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2. 1. 5. 선고 2011나2597 판결

2011

주문

1.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하여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하는 피고(반소원고) 패소부분을 각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반소피고)들의 본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A에게 6,343,373원, 원고(반소피고) B에게 6,490,551원, 원고(반소피고) C에게 5,472,541원, 원고(반소피고) D에게 5,484,738원, 원고(반소피고) E에게 4,648,134원, 원고(반소피고) F에게 1,628,028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9. 7. 15.부터 2012. 1. 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2.

제1심판결 중 원고(반소피고) E와 원고(반소피고) F에 대한 반소에 관하여 아래에서 각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피고(반소원고) 패소부분을 각 취소한다.

피고(반소원고)에게, 원고(반소피고) E는 73,668원, 원고(반소피고) F는 705,493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0. 11. 24.부터 2012. 1. 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3.

피고(반소원고)의 본소에 관한 나머지 항소와 원고(반소피고) E, 원고(반소피고) F에 대한 반소에 관한 각 나머지 항소 및 원고(반소피고) A, 원고(반소피고) B, 원고(반소피고) C, 원고(반소피고) D에 대한 반소에 관한 각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그 1/3은 원고(반소피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 중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주식회사 H(이하 'H'라고 한다)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대표이사로서, 2000년경부터 서울도시가스 주식회사(이하 '서울도시가스'라고 한다)로부터 서울 은평구 지역의 가스 안전점검 및 검침 사업을 위탁받아 위 H를 통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중 2005. 10. 1.부터 위 사업 부문을 분리하여 서울도시가스 I고객센터(이하 'I고객센터'라 한다)를 설립하고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마친 뒤 이를 통하여 위 가스 안전점검 및 검침업무를 계속 수행하다가 2009. 6. 30. 그 위탁관계가 종료됨으로써 I고객센터를 폐업하였다.

나.

원고 A은 2000. 9. 18., 원고 B는 2001. 5. 31., 원고 C는 2002. 3. 13., 원고 D은 2002. 6. 25., 원고 E는 2003. 1. 13. H에 각 입사하여 도시가스 안전점검 및 검침 업무에 종사하여 오다가 2005. 10. 1.부터는 I고객센터에서 같은 업무를 계속하였고, 원고 F는 2007. 7. 1. I고객센터의 직원으로 입사하여 역시 도시가스 안전점검 및 검침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며, 원고들은 I고객센터가 폐업함에 따라 2009. 6. 30. 모두 퇴직하였다.

다.

H는 2001. 5.경부터 직원들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연봉제를 도입하였는데, 한편, 당시 H의 직원으로 근무 중이던 원고 A은 2001. 3. 1. 연봉제가 도입된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새롭게 작성하였다(을 제14호증의 7 참조). 그 후로 원고들은 모두 1년제 연봉계약에 따라 H 또는 I고객센터에서 근무하여 왔는바, 원고들과 H 또는 피고 사이에 원고들 근로기간 중 일부에 관하여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월 기본급 액수, 월차 수당액, 이를 합한 월급액과 12개월분 월급을 합한 연간급여액수, 1년간의 퇴직금 액수가 정해져 있고 이를 모두 합한 연봉액을 12개월로 분할하여 월 지급되는 급여액수가 특정되어 있다(을 제1호증의 1 내지 5, 을 제14호증의 1 내지 14 참조).

라.

피고는 연봉제 실시 이후 원고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면서 매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포함하여 미리 지급하여 왔는데, 피고가 I고객센터를 운영한 기간 동안인 2005. 10.분부터 2009. 6.분까지 원고들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 합계는 별지 각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1, 2, 8, 14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연차 유급휴가수당 청구

1)

원고의 주장

원고들은, H 또는 I고객센터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에게 퇴직일을 기준으로 이전 3년 동안의 연차 유급휴가수당을 청구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먼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H의 가스 안전점검 및 검침 사업 부문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I고객센터를 운영하는 피고에게 그대로 이관되었으므로, 원고 F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H에 대한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에게 포괄승계되어 위 원고들이 퇴직할 때까지 근로의 계속성이 유지되었다(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38551 판결 등 참조).

