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교육서비스업과 학습지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직원들이거나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피고의 직원은 인턴사원 내지 계약직 직원을 제외하면 G1부터 G6까지 6등급의 직무등급으로 나뉘는데, G6부터 한 등급씩 승급하면 G1까지 승급할 수 있고, G6부터 G1까지의 직무 등급과 근속기간에 따라 그 대부분의 임금이 정해진다.
직급정년제의 도입
피고는 종래 직무등급별로 일정 기간 또는 횟수가 경과할 때까지 승급하지 못할 경우 승급기회를 제한하는 ‘직급승진정년제’를 운영하고 있었다가 2002. 9. 24. 위 제도를 폐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06. 10. 1.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면서 ‘직급정년제’라는 명칭으로 직무등급 G1 내지 G3으로의 승급대상자(직무등급 G2 내지 G4 근로자)를 적용대상으로 한 동일한 내용의 제도를 다시 도입하였다.
1, 2, 3차 임금피크제의 도입 및 관련 소송의 경과
피고는 2009. 5. 20. 직무등급 G1까지를 포함한 직급정년제의 도입, 직무등급별 직급정년제 편입대상자와 일정연령 도달자의 임금을 순차로 60%까지로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이하 ‘1차 임금피크제’라고 한다)의 실시 등을 골자로 한 취업규칙 개정안을 공지하였다. 이에 따라 총 인원 3,331명(피고의 임원과 위탁직 지점장 및 교사 등을 제외한 피고의 소속 직원 모두를 대상으로 하였다) 중 2,812명(84.4.%)의 직원이 개정안에 찬성함으로써 2009. 6. 1.자로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 시행세칙이 개정되었는데(이하에서는 위와 같은 1차 임금피크제 도입을 내용으로 한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 시행세칙을 ‘1차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0. 12. 14. 소속 직원의 임금을 순차로 50%까지로 삭감하는 등 삭감률을 높인 임금피크제(이하 ‘2차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등 인사제도 개선을 내용으로 한 취업규칙 개정안의 내용을 설명한 후 그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토록 하였다. 이에 교육국별로 찬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총 직원 2,956명 중 91.4%가 개정안에 찬성하였고, 그 결과 인사규정 시행세칙이 2011. 1. 1. 개정되었다(이하에서는 위와 같은 2차 임금피크제 도입을 내용으로 한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 시행세칙을 ‘2차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1차 취업규칙과 비교하여 달라진 점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3. 6. 1. 인사규정 시행세칙의 개정을 통해 2013. 7. 1.부터 시행될 임금피크제의 최초적용연령을 직무등급 G1, G2의 경우 각 만 52세, 직무등급 G3, G4의 경우 각 만 50세로 상향하였다(제24조).
피고는 2015. 10. 1. 인사규정 시행세칙의 개정을 통해 소속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을 직무등급의 구분 없이 관리자의 경우 만 55세, 실무자의 경우 만 52세로 상향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3차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시행하였다.
피고 직원 3명은 1, 2차 취업규칙 개정의 절차적‧실체적 하자로 인하여 1, 2차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1, 2차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선고받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8. 28. 선고 2014가합557402 판결), 위 판결은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확정되었으며(서울고등법원 2017. 1. 13. 선고 2015나2049413 판결, 대법원 2017. 5. 31.자 2017다209129 판결), 이후 위 직원을 포함한 다른 직원들도 위와 같은 사유로 피고를 상대로 1, 2차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차액의 지급 및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연금 부담금의 납입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선고받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2. 21. 선고 2015가합561002, 520173, 555742 판결), 위 판결은 항소심을 거쳐 2021. 9. 30.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1. 9. 8. 선고 2019나2016657, 2016664, 2016671 판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피고는 2019. 7. 11. 직급정년제를 폐지하고, 근로시간에 단축에 비례하여 임금이 감액되는 근로시간 연동형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실시하기로 하는 내용의 취업규칙 개정안을 공지하였다.
이에 따라 총 인원 2,471명 중 1,626명(65.8%)의 직원이 개정안에 찬성함으로써 2019. 8. 1.자로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 시행세칙이 개정되었는데(이하에서는 위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내용으로 한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 시행세칙을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과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연금 부담금의 납입을 구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절차적 위법성
피고는, ①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인 직무등급 G1 내지 G4 직원이 아닌 직무등급 G5, G6 직원 및 인턴사원까지 동의 대상에 포함시켰고,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직원들을 의사 형성 집단의 단위로 삼음으로써 피고 직원들로 하여금 회의 방식에 따른 동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은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함에도 그 절차적 요건인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얻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실체적 위법성
피고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한 것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된 데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에 불과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단지 연령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이 삭감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여 무효이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의 절차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참조).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어느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 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따른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회의 방식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때 사용자 측의 개입‧간섭이라 함은 사용자 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 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 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참조).
