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정331
판결선고
2025. 9. 17.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서구 B건물, 지하 2층에 있는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실경영자로서 상시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주차 대행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6. 1.부터 2023. 7. 24.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5,448,337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증인 E의 일부 법정진술
각 거래내역조회
노트촬영사진, 업무내역, 근무내역 및 입금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D은 프리랜서로서 근무했을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죄책을 지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D을 비롯한 이 사건 회사의 주차대행 기사들은 모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의 주차대행 기사들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오전반은 05:00부터 14:00까지, 오후반은 14:00부터 23:00까지 각 9시간을 기준으로 근무하였다. 기사들은 이 사건 회사 사무실로 출근하여 셔틀버스를 타고 다 같이 김포공항으로 이동하였는데, 출퇴근을 할 때마다 페이체크라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또는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피고인에게 출퇴근 사실을 알렸고, 개인 사정으로 근무를 빠지는 경우에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미리 결근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러한 사정을 보면, 설사 기사들의 결근이 자유로웠고 이에 대한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어 기사들이 이에 구속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은 전날 예약된 주차대행 건수에 따라 미리 다음날 필요한 기사의 인원을 산정하였고, 매일 선임 기사 등에게 입출고 차량 목록을 전달하여 선임 기사 등이 확정된 오전반 및 오후반 명단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올리면, 피고인이 직접 해당 명단에 인원을 더하거나 뺄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해당 일자에 결근하는 기사가 있을 경우 이 사건 회사에서 일하는 다른 기사를 대신 출근하게 한 것으로, 이 사건 회사의 기사들이 자신의 계산 하에 자신의 업무 일정을 자유롭게 조정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회사의 기사들은 매일 고정급으로 9만 원을 지급받되, 차량 13대를 기준으로 하여 그보다 더 많이 주차대행 업무를 한 경우 1만 원에서 2만 원 정도 추가로 지급받았다. 또한 기사들은 고객들로부터 그때그때 현금이나 계좌이체 등으로 주차대행 비용을 받은 후 그 중 일당 9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봉투에 넣고 입금액 및 지출액 등을 그 봉투에 기재하여 피고인만 열 수 있는 이 사건 회사 사무실 금고에 넣었고, 피고인은 그 액수를 확인한 후 부족한 금액은 해당 기사에게 보충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기사들은 실제 주차대행을 시행한 차량 대수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고정급이 정해져 있었던 점, 보수를 지급받는 방식 역시 피고인의 감독 하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D 등이 받은 보수 역시 개인의 업무량에 따라 지급되는 사업소득의 성격이라기보다는 근로에 대한 대상적 성격으로서의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김포공항까지 가는 셔틀버스유류비, 현금을 넣는 봉투와 볼펜, 커피와 종이컵 등 기사들이 주차대행 업무를 하면서 소모하는 물품의 비용을 지급하였고, 기사들이 주정차와 관련한 과태료 처분을 받을 경우에도 해당 과태료를 대신 지급해 주었다. 또한 기사들이 주차대행을 하던 중 차량사고가 발생하면 사고비용 중 70%는 이 사건 회사의 보험으로, 나머지 30%는 기사 개인이 부담하였는데, 이를 보더라도 D 등 이 사건 회사의 기사들은 주차대행 업무에 따른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비록 이 사건 회사의 기사들에 대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기사들에 대한 4대 보험도 가입되지 않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사정들을 살펴보면 이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D을 비롯한 이 사건 회사 기사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처단형의 범위: 벌금 3,000만 원 이하
선고형의 결정
벌금형의 선고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 한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인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퇴직금의 액수가 비교적 많지 않다.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다.
위와 같은 정상들 및 기타 피고인의 성행, 연령,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나는 모든 양형요소를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고소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