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3. 7. 23. 선고 2013구합2051 판결

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2.

이사장이 참가인을 사무실이 아닌 자택으로 호출하여 참가인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사직서의 작성을 요구한 점, 그 과정에서 참가인이 교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참가인이 약 5시간 동안 이사장의 자택에 있다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고서야 비로소 나올 수 있었던 점, 이 사건 사직서의 작성·제출 당시 참가인이 스스로 사직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었고, 이 사건 사직서에도 사직의 이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점,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원고의 임원들에게 사직서의 작성 당시의 상황을 해명하면서 사직서가 강압 등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낸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이사장의 강요와 협박 등을 견디다 못해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의 진의가 아님을 알고서도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은 실질적으로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사실상의 해고에 해당하는바,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부당해고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 사 건 : 2013구합2051 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B

* 피 고 : C

* 변론종결 : 2013.06.25.

* 판결선고 : 2013.07.23.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피고 C에 대한 소를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목회자 등 지도자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F를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참가인은 2009.2.16. 입사하여 총무처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2.5.25. 원고에게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고 한다)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여 같은 해 6.25. 참가인을 의원면직(이하 ‘이 사건 의원면직’이라고 한다)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2.6.20. 이 사건 사직서가 원고의 이사장인 G의 강요와 협박으로 작성·제출된 것이므로 이에 따른 의원면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경기 E호).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8.13.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갑 제19호증 참조,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라.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12.9.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12.17.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 D, 갑 제1호증 참조,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 중 피고 C에 대한 소의 적법 여부

가.

본안전항변

이 사건 소 중 피고 C에 대한 소는 피고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나.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고(근로기준법 제28조제1항), 노동위원회는 근로자의 구제신청을 받으면 곧바로 필요한 조사를 하고 당사자를 심문하여 부당해고 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하고, 부당해고 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정하면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29조제1항, 제30조제1항). 그리고 노동위원회는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등으로 구분되는데(노동위원회법 제2조제1항),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에 불복하는 사용자나 근로자는 구제명령서나 기각결정서를 통지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근로기준법 제31조제1항),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대하여 사용자나 근로자는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B을 피고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31조제2항, 노동위원회법 제27조제1항).

위와 같은 관련 법령의 규정 형식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고, 그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만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피고 C에 대하여 이 사건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부적법하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이사장이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직서의 작성을 강요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사직서는 참가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제출되었고, 원고가 이를 수리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 사실

1)

참가인은 원고의 이사장인 G의 호출로 2012.5.25. 10:40경 용인시에 있는 G의 자택을 방문하였다. G은 참가인을 자택 출입문 앞 탁자에 앉혀 놓고 심한 욕설과 함께 ‘사표를 써라’, ‘내일 책상을 치울 거다’, ‘우리 영감이 찔러 죽인다고 했다’라는 등으로 사직서의 작성을 요구하였다.

2)

참가인은 2012.5.25. 12:54경 위 대학교의 교수 등에게 ‘교수님 나 이사장님 집에 감금당해 있어요. 도와주세요. 그냥 볼일 있는 것처럼 와주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그리고 참가인은 같은 날 15:40경 G에게 ‘상기 본인은 같은 달 31일부로 사직서를 제출합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한 뒤 G의 자택을 나왔다.

3)

참가인은 2012.6.19. 원고의 이사회 임원들에게 등기우편 또는 이메일로 ‘G이 사직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못 나간다고 하면서 약 5시간 동안 감금하였고 그 상황에서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득이하게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 사직서는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강압에 못 이겨 작성된 것으로 무효이다’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냈다.

4)

원고는 2012.6.22. 이사회를 개최하여 긴급 안건으로 이 사건 면직을 의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7,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배척 증거] 갑 제22호증의 기재

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6.14. 선고 2001두1107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G이 참가인을 사무실이 아닌 자택으로 호출하여 참가인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사직서의 작성을 요구한 점, ② 그 과정에서 참가인이 교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③ 참가인이 약 5시간 동안 G의 자택에 있다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고서야 비로소 나올 수 있었던 점, ④ 이 사건 사직서의 작성·제출 당시 참가인이 스스로 사직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었고, 이 사건 사직서에도 사직의 이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점, ⑤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원고의 임원들에게 사직서의 작성 당시의 상황을 해명하면서 사직서가 강압 등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낸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G의 강요와 협박 등을 견디다 못해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의 진의가 아님을 알고서도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은 실질적으로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사실상의 해고에 해당하는바,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부당해고이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피고 C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진창수

판사 이강호

판사 김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