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서울 관악구 E, 1층에서 ‘D 관악점’이라는 상호의 미용업체(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15. 2. 9. 참가인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자유직업소득자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미용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보유고객의 유지/관리를 위한 부수 업무
참가인은 2020. 8. 15. 원고에게 “A! 그만두자”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11. 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F),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 12.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이 없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2.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4. 2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성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계약의 형식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원고는 참가인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노무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및 참가인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본인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고객들을 관리하며 미용서비스를 제공한 독립적인 사업자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원고를 근로자로 볼 수 있더라도, 이 사건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에 정한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서 구제신청 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결국 원고는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②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③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④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⑤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⑥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⑦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⑧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⑨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⑩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⑪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판 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2 내지 4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2, 3,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사업장 또는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계약의 골자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의 미용사로서 ① 고객에 대한 미용 서비스 제공 업무, ② 신규 고객을 모집하는 업무, ③ 기존 고객을 유지․관리하는 업무 등을 맡기되(제4조), 해당 업무에 대한 별도의 지시나 관리․감독을 하지 않는다(제5조)는 것인바, 기본적으로 원고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고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항상 이 사건 사업장의 영업시간인 10:00 ~ 20:30(공휴일은 20:00)에 맞추어 출근하고, 손님이 많은 목․금요일에는 휴무를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원고의 근무시간을 지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사건 사업장의 미용사들은 참가인이 특별히 휴무를 금지한 특정 요일을 제외하고는 상호 협의 하에 휴무 일정을 자유롭게 정하였고, 지각이나 결근에 대하여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을나 제2호증). 실제로 원고는 위와 같은 협의를 거쳐서 정한 본인의 휴무일을 벗어나 종종 이 사건 사업장에 나오지 않는 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갑 제3호증, 을나 제7호증)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통보를 받기 전까지 어떠한 제재를 받은 바 없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이 정한 근무시간에 구속되었다거나, 이 사건 사업장에 전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장의 미용사들에게 각자 사업장 시설 내에서 근무할 구역을 배정하였다는 점도 지적하나, 나아가 참가인이 미용사들의 협의 하에 근무구역을 교환․변경하는 것까지 금지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이 정한 근무장소에 구속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미용사들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매월 첫째주 화요일에 개최하는 직원회의에 의무적으로 참석하여야 했고, 참가인은 위 직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미용사들에게 “손님 오실 때 인사를 크게 해라”, “구호(반갑습니다 D입니다)를 통일해라”, “한 달에 두 번 대청소를 해라”, “염색약 등의 제품을 낭비하지 마라”, “개인 작업공간 정리를 깔끔하게 해라”라는 등의 교육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직원회의는 미용사가 아니라 미용사를 보조하는 스태프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것이어서 미용사의 참석은 강제되지 않았다고 보이고(을나 제2호증), 원고가 예시를 들고 있는 직원회의의 교육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더욱이 ‘대청소’나 ‘개인 작업공간 정리’는 참가인이 이 사건 계약에서 원고에게 업무수행에 관한 전반적인 결정권을 인정하는 가운데 예외적으로 준수를 당부한 사항이고(제5조 제5호), 원고도 이 점을 양해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 보인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미용 서비스 방식, 고객관리 방식 등 구체적인 업무 내용에 관하여 지시․감독을 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참가인이 미용 서비스의 종류별로 기본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는 보이나, 이는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하여 전체적인 운영상 기준을 정하여 둘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불가피하였던 사정으로 보이고, 원고가 위 가격을 반드시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 역시 없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원고가 부원장으로서 지킬 것은 지키고, 애들(다른 직원들)이 잘 되길 바라고 도와주는 역할로 변화하며 애들에게 든든한 버팀이 되어주면, 이로써 원고가 미용 서비스를 통하여 올리는 매출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는 애들을 힘들게 하고 윗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였으므로 책임을 져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갑 제4호증).
위 메시지에 따르면, 원고는 미용 서비스 제공이라는 미용사 본연의 업무 외에도, 부원장으로서 이 사건 사업장 또는 사용자의 이익을 위하여 직원들을 관리하는 직책까지 맡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21조 제1항에 정한 바와 같이 참가인에게 매월 이 사건 사업장의 제품 및 시설 사용료를 지급하였고(을가 제1호증), 부재중인 원고를 대신하여 초과근무를 한 스태프 직원에게 직접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는 등(을나 제3호증), 자신의 계산으로 업무수행에 따른 비용을 지출한 점, ② 원고는 기본급이나 고정 급 대신에 본인이 올린 월 매출의 35 ~ 42%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은 점(을가 제1호증), ③ 이 사건 사업장은 각 미용사별로 본인만의 단골 고객이 형성되어 있고, 이러한 단골 고객의 모집 정도에 따라 각 미용사가 지급받는 보수의 액수가 크게 좌우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참가인이 지급하는 임금에 경제적으로 종속된 근로자라기보다는, 업무수행의 여하에 따라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 독립사업자의 모습에 가까워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2015. 2. 9. 체결된 후 1년 이상 경과한 2016. 5.에 이르러서야 위와 같이 매출을 기준으로 보수를 산정하기 시작하였고, 그 전까지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고정된 액수의 기본급을 지급하였던 점을 거론하고 있으나, 이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단골 고객이 충분히 형성될 때까지 일정 수준의 보수를 지원하였던 임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갑 제2호증의 2 제18쪽),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계약의 본질을 달리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참가인을 사업주로 하는 고용보험 등의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근로소득세 대신에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등 독립사업자로서의 외형도 갖추었다.
이 사건 사업장이 구제신청 제도의 적용 대상인지 여부
설령 이 사건 사업장의 스태프 직원뿐 아니라 원고를 비롯한 미용사까지 모두 근로자로 보더라도, 을나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통보일 전 1개월 간 이 사건 사업장의 일별 근로자의 수는 3 ~ 4명에 그쳤다고 보이는바, 이 사건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에 정한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에는 구제신청 제도의 근거조항인 같은 법 제28조가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는 사용자의 해고조치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는 없다.
소결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사업장도 구제신청 제도가 적용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어느 모로 보나 원고에게 구제신청에 관한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