한편, 피고는 당심에서 마지막으로 제출한 2011. 11. 24.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원고 A과 B가 2002. 2.말경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집단적으로 사퇴하였다가 2002. 3. 23. 재입사하였는바, 위 원고들의 입사일을 2002. 3. 23.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을 제22호증의1, 2, 제2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따르면, 원고 A, B가 2002. 2. 25. 급여가 적다는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가 2002. 3. 23.자로 재입사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스스로 근로기준법 위반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으면서 원고 A이 2000. 9. 18.부터 2009. 6. 30.까지, 원고 B가 2001. 5. 30.부터 2009. 6. 30.까지 계속 근무한 것으로 진술하였고, 위 준비서면을 제출하기까지 피고는 위 근로기간 자체에 대하여는 전혀 다툰 적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 퇴직의 의사표시를 수리하는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여 중간에 위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이 해지되어 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40931 판결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는 근로자가 1년간 계속 근로한 경우 개근 또는 9할 이상을 근무함으로써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이상, 연차휴가는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이고, 그 연차휴가수당도 개근 또는 9할 이상을 출근한 1년간의 근로를 마침으로써 확정되고, 연차휴가권을 취득한 근로자가 그 휴가권이 발생한 때로부터 1년 이내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1년이 경과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 휴가권이 소멸하는 대신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임금으로서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60조, 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1080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 제58조에 따르면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갑 제1, 3, 6(가지번호 포함), 8 내지 11, 18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은 도시가스 안전 점검과 사용량 검침, 요금납부 고지서 송달(매월 4일 정도가 소요 된다), 본사에서 시달하는 업무 등을 하였는데, 업무 특성상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정해진 근무기간 내에 일정 업무량을 완수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원고들이 그 업무량을 완수하지 못하였다거나 또는 H 및 피고의 비상소집에 응하지 않았다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민원이 제기된 적은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근로기간 동안 개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서울도시가스에 개인정보단말기를 통하여 도시가스 안전 점검 및 사용량 검침 결과를 송부한 자료를 토대로 그 결과를 송부한 자료가 없는 날에는 원고들이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야 하거나 또는 원고들이 필요한 경우 H 또는 피고에게 보고하지 않고 휴무하였으므로 연차 유급휴가를 이미 사용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특정일에 지나치게 많은 자료가 송부된 것으로 보아 원고들은 자신의 업무를 해태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연차휴가수당 청구는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제1심법원의 서울도시가스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결과에 따르면, 원고들이 도시가스 사용량 검침 결과를 개인정보단말기로 송부한 자료상 특정일에 실제 검침 후 그 결과를 입력한 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자료가 송부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들의 업무에는 안전 점검 및 사용량 검침 이외에도 고지서 송달 및 부재 중 세대의 전화를 받는 등의 부수업무를 포함하고 있어 개인정보단말기로 검침 결과를 송부한 시기 및 횟수만으로는 그 자료가 없는 날 원고들이 자율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였다거나 자신들의 업무를 현저히 해태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들에게 연차휴가일수에 해당하는 통상임금을 수당으로 지급하여야 하는바, 각 연도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구 근로기준법(2001. 8. 14. 법률 제6507호로 개정된 것) 제59조에 근거하여 퇴직일부터 3년 이전의 기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연차휴가일수 및 연차 수당액은 별지 기재와 같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있다.

나.

퇴직금 청구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 제5조, 제8조 제1항, 제9조에 따라 원고들에게 H에서 근무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는 그 산정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이 포함되는 것이므로, 원고들에게 지급되었어야 할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기본급(원고들은 2009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기본급을 지급받았다), 월차 유급휴가수당을 산정하면, 별지 기재 '기본급', '월차수당'란 기재와 같다.

한편,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퇴직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한 날 이전 3개월간에 그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제한 금액을 말하므로, 퇴직하는 해의 전 해에 개근하거나 9할 이상 출근함으로써 연차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었는데도 이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그 기간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연차휴가수당은 퇴직하는 해의 전 해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이지 퇴직하는 그 해의 근로에 대한 대가가 아니므로, 연차휴가권의 기초가 된 개근 또는 9할 이상 근로한 1년간의 일부가 퇴직한 날 이전 3개월간 내에 포함되는 경우에 그 포함된 부분에 해당하는 연차휴가수당만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 총액에 산입되며,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권 발생의 기준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 1년간의 근무를 채우지 못하고 퇴직한 경우 그 기간 중의 근무일수가 연차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는 출근일수에 미달한다면 그 근무일수에 상당하는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총액에 산입될 연차휴가수당은 없다(대법원 1996. 12. 23. 선고 95다326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 A, C, E가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는 연차휴가수당은 위 원고들이 각 근무기간인 2007. 9. 18.부터 2008. 9. 17.까지(원고 A), 2008. 3. 13.부터 2009. 3. 12.까지(원고 C), 2008. 1. 13.부터 2009. 1. 12.까지(원고 E) 1년간 근로한 대가로서 위 연차휴가수당이 2009. 6. 30. 퇴직한 위 원고들의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없고, 나아가 위 원고들이 연차유급휴가권의 발생의 기준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 1년간의 근무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였고 그 기간 중의 근무일수가 연차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는 출근일수에 미달하므로(각 연차유급휴가권의 발생 기준 시점, 즉 원고 A은 2008. 9. 18.부터, 원고 C는 2009. 3. 13.부터, 원고 E는 2009. 1. 13.부터 1년 또는 9할 이상의 출근일수를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였다), 결국 위 원고들의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 산입할 수 있는 연차수당이 없다. 또한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에도 퇴직하기 전 3개월에 해당하는 부분에 상응하는 연차휴가수당만이 평균임금에 산입되어야 하므로, 원고 B는 2009. 4. 1.부터 2009. 5. 30.까지 60일분에 상응하는 연차수당 89,424원(= 544,000원 × 60/365일, 원 미만은 버린다. 이하 같다), 원고 D은 2009. 4. 1.부터 2009. 6. 24.까지 85일분에 상응하는 연차수당 119,232원(= 512,000원 × 85/365일), 원고 F는 2009. 4. 1.부터 2009. 6. 30.까지 3개월분에 상응하는 연차수당 87,999원(= 352,000원 × 3/12월)이 각각 산입된다.