적법한 동의주체 여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장래 이 사건 취업규칙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피고의 직원들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동의를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위한 요건인 과반수 근로자의 동의에 있어 ‘과반수 근로자’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말한다. 그런데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그 적용대상에 관하여 ‘따로 정한 것이 없는 한 피고의 모든 직원에게 적용된다’라는 규정(인사규정 제3조,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3조)을 두고 있을 뿐 피고가 별도의 적용대상을 예정하여 따로 취업규칙을 마련하였다는 사정을 엿볼 수 없으므로, 직무등급 G1 내지 G4 직원 외에도 원고가 문제삼는 직무등급 G5, G6 직원 및 인턴사원 등 또한 원칙적으로 동일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다만, 피고는 인턴사원을 대상으로 한 ‘인턴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시행하였으나, 인턴사원 취업규칙 제3조 등을 통해 위 규정에서 특별히 정함이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다시 인사규정 등을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직무등급 G5, G6 직원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직무등급 G5, G6 직원의 경우, 평가절차 등을 통해 G4 등의 등급으로 승급하는 것이 가능하고, 인턴이나 일정 범위의 계약직 근로자들 또한 소정의 심사 내지 평가절차 등을 통해 실제 직무등급 G4 내지 G6 등 정규직 직원으로의 전환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인턴사원 취업규칙 제11조에는 인턴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평가기준 등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직무등급 G5, G6 직원이 향후 도입될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가 직무등급 G1 내지 G4 직원들과 함께 위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포함한 취업규칙 변경안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의방식의 적법성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5, 20호증, 을 제4, 6, 7, 8,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함에 있어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회의방식을 통해 개정 안의 수용 여부 등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거나 제반 조치를 강구하였다고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 직원은 본사에서 근무하는 인원과 각 지역 본부(현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으로 나뉘어 있는데, 2019. 7.경 현장 근무 인원이 1,797명으로 본사 근무 인원 674명에 두 배 이상 많아 현장 근무 인원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가 한 자리에 함께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이와 같이 전체 근로자들이 회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단위 부서별 내지 현장별로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피고는 2019. 7. 11.부터 2019. 7. 18.까지 총 8일 동안 2~5개의 사업국을 묶어 각 조직별로 최소 동의 단위를 10명 가량으로 설정한 뒤 개별 근로자들로부터 동의 여부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피고는 사전에 온라인으로 실시간 설명회를 개최하여 전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의 취지와 그에 따른 주요 변동 사항을 설명하기도 하였고, 근로자들에게 주요 예상 질문에 대한 설명 자료를 작성하여 배포하기도 하였다. 또한 사내 게시판에 ‘취업규칙 개정 Q&A 게시판’를 개설하여 근로자들 사이에 이 사건 취업규칙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게 하였을 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질의에 직접 답변을 해주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그 의견 수렴 과정에서 사용자 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을 배제하고자 관리자들에게 묵시적 동의를 강요하는 언행 등을 금지할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하였고, 위반 사례에 대한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도 하였는바, 달리 피고가 근로자들을 상대로 이 사건 취업규칙에 찬성하도록 회유하거나 찬성의 의사를 강권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등 이 사건 취업규정의 동의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피고가 1, 2차 취업규칙의 개정이 무효라고 판단한 관련 소송의 결과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고, 이 사건 취업규칙의 주요 내용을 실제와 다르게 설명함으로써 근로자들을 기망하여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을 살펴보더라도, 피고가 관련 소송의 결과를 고의적으로 왜곡하여 전달하였다거나 해당 결과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음으로써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이 저해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피고는 직급정년제의 폐지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의 주요 내용으로 설명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직급정년제는 1차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전인 2009. 6.경 이전부터 실시되고 있다가 이 사건 취업규칙이 개정되면서 비로소 폐지되었는바,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 내용을 실제와 다르게 설명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구 고령자고용법(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하고, 위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을 ‘구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제4조의4를 신설하여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제4조의6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구제조치 등의 권고를 받은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일정한 경우에 고용노동부장관은 해당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제4조의7 제1항),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제24조 제1항). 한편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3조의3 제2항).
이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6, 17,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고령자고용법 등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참조), 정년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 조치의 적정성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개시 연령을 직무등급의 구분 없이 관리자의 경우 만 55세, 실무자의 경우 만 52세로 정하고 있던 3차 임금피크제를 개정하여 만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개시하면서 만 56세부터 만 57세까지는 각 20%, 만 58세부터 정년까지는 각 40%의 임금을 감액하되, 만 56세부터 만 57세까지는 주 4일, 만 58세부터 정년까지는 주 3일 근무하는 것으로 감액되는 임금에 비례하여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조치를 함께 시행하였다.
또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직책수당, 차량운행보조비 지급, 학자 지급한다.
금‧경조금 지원 등 복리후생제도는 그대로 유지되었고, 피고는 목표달성률이나 실적을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평가함으로써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평가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하였다.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재취업을 위한 ‘진로설계과정’, ‘생애설계과정’ 등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