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는 209시간으로 산정되므로[= (주의 소정근로시간 40시간 + 소정근로시간 외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8시간) × (365일/12월)/7일], 원고에게 적용되는 시간급 통상임금은 12,360원(원 미만 버림)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시간급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총 26일의 연차휴가에 대한 미지급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합계 2,570,88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미지급 퇴직금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이 정한 바에 따라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으로 산정한다(= 일 평균임금 × 30일 × 계속근로기간). 원고의 이 사건 2차 사직이 있은 2023. 3. 2. 직전 3개월 동안 산정한 일 평균임금(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월 급여 등 임금총액을 90일로 나눈 값이다)을 기초로 계산한 원고의 근무기간(2020. 8. 24.부터 2022. 3. 1.까지, 부당해고 기간을 포함한다)에 대한 퇴직금은 4,242,327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4,242,327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시효소멸 항변
피고는, 원고의 미지급임금 등 채권은 원고가 이 사건 소송 중 그 청구를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른 권리로 특정함으로써 ‘재판상 청구’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2025. 10. 16. 비로소 그 시효기간의 진행이 중단되는데, 그 전에 이미 원고의 미지급임금 등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시효제도의 존재이유는 영속된 사실 상태를 존중하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고 특히 소멸시효에서는 후자의 의미가 강하므로,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때에는 시효중단 사유가 되는데, 이러한 시효중단 사유로서 재판상 청구에는 소멸시효 대상인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하여 소의 형식으로 주장하는 경우에도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이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 시효중단 사유인 재판상 청구를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와 일치하여 고찰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1973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가 소장에서 본소 청구의 법률적 근거를 정확히 특정하지 않았다는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미지급 임금 등을 구하는 취지의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권리 실행의 의사를 표명한 이상, 원고의 미지급 임금 등 채권의 시효기간은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24. 4. 5. 중단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미지급 임금 등 채권의 시효기간은 이 사건 2차 사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2022. 3. 2. 또는 원고의 미지급 임금 등 채권이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던 시기 중 가장 이른 시점인 2021. 8.경(이 사건 통보가 있어 미지급 임금이 발생하기 시작한 무렵)부터 근로기준법 제49조가 정한 3년의 시효기간이 도과하기 전인 2024. 4. 5.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중단되었다.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11463 판결, 대법원 1993. 12. 24. 선고 91다3619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통보 이전에 원고의 이 사건 1차 사직 의사표시가 있었고, 피고에게 그 사직의 의사표시가 묵시적으로 철회되었는지 여부 등에 관한 정확한 법적 판단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통보 사실만으로 피고에게 부당해고에 관한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오로지 원고를 몰아내려는 의도로 이 사건 통지를 하였다거나 해고사유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에 따른 해고를 피고의 불법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3,979,871원(= 미지급 임금 17,166,664원 + 미지급 연차휴가미사용수당 2,570,880원 + 미지급 퇴직금 4,242,327원) 및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그 중 17,166,664원에 대하여는 2022. 3. 16.부터, 나머지 6,813,207원에 대하여는 2022. 3. 30.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1. 28.까지는 민법에 따른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에 관한 판단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68650 판결 등 참조). 확인의 소에 있어서 단순한 사실관계의 확인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23872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반소는 그 기재와 같은 사실관계 또는 의견을 확인해 달라는 것에 불과하고, 이를 당사자 사이의 구체적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반소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 및 피고의 반소는 각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미지급 임금 등 본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하기로 하며, 원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원(재판장) 이현지 박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