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의 개발, 공급 및 구현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2022. 8. 22.경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2. 9. 13.부터 ‘C팀(C)’ 담당이사로 근무한 자이다.
피고는 2023. 3. 30. 원고에게, 원고의 직무상 위법행위 내지 부정행위, 피고의 지시에 대한 의도적 불이행 등으로 원고의 직무 수행이 불만족스러웠다는 이유로, 원고가 2023. 3. 31.부터 피고의 역량향상교육(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며, 월말에 ‘미흡’으로 평가될 경우 즉시 고용이 종료될 것임을 통지하였다.
피고는 2023. 5. 16. 원고에게, 원고가 2022. 12.경부터 성과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였고, 역량향상교육을 비롯해 정기적인 피드백과 다양한 개선 기회를 제공하였음에도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고용을 2023. 5. 16.자로 종료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해고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나(제11조 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중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는 제23조 제1항,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제한하는 제24조,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규정한 제27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체결된 고용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위 조항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이 적용된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다98006 판결 등 참조).
고용계약의 해지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하였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을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등 참조).
회사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해고가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74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인지 여부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특정하여 고용을 종료할 목적으로 부당한 내용의 역량향상 교육을 진행하고, 이를 근거로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사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2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피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해고가 해고제한의 특약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해고가 있기 6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원․피고간 체결된 근로계약서 부록 1 제4조의 통지기간 규정에 위배되고, 위 규정은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하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피고간 체결한 근로계약의 부록 1 제4항에 ‘통지기간 : 고용 중단을 위해서는 양 당사자 모두 60일 전에 서면으로 사전 통지해야 합니다. 단, 고용 조건 또는 이와 유사한 항목의 위반이나 불이행으로 인해 고용주가 고용 종료를 개시한 것이 아니라면 고용주는 종료에 대한 사전 통지를 제공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규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 규정은 그 문언상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해고제한의 특약이라고 볼 수 없고, 해고의 예고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6조 규정에 대응하여 예고기간을 늘린 규정으로 보일 뿐인데, 앞서 본 법리 및 위 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에 앞서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피고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별론으로<1>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피고의 2023. 3. 30.자 역량향상교육 통지에서 정한 해고제한의 특약에 반한다고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3,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23. 3. 30. 원고에게 송부한 이메일에는 역량향상 교육에 관한 안내 문서가 첨부되어 있었고, 위 첨부문서에는 역량향상교육에 관한 월말 평가에서 ‘미흡’으로 평가되거나 두 번 ‘보통’으로 평가받아 ‘미흡’으로 간주될 경우 즉시 고용이 종료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위 이메일 본문에는 ‘쌍방 논의한 내용과 관련하여 PIP(역량향상교육) 개시 문서를 첨부합니다. 매주 회의를 개최하여 진행 상황을 리뷰한 후 결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더 나아가 피고가 역량향상교육의 평가 결과 ‘미흡’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만 즉시 해고할 수 있도록 해고 사유를 제한하였다거나, 매주 원고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을 해고의 절차적 요건으로 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피고 사이에 원고 주장과 같은 해고제한의 특약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이 사건 해고가 민법 제660조 제2, 3항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원고는, 원고에 대한 해고의 효력은 민법 제660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의 해지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한 시점인 2023. 6. 16.에 발생하거나, 원고가 보수를 월급으로 받기로 정하였으므로 민법 제660조 제3항에 따라 피고의 해지 통보를 받은 당기 후의 1기를 경과한 날인 2023. 6. 30.이 되어야 함에도, 피고가 이 사건 해고에서 임의로 해고일을 2023. 5. 16.으로 정하였으므로, 이는 법률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이 사건 해고의 효력 발생 시기에 관한 주장일 뿐이므로, 그 주장 자체로 이 사건 해고의 효력 존부에는 영향이 없다. 그러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2>
소결
이 사건 해고에 원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피고에게 해고 다음날인 2023. 5. 16.부터의 미지급 임금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 지급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오미 이승은
각주1)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60일분의 해고예고수당 및 지연손해금 합계 25,211,709원을 지급하였다.
각주2)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 사건 해고에 민법 제660조 제2, 3항이 적용됨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이유 없다. 즉, 민법 제660조 제2, 3항에서는 기간의 약정 없는 고용의 해지에 관한 효력 발생 시기를 규정함으로써 계속적 채권관계가 갑자기 종료하는 데서 오는 불측의 불이익으로부터 당사자를 보호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 관하여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근로자가 다른 직장을 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적인 여유를 부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 동안 생계비를 보장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고 있다(헌법재판소 2001. 7. 19. 선고 99헌마663 결정 참조). 그런데 근로기준법은 민법의 특별법으로 해고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이 우선하여 적용되며,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에 의하면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적용되므로, 사용자인 피고가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에 있어서 근로기준법 제26조가 민법 제660조 제2항, 제3항에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유사 사례로 서울고등법원(춘천) 2023. 5. 26. 선고 2022나2211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