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22. 선고 2020가합51162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경마의 공정한 시행과 원활한 보급을 통하여 마사의 진흥 및 축산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여가선용을 도모하기 위하여 경마의 시행에 관한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나.

피고는 2015. 8. 28. 피고 근로자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인사규정 제35조에 따른 정년퇴직일을 기준으로 만 3년 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하고,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급여는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기준연봉의 90%, 적용 2년차에는 기준연봉의 80%, 적용 3년차에는 기준연봉의 70%로 조정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다.

피고는 별지1 목록 기재 원고 1 내지 9에 대하여는 2016. 1. 1.부터, 원고 10 내지 21에 대하여는 2017. 1. 1.부터, 원고 22 내지 31에 대하여는 2018. 1. 1.부터 각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이 된다고 보아 별지1 목록 ‘피고 인정 감액 임금’란 기재 각 돈을 지급하였다.

라.

피고 규정 중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내용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5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과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금,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별지1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①

피고가 근로자의 임금삭감을 수반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한 것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하는바, 위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 피고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얻어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은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 없이는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가질 수 없다.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삭감에 관한 개별적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게는 피고와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어 피고로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은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②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집단적 동의가 있었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방침을 따른다는 명목하에 도입되었으므로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이다.

③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업무량‧업무강도 등의 저감 없이 임금피크 기간 3년 동안 임금이 삭감되는바(만 57세 10%, 만 58세 20%, 만 59세 30%),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여 무효이다.

나.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 필요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다17542 판결, 1992. 4. 10. 선고 91다3752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과반수 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변경된 취업규칙을 적용하기 위하여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석한다면 무의미한 규정인 점, ②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근로계약의 체결 및 변경시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되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하여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변경되는 조건이 기재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취업규칙 변경으로 근로조건이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 ③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 무효로 하고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한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최저기준의 설정에 관한 취업규칙의 법규범적 효력을 규정한 것으로 이해되는 점, ④ 집단적 동의제도는 개별적으로 반대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다는 의미를 가지나, 한편 사용자의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거부할 수 있는 근로자측의 권한을 의미하기도 하며 집단적 동의로서 사용자와 근로자 집단 사이에 집단적 대등결정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어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이 관철되는 면에서 법규성의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은 노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2003. 12. 18. 선고 2002다284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변경된 취업규칙에 의하여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변경되고 이로써 근로관계를 규율하게 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는 필요하지 않고(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참조), 원고들의 임금을 일정 연령부터 순차로 삭감하는 것을 내 용으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AF 노동조합의 동의하에 시행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 칙 변경에 관한 적법한 동의를 거침으로써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에게 효력이 있다.

다.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하는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입사할 무렵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때까지 피고와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피고 급여규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아 오다가 2017. 9.경 피고와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에는 ‘급여는 기본연봉, 성과연봉, 부가연봉으로 구성되며 이와 관련된 세부사항은 급여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들의 임금은 급여규정에서 정한 직급별 기준연봉 등급표와 차등표를 기준으로 지급되어 왔고, 인사고과에 따라 급여를 일부 차등지급하는 경우에도 해당 근로자와의 개별 합의를 거친 바 없으며, 매년 개인별 연봉 협상을 통한 임금을 정하는 절차가 따로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전년도 근무평정‧직무평가 결과, 경영평가 결과 등에 따라 개별 근로자에 대한 성과연봉이 확정된다고 하여 원고 별로 개별적인 연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다수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개개의 근로자들과 일일이 계약 내용을 정하기보다는 근로자 집단 사이에 이해가 엇갈리는 사안을 포함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근로조건 등을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정하여 근로관계를 정형화하고 집단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보통이고 그 필요성 또한 인정되므로, 집단적 동의 절차를 거쳐 변경된 취업규칙에 관하여 일부 근로자에게 불리하다는 사정만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이 사회통념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갑 7호증, 을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2015. 8.경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안을 노사위원회에 부의하면서 사업장별로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여 임금피크제 도입 필요성 및 세부내용 등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는 절차를 거쳤고, AF 노동조합은 2015. 8. 27. 임시 대의원 대회를 개최하여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효적 보상 방안을 마련하 기 위한 대응계획 등을 심의한 끝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내용이나 도입절차가 사회상규에 반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여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구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하고, 위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을 ‘구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제4조의4를 신설하여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제4조의6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구제조치 등의 권고를 받은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일정한 경우에 고용노동부장관은 해당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제4조의7 제1항),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제24조 제1항). 한편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3조의3 제2항).

이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13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①

기획재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대하여 정년 연장에 따른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공공기관인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정부 시책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5년 연말을 기준으로 피고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의 권고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②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피고도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부의 권고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유형에는,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정년연장형’이나 근로자의 정년퇴직 이후 계약직 등의 형식으로 고용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 뿐만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이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년보장형’도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③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상 정년 연장<1>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2>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 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3>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의 유형 중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비해 근로조건의 불이익의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률은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기준연봉의 90%, 적용 2년차에는 기준연봉의 80%, 적용 3년차에는 기준연봉의 70%로 보수의 삭감 정도가 크지 않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고정수당에 해당하는 기술자격수당, 직무급, 기타출근수당과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정년이 연장되지 않은 것은 피고 근로자들이 고령자고용법 개정 전부터 이미 60세 정년을 적용받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원고들에 대하여 발생한 연령차별의 결과나 정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①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보직을 부여하지 않고, 그 경력, 능력, 자격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직무를 부여하도록 하였으며(제5조 제1항),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 후를 대비한 퇴직지원 및 은퇴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4> 피고는 임금피크제 중장기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경마운영지원, 지사운영지원, 연구조사, 교육 등 임금피크제 직원들의 적합 직무를 별도 선정 및 개발하여 해당 직무에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을 배치하였다. 이에 따르면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고, 직무전환에 필요한 교육훈련을 실시하는 등 근로제공의 내용 측면에서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도 시행하였다.

②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에 대하여 전환 직전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8조).

③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 손실분을 보전하고 퇴직 직원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에 대하여 경마지원직(PA) 근무기회를 부여하였는바, 2017년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퇴직 인원 11명 중 10명, 2018년에는 12명 중 10명, 2019년에는 16명 중 14명이 경마지원직으로 채용되어 주 3일 근무하면서 경마고객, 목장 방문객 관리 등 서비스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월 148만 원의 급여를 수령하였다. 원고들 중 C, D, E 등 17명<5>도 경마지원직으로 채용되어 2년 6개월 또는 3년 동안 근무하였다.

라)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매뉴얼’에서 설정한 고 용 규모인 ‘정년 도래 1년 전 인원의 증가분’에 해당하는 신규채용 목표인원을 정하고,<6> 이를 시행하기 위한 별도정원을 설정하여 임금피크제 절감 금액을 활용한 신규채용을 실시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인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신입사원 공개 채용 인원은 112명이었으나,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신입사원 공개 채용 인원은 211명에 이르는바,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확보한 재원을 실제 신규채용 인건비에 충당하여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