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1. 선고 2022가합51752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택시운송사업에 필요한 지도조사 및 연구, 물자수급, 공제사업운영 등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나.「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하고, 개정된 다른 법률을 거시하는 경우 개정시기를 부기하여 구별한다)은 종전에는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는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할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하였다.

다.

피고는 2015. 7. 1. 1급 직원의 정년을 만 58세, 2급 이하 직원의 정년을 만 55세로 정하고 있던 인사기본규정을 개정하여 모든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정하였고,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고 한다)을 제정하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당시 2급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라.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1)

주위적으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과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금,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①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운영규정의 제정은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함에도 그 절차적 요건인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얻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②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관하여 개별적인 동의를 받지 않은 이상, 취업규칙인 이 사건 운영규정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③

피고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한 것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된 데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에 불과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업무량‧업무강도 등의 저감 없이 임금피크 기간 5년 동안 연 임금액의 150%(= 만 55세 10%, 만 56세 20%, 만 57세 30%, 만 58세 40%, 만 59세 50%)가 삭감되는바,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여 무효이다.

2)

예비적으로,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더라도, 2급 이하 직원들의 임금피크연령 및 감액율을 1급 직원과 다르게 정한 부분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2급 이하 직원들을 차별하여 무효이므로, 1급 직원에게 적용되는 임금피크연령과 감액율을 반영하여 산정한 임금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 위 차액을 포함하여 산정한 퇴직금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과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나.

이 사건 운영규정의 절차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종전의 정년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1급 직원의 경우) 또는 5년(2급 이하 직원의 경우)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데다가,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을 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15. 4. 6.부터 2015. 5. 4.까지 총 17차례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였는데, 위 설명회에는 본부 및 각 지부 근로자 총 520명 중 509명이 참석한 점, ② 위 설명회 개최 이후 각 지부별로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동의서를 제출받은 결과 전체 직원의 63%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동의한 점, ③ 원고들이 제출한 일부 직원의 사실확인서<2>만으로는 피고의 강요에 의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동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이 사건 운영규정은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제정되었으므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 적용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는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하는데,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 A, B은 1997. 4. 19., 원고 C은 1997. 5. 27., 원고 D은 1997. 4. 18. 피고에 입사하면서 피고와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후 매년 임금을 정하는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고, ② 위 근로계약서에는 피고 급여지급기준에 따른 초임본봉(호봉)만이 기재되어 있어 이후 호봉 승급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된 본봉이나 각종 수당은 피고 급여규정에 의하여 산정되었으며, ③ 최초 근로계약 체결시 계약서에 첨부된 급여지급기준은 급여의 구성, 지급일, 일할계산, 휴직‧결근시 급여 공제, 정기승급일, 초임호봉 산정방식 등 급여지급과 관련된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고, ‘기타 급여지급 기준에 관한 사항은 피고 취업규칙에 정한 바에 따른다’고 명시되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들이 최초 입사시 피고와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 급여규정 등에서 정한 바와 달리 더 유리한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법이나 급여에 관한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운영규정을 배제하기로 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한다고도 볼 자료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근로조건 중 임금에 관한 부분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운영규정 시행으로 이와 연동하여 변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내용의 개별 근로계약이 있음을 내세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부정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개정된 구 고령자고용법(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제4조의4를 신설하여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제4조의6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구제조치 등의 권고를 받은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일정한 경우에 고용노동부장관은 해당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제4조의7 제1항),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제24조 제1항). 한편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3조의3 제2항).

이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12, 14, 16, 1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고령자고용법 등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①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②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3> 참조), 정년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4>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③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피고는 당초 소속 근로자 정년을 1급 직원의 경우 만 58세, 2급 이하 직원의 경우 만 55세로 정하고 있었으나, 법정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개정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되는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의무적으로 60세로 정해야 했고, 그로 인한 피고의 인건비 상승 부담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택시업계 불황으로 공제계약율과 분담금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피고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 입장에서는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

다)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2급 이하 직원들에게 종전의 정년인 만 55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5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90%, 80%, 70%, 60%, 5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5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원고들은 법정 정년 연장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추가 이익, 즉 정년 연장된 5년 동안에도 기존 임금체계를 적용한 임금을 지급받게 된다는 기대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임의로 산정한 후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전체 기간 대비 직전 임금의 150%가 감소하였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원고들은 정년이 5년 연장됨으로써 해당 기간 동안 이 사건 운영규정에서 정한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이러한 점에서 정년 연장 없이 기존에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을 전제로 정년퇴직 전 일정 기간 동안 임금을 감액하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구별된다).

③

또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고정수당에 해당하는 장기근속수당, 가족수당, 출납수당, 공제업무자격수당, 감사수당, 식대보조비, 특별하계휴가비와 학자금 지원 등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되었고(이 사건 운영규정 제4조 제4호), 원고들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에서 정한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에 따라 고용노동부로부터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교부받기도 하였다.

라)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①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는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 볼 수는 없다.

②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에 대하여 전환 직전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이 사건 운영규정 제5조), 정년에 도달하는 직원에게 퇴직일 전 2개월의 공로 휴가를 부여하면서 계속 근무자에 준하는 급여를 지급하였다(복무규정 제28조의 2).

마.

1급 직원과의 불합리한 차별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서 1급 직원과 2급 이하 직원의 임금피크연령과 감액율을 다르게 정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 사건 운영규정에서 1급 직원과 2급 이하 직원의 임금피크연령을 다르게 정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당초 1급 직원의 정년은 만 58세, 2급 이하 직원의 정년은 만 55세로 정년을 서로 다르게 정하고 있다가 모든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되, 종전 정년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임금보다 감액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종전 정년을 임금피크연령으로 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②

만일 1급 직원도 2급 이하 직원과 동일한 임금피크연령을 적용한다면, 1급 직원은 자신들의 종전 정년이 도래하기 전부터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어 기득이익이 침해되고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바, 이 사건 운영규정에서 1급 직원과 2급 이하 직원의 임금피크연령을 다르게 정하여 모든 직원들의 종전 정년까지의 임금이 감액되지 않게 함으로써 기득이익이 침해되지 않게 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합리성이 인정된다.

③

연장된 5년 기간 동안 매년 직전 임금의 10%씩 추가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는 2급 이하 직원과는 다르게 1급 직원은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인 만 58세에 직전 임금의 70%, 2년차인 만 59세에 직전 임금의 50%를 지급받게 되고, 이 사건 운영규정에는 ‘2급 직원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에 1급으로 승진하는 경우에는 승진 전(2급) 감액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규정을 두기도 하였는바(이 사건 운영규정 제4조 제3호), 이는 1급 직원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에 지급받던 임금이 일시에 급격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하여 감액율을 다르게 정하였다고 보이므로, 마찬가지로 합리성이 인정된다.

바.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은 유효한 취업규칙인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각주1) 주위적 청구와 동일한 목적물에 관하여 동일한 청구원인을 내용으로 하면서 주위적 청구를 양적이나 질적으로 일부 감축하여 하는 청구는 주위적 청구에 흡수되는 것일 뿐 소송상의 예비적 청구라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2017. 2. 21. 선고 2016다225353 판결 참조),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그 목적물과 청구원인을 주위적 청구와 같이 하면서 양적으로 감축한 것에 불과하므로 주위적 청구에 흡수되는 것일 뿐 소송상의 예비적 청구라고 할 수 없으나, 판단순서를 정한 주위적, 예비적 공격방어방법으로 보고 판단한다.

각주2) 피고 임원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동의하지 않으면 인사발령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여 어쩔 수 없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동의하였다는 내용이다.

각주3)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4)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