위와 같은 기본급과 월차수당의 각 3개월분과 인정된 연차수당을 기초로 한 평균임금과 퇴직금 액수를 산정하면, 위 표 기재 '평균임금'란 및 '퇴직금액'란 각 기재와 같은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금액 범위 내에 있는 위 '퇴직금액'란 각 기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상계항변 및 반소청구 등에 관한 판단

가.

선지급 퇴직금의 부당이득반환 주장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에게 장래 발생할 퇴직금을 미리 분할하여 지급하였는데 이는 법률상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가질 수 없는바, 원고들은 법률상 아무런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이어서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므로, 이 사건 2010. 2. 12.자 답변서 부본의 송달로써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퇴직금청구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함과 아울러 이 사건 반소로써 그 반환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2)

부당이득반환채권의 발생

가)

관련 법리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기준법 제18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 4, 6, 7, 9, 17,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당심 증인 J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급여 지급시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에는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실제로 피고는 임금과 구별하여 특정된 금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으며, 피고가 H의 직원들과 차별하여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탈하려고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별지 기재와 같이 법률상 원인 없이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원고들은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원고들은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와 같이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①

피고는 2001. 5.경부터 H의 전직원들에 대하여 연봉제를 실시하였는데, 원고들 중 일부와 피고가 2001. 3. 1.경부터 2005. 10. 24.경까지 근로기간 1년으로 정하여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을 제1호증의 1 내지 5, 을 제14호증의 1 내지 14)에 따르면, 월 기본급 액수, 월차 수당액, 이를 합한 월급액과 12개월분 월급을 합한 연간급여액수 및 1년간의 퇴직금 액수가 각각 정해져 있고, 이를 모두 합한 연봉액을 12개월로 분할하여 월 지급되는 급여액수가 특정되어 있다.

②

원고들은 피고에게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연초에 당해 연도에 발생할 퇴직금을 매월 급여 지급시 분할하여 선지급 해달라는 내용의 퇴직금 요청서에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자필서명을 하여 제출하였다.

③

피고는 연봉제를 실시한 2001. 5.경부터 2006. 5.경 이전까지 H 직원 및 원고들과 같은 I고객센터 직원들에 대하여 퇴직금을 분할하여 미리 지급해 오다가 2006. 5.경 퇴직금 적립계획을 세우고 2006. 5. 16. H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사업주 부담금액을 납부하여 왔으며, 원고들의 경우에는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할 계획으로 2006. 6. 15.경 2006. 5.분 급여를 지급하면서 퇴직금 액수만큼 제외하고 지급하였다가 원고들의 요구로 2006. 7. 18. 누락된 위 퇴직금액을 별도로 원고들에게 송금하였다(원고들은 위와 같이 별도로 입금된 금원에 대하여 서울도시가스 본사에서 지급된 실사비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④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2008년 및 2009년 급여가 최저임금에 미달하고,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최저임금법 위반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형사사건에서, 원고 A, B, D은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가 매월 지급한 금액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혹은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며, 원고들이 피고의 위 근로기준법 위반과 관련하여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피고는 근로기준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공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0고정1469).

