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 3. 30. 선고 2017노63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9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회사를 회생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대주주가 되었을 뿐 회사의 경영이나 근로자들의 고용과 급여지급에 관여한 사실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상의 사용자가 아니다.

또한 피고인이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체불되었으므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의 항소이유 보충서나 변호인의 변론요지서는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판단하고, 항소이유서에 기재되지 않은 주장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식상으로는 대표이사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사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자는 임금 지불에 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1도3889 판결 참조).

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은 G의 실질적인 사주로서 사실상 G를 경영하여 온 자로 판단되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호의 사업경영담당자에 해당한다.

1)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G의 근로자 D, C, B는 모두 피고인이 G의 회장으로써 인사 및 경영에 관여하여 왔다며 피고인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진정하였다(수사기록 7~9, 20, 28, 39쪽).

2)

피고인도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때문에 서울북부지방노동청에서 조사받을 때는 물론 그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등에 관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서울북부지방법원 2016고약16381)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원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을 때까지도 자신이 G를 경영하여 온 자로서 위 근로자의 사용자에 해당함을 자인하여 왔다.

3)

G는 K가 불교문화사업체를 운영할 목적으로 2015. 2. 7. 설립한 기업인데, 피고인은 K 회장이다. G는 최초 K의 연수원장인 L가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경영하고, K의 부회장이었던 M이 대주주가 되었다. 그러다 2016.초경 K의 실사 과정에서 G의 경영 부실이 드러나 2016. 3.경 L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는데, 피고인은 2016. 3. 23. 이사회를 통하여 H을 G의 명목상 대표이사로, N을 경영책임자로 각 선임하였고, N에게 G의 운영을 맡겼다(증인 N의 법정진술, 수사기록 64쪽).

4)

피고인은 그 이후인 2016. 5. 9. M으로부터 G 주식 800주를 무상으로 인수하여 G의 대주주가 되기도 하였다.

5)

N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최종의사결정권자였으므로 피고인에게 (회사 운영에 관하여) 동의를 받아야 했다"(증인 N 녹취서 13쪽), "D, C, B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에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피고인을 만났는데 피고인이 '일단 수중에 돈이 없으니 먼저 권고사직을 하고 미지급금에 대하여 고용센터에서 연락이 오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라고 말하였다"(증인 N 녹취서 5~6쪽)라며 피고인이 G 운영의 최종의사결정권자로서 근로자인 D, C, B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문제에 관하여도 자신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피고인이 책임지겠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6)

H이 2016. 6.경 G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N이 2016. 7.경 G에서 퇴사한 이후인 2016. 7.말경 피고인이 G의 새로운 대표 겸 경영책임자로 O을 데려왔고, 그에 따라 O이 2016. 8.경 N으로부터 G의 운영에 관한 내용을 인수인계받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O이 G의 대표 겸 경영책임자가 되기를 거부하여 피고인이 G의 청산인으로서 현재 법인의 청산을 진행하고 있다(피고인, 증인 N의 각 법정진술).

7)

N이 G의 경영책임자로서 G의 CEO라고 기재 되어 있는 명함을 가지고 다녔으며, 법인인감과 법인계좌, 공인인증서 및 OTP 카드 등을 관리하면서 직원들의 급여를 지 출하고(일부 급여는 N의 개인 계좌에서 지급되기도 하였다), 근태 등 인사 관련 서류를 관리해 오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이 G의 실질적인 사주이자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자로서 N에게 G의 운영을 맡겼기 때문일 뿐이다. 이에 따르면 N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엄무를 담당하여 온 실무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의 '사용자'인 '근로자에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할 수는 있을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2조의 '사용자'인 '사업경영의 주체'나 '사업경영 담당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다.

한편, 피고인 및 변호인은, N과 G의 근로자인 C, B가 퇴직 전인 2016. 6. 28. G와 동일한 목적의 회사인 P(이하 'P'라 한다)를 설립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었고, 위 P를 통하여 기존 G와 거래했던 불교 및 교육 관련 단체들에게 G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G의 기존 진행 사업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켜 정상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임금이 체불된 것인데, 이는 피고인이 예측할 수 없는 사유이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증인 N의 이 법정에서의 법정진술, 증 제9,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N, C, B가 2016. 6. 28. P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그 즈음부터 P를 설립하여 운영할 계획을 하였고, 2016. 8.경 Q 사업수주와 관련하여 해당 업체의 직원들에게 G가 아닌 P에게 위 사업을 수주하여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N, C, B가 자신들이 설립할 P를 위하여 기존 거래업체들에게 G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G의 기존 진행 사업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존재하지 아니하고, N이 거래업체에게 G가 아닌 P에게 사업 수주를 요청한 것은 N과 근로자들이 퇴사한 이후인 2016. 8.경에 있었던 일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 인정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근로자들의 임금이 체불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위 나.의 ⑤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당시 N으로부터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이 미지급되고 있는 문제에 관하여 보고를 받았음에도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말고 권고사직을 권유하라고 지시까지 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현재까지 근로자들에게 체불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체불한 각 근로자별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인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제외하고 특별한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사비로 G의 보험료, 지방세 등 채무를 납부하는 등 G의 정상화를 위해서 일부 노력하기도 하였고 G의 운영을 통하여 특별히 개인적인 이익을 얻어 온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피고인이 K의 회장으로서 향후에도 종교 관련 사회복지법인의 임원이 되고자 희망하고 있는데 2018. 4. 25. 시행예정인 사회복지사업법(법률 제15022호로 2017. 10. 31. 개정된 것) 제19조 제1의 가항에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사회복지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이 사건 범행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어 확정될 경우 피고인이 향후 직업 선택과 관련하여 자신이 범한 범죄에 비하여 형벌 외에 과도한 불이익을 입게 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4.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고,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