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2012. 4. 1. 퇴직연금에 가입하기 이전에는 퇴직금 분할지급약정 또는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라 피해 근로자들에게 매월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원을 포함하여 급여를 지급하였는바, 비록 퇴직금 분할지급약정 또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무효라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기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피해 근로자들의 퇴직금채권의 1/2를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 상계하는 것이 허용되므로, 피고인이 실제 피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액수는 원심에서 인정한 금액을 크게 하회한다.
더욱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 근로자들과의 퇴직금 분할지급약정 또는 퇴직금 중 간정산이 유효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용자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의 상계 허용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소정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는 하나,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소정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들 사이에 피고인 주장과 같이 매월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원을 포함하여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약정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들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였다고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에 따라 피해 근로자들에게 매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고, 이를 두고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조정적 상계"에서 말하는 '사용자가 계산의 착오 등으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이 무효인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에 내세워 피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 위반죄의 고의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퇴직금이 총 1억 1,800여만 원에 달하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도 없는 점,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당심에 이르러 피해 근로자들 모두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근로자 E, F는 당심 변론종결일 이후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결국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