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1625
판결선고
2019. 11. 26.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C, 2층 소재 ㈜D의 대표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결혼정보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6. 22.부터 2017. 12. 31.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E의 2017. 12. 임금 1,006,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6. 22.부터 2017. 12. 31.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1,237,577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피고인 및 F의, E과의 각 대질 진술 중 각 일부 진술 기재 포함)
E의 진술서(첨부된 유동성 거래내역 조회 포함)
수사보고
(첨부된 E의 고용보험 가입내역, 장년취업지원인턴지원금 수령내역, E의 퇴직금 산정내역 포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근로자성 부정
E은 피고인 동생의 친구로서 본업이 보험설계사이고, 피고인은 E에게 도움을 주고자 호의로 일주일에 3~4일, 몇 시간 정도씩 나와 일을 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즉 E은 출근일이나 근무시간이 정해지지 않았고,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퇴근할 수 있는 사람이므로 E을 피고인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고의의 부존재
E의 월급은 약 100만 원 정도였는데, 장년취업인턴제 지원사업 신청 요건을 갖추기 위하여 상당 기간 동안 위 약 100만 원을 초과하는 월급을 지급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초과 지급에 관하여는 E과 사전에 합의가 된 것으로 E은 초과 금액을 피고인에게 반환하기로 약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실제 초과 지급을 받은 E은 피고인에게 위 약정에 반하여 위 초과 금액을 반환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E은 근태규정에서 정한 근무시간은 물론이고, E이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정해진 근무시간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E의 미지급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채권을 위 초과 지급된 월급액 상당액의 부당이득금반환청구권으로 상계할 수 있었고, 근태규정에 따라 감액될 월급액도 존재하였다. 결국 피고인의 입장에서 E의 임금과 퇴직금에 관하여는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게는 금품미청산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없다.
판단
근로자성의 존재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비록 E이 판시 근무기간 동안 보험설계사로서의 업무를 한 것으로 보이고,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일수에 관하여 어느 정도 재량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증거기록 제2권 제28쪽). 그러나 ① 피고인 및 E이 인정하는 근무기간 동안 ㈜D은 매월 10일을 전후하여 E의 예금계좌로 대체로 일정한 액수의 돈을 이체해 온 점(증거기록 제2권 제23~25쪽), ② E은 ㈜D에서 팀장의 직위를 갖고 고객 상담, 고객 매칭 등의 업무를 수행한 점(증거기록 제2권 제27쪽), ③ 출퇴근 시 E도 회사 컴퓨터에 로그인, 로그아웃하는 방식으로 출퇴근 시간을 사용자 측에 알려온 점(증거기록 제2권 제28쪽), ④ E은 ㈜D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근무 중 알게 될 회사나 고객의 정보, 비밀 등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회사 기밀 및 정보보안 서약서를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제출한 점(증거기록 제2권 제27쪽), ⑤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처음에는 기본급이 80만 원이었다가 추후 100만 원으로 인상되었다고 진술함으로써 E의 급여와 관련하여 기본급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증거기록 제1권 제33쪽) 등을 종합하면, E은 임금을 목적으로 ㈜D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임이 넉넉히 인정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고의의 존재
아래 무죄 부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고용노동부에서는, 만 45세 이상자를 인턴으로 채용한 기업에 대해 인턴 1명당 월 60만 원 한도에서 인턴 기간(최대 3개월) 동안 지원을 하고, 인턴생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 월 60만 원씩 6개월 동안 지원하는 내용의 ‘장년취업인턴제 지원사업’을 실시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45쪽).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위 지원사업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턴생에게 지급하여야 할 최소 월급액이 있고,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 E의 약정된 월급액을 초과하는 월급을 지급해 왔다는 취지로 보인다.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을 때, 근로자가 퇴직한 후에 그 재직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할 경우에는 사용자가 초과 지급된 임금의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38529 판결 참조). 그러나 이 사건에서 초과 지급된 돈은 ‘계산 착오 등으로 인해 초과 지급된 임금’과는 그 성질을 달리한다. 즉 이와 같은 초과 지급은, 1968년생으로서 위 지원사업상 장년취업인턴 대상에 해당하는 E을 통하여 국가지원금을 수령하기 위한, 피고인 자신의 목적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의 경우를, 위와 같이 예외적으로 근로자의 임금 또는 퇴직금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허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사 그러한 경우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D의 사업장은 상시 근로자의 수가 3~4명에 불과한 결혼정보업체로서(증거기록 제1권 제17쪽) E 이외에는 장년취업인턴 지원사업과 관련하여 월급을 초과 지급받아 온 다른 근로자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앞서 살핀 바와 같이 E의 기본급의 액수가 정해져 있어서 초과 지급된 액수를 계산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범의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인 및 변호인은, E이 근태 규정에 따른 출퇴근을 제대로 하지 아니하여 위 근태 규정에 따라 일부 감액되어야 할 임금액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E은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일수에 관하여 어느 정도 재량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재량은 피고인의 양해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E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등 미청산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C, 2층 소재 ㈜D의 대표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결혼정보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2. 27.부터 2018. 1. 23.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B의 2017. 12. 임금 290,322원, 2018. 1. 임금 1,112,903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B의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B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D은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직원의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 여부를 관리해 왔다. 이는 근로자 스스로 위 시스템에 접속하여 출, 퇴근 시간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그런데 B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무 기간인 2017. 12. 26.부터 2018. 1. 23.까지 사이에 위 시스템상 B의 출근일은 불과 11일에 불과하다.
B의 근로계약서상 근로 개시 시각은 09:30임에도(증거기록 제2권 제8쪽) 위 11일의 출근일 중 09:30 이전에 출근한 날이 전혀 없다(대부분 10시가 넘고, 12시를 넘긴 적도 있다. 증거기록 제2권 제20쪽).
위 기간 동안 피고인은 위 출퇴근 시스템에 나타난 정보를 바탕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B에게 출근하지 않은 이유를 묻기도 하였다. 그러나 B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다가 며칠이 지난 후에야 몸 상태가 안 좋다는 정도의 답변을 하는 등 피고인에게 위 출퇴근 관리시스템상 나타난 B의 출퇴근 기록에 관해 별다른 납득할만한 해명을 하지 아니하였다(변호인이 제출한 증 제3호).
위 기간 중 B은 실제 출근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컴퓨터 시스템상 출근한 것처럼 정보를 입력했던 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계속하여 출퇴근 기록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B은 끝내 피고인과의 카카오톡을 차단하고, 피고인과의 접촉 자체를 피하였다(위 증 제3호).
B이 임금체불에 따른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수사기록 제1권 제9쪽),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함에 따라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재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