⑤

피고가 작성한 2006. 1.분부터 2009. 6.분까지 작성한 월 급여대장에는 원고들에 대한 임금이 기본급, 월차수당, 퇴직금 항목으로 구분되어 있고, 월 급여명세서에도 퇴직금 항목이 별도로 기재되어 있다(원고들은 급여명세서를 전혀 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 A은 위 형사사건에서 '한 두 번은 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⑥

원고들의 2009년도 임금 및 일부 원고들의 2008년도 임금은 퇴직금 명목으로 선지급된 금액을 제할 경우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나, 피고는 이와 관련하여 형사처벌을 받았고, 원고들이 수령한 급여가 H 직원들과 비교하여 적은 금액이라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만 면탈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급여가 적은 원고들의 입장에서 매월 실수령액을 높이기 위하여 퇴직금의 선지급을 요청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

3)

상계의 범위(본소 인용 범위)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은 원고들이 퇴직한 2009. 6. 30. 변제기가 도래하였고, 원고들의 위 채권과 피고 원고들에 대한 별지 의 각 '합계'란 기재 각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같은 날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위 양 채권을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2010. 2. 12.자 답변서가 2010. 2. 24. 원고들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로써 원고들의 위 퇴직금채권 중 그 1/2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원은 위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과 대등액에서 소멸하였으며, 그 소멸 후 남은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은 별지 의 '상계후 퇴직금액'란 기재 각 금원과 같다. 따라서 피고의 위 상계항변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표 기재 '상계후 퇴직금액'란 기재 금액과 연차수당액을 합한 '본소 인용금액'란 각 기재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퇴직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한 2009. 7. 15.부터 피고가 이 사건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2. 1. 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반소 인용 범위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뒤 2010. 10. 28.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별지 기재와 같이 원고 E, F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상계로 모두 소멸하였고, 다만 원고 E에 대하여 상계 후 73,668원(상계대상 퇴직금액 2,993,974원 - 부당이득반환채권 3,067,642원), 원고 F에 대하여 상계 후 705,493원(상계대상 퇴직금액 956,027원 - 부당이득반환채권 1,661,52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남아 있음이 계산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원고 E, F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선지급으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고, 피고의 원고 E, F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각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따라서 피고에게, 원고 E는 73,668원, 원고 F는 705,493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0. 11. 24.부터 위 원고들이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2. 1. 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에 대하여 2009. 7. 1.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그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에 비로소 지체책임을 지므로(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범위를 넘는 피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나.

무단결근으로 인한 부당이득반환 주장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07. 12. 1.부터 2009. 6. 30.까지의 기간 중 원고 A은 59일, 원고 B는 89일, 원고 C는 62일, 원고 D은 170일, 원고 E는 232일, 원고 F는 44일 동안 도시가스 안전 점검 및 사용량 검침 자료를 개인정보단말기로 송부한 자료가 없는바, 위 기간동안 결근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또한 원고들이 탁상검침을 하는 등 업무를 현저히 해태하였으므로, 위 각 결근일의 급여 상당액에 해당하는 금액, 즉 원고 A은 2,022,048원, 원고 B는 2,956,224원, 원고 C는 2,015,248원, 원고 D은 5,525,680원, 원고 E는 7,540,928원, 원고 F는 1,408,00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제1심법원의 서울도시가스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결과에 따르면, 위 기간 동안 원고들이 도시가스 안전 점검 및 사용량 검침 결과를 개인정보단말기로 송부하지 않은 일수에서 주휴일수를 제외한 일수가 피고가 주장하는 결근일수와 동일한 사실이 인정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도시가스 사용량 검침 결과를 개인정보단말기로 송부한 자료상 특정일에 실제 검침 후 그 결과를 입력한 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자료가 송부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업무는 도시가스 안전 점검, 사용량 검침 외에도 고지서 송달 및 부재중 세대의 전화를 받는 등의 부수적인 업무가 포함되어 있고, 그 중 고지서 송달업무만도 매월 4일 정도가 소요되고, 달리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와 관련하여 민원이 제기되었다거나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바, 원고들이 개인정보단말기로 검침 결과를 송부한 자료가 없는 날이 드러난다는 사정만으로 수령한 임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정도로 원고들이 결근을 하였다거나 업무를 현저히 해태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반소 청구는 이유 없다.

다.

예비적 주장(소멸시효)

피고는, 원고들이 H에서 근무한 2005. 9. 30.까지 발생한 퇴직금 부분은 피고에 대하여 청구할 수 없고 가사 피고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근로기간 2005. 10. 1.부터 2006. 9. 30.까지로 하는 부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피고가 H와 원고들 사이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또한 근로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한 계약기간을 모두 합산하여 계속근로질수를 계산하여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1년 단위로 연봉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여 1년이 경과할 때마다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본소청구와 피고의 원고 E, F에 대한 반소청구는 각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피고의 원고 A, B, C, D에 대한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본소에 관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본소청구를 각 기각하고, 제1심판결 중 피고의 원고 E, F에 대한 반소 부분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 E, F에게 위에서 인정한 금원의 지급을 각 명하기로 하고, 피고의 이 사건 본소에 관한 나머지 항소와 원고 E, F에 대한 반소에 관한 각 나머지 항소 및 피고의 원고 A, B, C, D에 대한 반소에 관한 각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경환(재판장) 박성윤 김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