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관악구 B빌딩 2층에서 상시 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숙박업체인 C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4. 18.부터 2019. 5. 2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 967,094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근로자 D의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은 15시간 미만이었으므로, D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규정에 의한 퇴직급여 지급대상 근로자가 아니다.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D은 2018. 4. 18.경부터 2019. 5. 20.경까지 피고인이 사업주인 C에서 근무하였다. D은 근무기간 동안 위 원룸텔의 방 한칸에서 거주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였다(증거기록 제14쪽).
D은 위 사업장에서 '아침 기상 후 아침밥의 준비, 주방이나 복도 청소, 퇴실자방 청소 및 입실자 안내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증거기록 제7, 15쪽).
피고인과 D 사이에 식사시간에 대하여는 구체적 합의가 없었다. 다만 D은 보통 점심 겸 저녁식사를 16:00부터 약 1시간 동안 하였다(증거기록 제7쪽). 휴게시간에 관하여도 피고인과 D 사이에 구체적 합의가 없어서(증거기록 제14, 20쪽) D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또는 근무시간과 사생활을 영위하는 시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D은 교회, 병원, 지인과의 약속 등 사적인 목적으로 인한 외출 시 피고인에게 외출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만 할 뿐 그 승인을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증거 기록 제1-2쪽, 제7, 15, 26쪽).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D밖에 없었다. 그러나 D은 필요할 경우 사업장 사무실에 본인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남겨 놓고 피고인에게 통보한 후 위와 같이 외출을 하였다(증거기록 제7, 26쪽).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방문하였고, 위 방문 목적도 입주상태나 청소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D의 근무기간 동안 D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지는 아니하였다(증거기록 제1-2쪽, 15쪽).
D이 주장하는 근로시간은 다음과 같다(증거기록 제19~20쪽).
판단
관련 법규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6조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8호].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여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D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전제로 하고 있고, 위 의무가 인정되려면, 위 관련 법규 규정과 같이 4주간을 평균하여 D의 1주간의 소정 근로시간이 최소한 15시간이 되어야 한다.
인정사실에서 본 D이 주장하는 근로시간 중 제4항, 즉 '사무실에 앉아 있거나 입주자의 컴플레인 응대, 택배 받아 입주자에게 전달하기, 방 구하는 사람이 왔을 때 빈 방을 안내하고 계약 체결하기, 퇴실자 발생 시 방 정리와 입주자 관리표 정리' 등과 관련된 근로시간의 경우, 앞서 살핀 D의 근무 형태나 근무 방식, 생활 방식 등에 비추어 상당 부분의 휴게시간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실제 해당 근로시간을 특정, 산정할 수 없고, 수사기관에서도 해당 부분에 관한 근로시간을 산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점(증기기록 제1-2쪽) 등을 고려할 때, 위 제4항에서 적시된 부분은 소정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고려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D이 주장하는 소정근로시간을 산정해 본다.
D의 주장에 의할 때, 4주를 평균한 1주당 소정근로시간의 최소한은 840분(14시간)이 된다.
한편 D의 주장에 의할 때, 4주를 평균한 1주당 소정근로시간의 최대한은 945분(15시간 45분)이 된다.
소결론
형사소송에서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한 증명이 없는 이상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도163 판결 참조). 제출된 증거들, 특히 근로자 D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주당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에 미달할 때도 있고, 최대의 주당 소정근로시간도 15시간을 불과 45분밖에 초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이고, 가사 그와 같이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소정 근로시간을 근무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퇴직급여 미지급에 관한 고의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D의 1주당 소정근로시간이 적어도 15시간 이상이고,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나 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 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함에 따라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재천
각주1) = 30분 + 180분
각주2) = 45분 + 180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