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5. 19. 선고 2022구합5651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1990. 1. 30. 설립되어 상시 약 12,6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은행법에 의한 은행업무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B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20. 11. 23. 원고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이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2021. 10. 18. 기준 50명이고, 상급단체는 없다.

3)

원고 회사는 D노동조합(이하 ‘D노조’라고 한다) E지부(이하 ‘D노조 E지부’라고 한다)만 존재하는 단수 노동조합 사업장이었으나, 이 사건 조합이 2020. 11. 23. 설립되면서 복수 노동조합 사업장이 되었다.

나.

2020년도 산별협약의 체결

1)

원고를 포함한 35개 금융사가 결성한 사단법인 F(이하 ‘F’라고 한다)와 D노조는 산별교섭을 통하여 임금협약은 1년(공통 적용, 가이드라인 합의 등), 단체협약은 2년 주기로 체결하고, 이후 산별협약의 위임에 따라 각 금융사별로 D노조 산하 지부와 보충협약(이하 ‘지부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왔다.

2)

F와 D노조는 2020. 9. 28. 2020년도 임금협약 및 2021년도 단체협약(을 제1호증, 이하 2020년도 임금협약과 2021년도 단체협약을 통틀어 ‘2020년도 산별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020년도 산별협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취득

1)

D노조 E지부는 2020. 11. 27. 원고에게 2020년도 산별협약에 따른 지부협약(이하 ‘2020년도 지부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요구를 하였다. 이에 원고는 같은 날 D노조 E지부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다(공고기간 2020. 11. 27.부터 2020. 12. 4.까지).

2)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 12. 4. 원고에게 교섭요구를 하였다.

3)

원고는 2020. 12. 5. D노조 E지부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하는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였다(공고기간 2020. 12. 5.부터 2020. 12. 10.까지).

4)

D노조 E지부는 2020. 12. 25. 원고에게 D노조 E지부가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D노조 E지부를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공고하였다(공고기간 2020. 12. 25.부터 2020. 12. 30.까지).

라.

2020년도 지부협약의 체결

원고와 D노조 E지부는 2021. 4. 20. 2020년도 지부협약(을 제8호증)을 체결하였다. 2020년도 지부협약은 유효기간을 별도로 명시하고 있지 않고, 아래와 같이 각 내용에 따라 시행일자를 달리 정하고 있다.

마.

2021년도 지부협약에 관한 교섭요구

1)

F와 D노조는 2021. 10. 7. 임금협약(을 제9호증, 이하 ‘2021년도 산별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D노조 E지부는 2021. 10. 15. 원고에게 2021년도 산별협약에 따른 지부협약(이하 ‘2021년도 지부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요구를 하였다. 이에 원고는 같은 날 D노조 E지부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다(공고기간 2021. 10. 15.부터 2021. 10. 22.까지).

3)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1. 10. 18. 원고에게 교섭요구를 하였다.

4)

원고는 2021. 10. 22. D노조 E지부 및 이 사건 노동조합에게 ‘교섭요구에 대한 안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고, D노조 E지부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하는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지는 않았다.

5)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1. 10. 25. 원고에게 ‘2021. 10. 25. 현재 공고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바 이의를 신청하오니, 2021. 10. 25.까지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위반 시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구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6)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이의신청에도 불구하고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지 않았다.

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결정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지 않은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21. 10. 28. 및 2021. 11. 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이의신청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8. ‘원고와 D노조 E지부는 2020년도 지부협약 체결 당시 지부협약의 각 내용에 따라 시행일자를 달리 정하고 있을 뿐, 유효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아니하였으므로 2020년도 지부협약의 유효기간은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2조 제2항에 따라 2년(2020년도 지부협약 체결일인 2021. 4. 20.부터 2023. 4. 19.까지)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D노조 E지부는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2020년 지부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날인 2023. 4. 19.까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가 유지된다고 보인다’는 이유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시정신청을 기각하였다.

사.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

1)

이 사건 노동조합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결정에 불복하여 2021. 12.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2. 23. ‘지부협약의 유효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이고,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 제2호에 따른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만료일의 기산점은 2020년도 지부협약 중 2020년도 임금인상 등에 대한 협약의 효력발생일인 2020. 1. 1.이며, 그로부터 2년 후인 2021. 12. 31.이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만료일이다. 따라서 원고는 2021. 12. 31. 유효기간이 종료하는 지부협약의 갱신 체결 등을 위한 적법한 교섭요구에 대해서는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 모두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2021. 10. 18. 자 교섭요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시기에 행한 적법한 교섭요구이므로 원고는 2021년도 지부협약의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에 대해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의 시정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2)

원고는 2022. 2. 7. 이 사건 재심결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3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주장의 요지

2020년도 지부협약에 별도의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이상 그 효력발생일은 협약체결일인 2021. 4. 20.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 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만료일은 위 효력발생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인 2023. 4. 19.이다. 그러므로 D노조 E지부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상 원고에게는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2)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와 D노조 E지부가 2019. 1. 18. 체결한 단체협약에 관한 보충협약(갑 제5호증의 2) 부칙 제1조 본문에서 “본 보충협약의 유효기간은 2019. 12. 31.까지로 하며, 매년 갱신 체결하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지부협약의 유효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원고와 D노조 E지부가 매년 체결하여 온 지부협약은 산별협약과의 시차로 인하여 이전 회계연도로 1년 이상 소급 적용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20년도 지부협약의 효력발생일은 2020년도 지부협약 중 임금인상에 관한 부분의 효력발생일인 2020. 1. 1.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만료일의 기산점은 2020년도 지부협약의 효력발생일인 2020. 1. 1.이고, 그로부터 2년이 되는 날인 2021. 12. 31.이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만료일이다. 그러므로 원고는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만료일인 2021. 12. 31. 유효기간이 종료하는 지부협약의 갱신 체결 등을 위한 적법한 교섭요구에 대해서는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 모두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결정은 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은 “법 제29조의2 제2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그 결정된 때부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날까지 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되,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경우에는 그 결정된 때까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후 사용자와 체결한 첫 번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년인 경우: 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날”이라고 규정하고, 제2호에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후 사용자와 체결한 첫 번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 그 단체협약의 효력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2년이 되는 날”이라고 규정하고 있다(한편 2021. 6. 29. 대통령령 제31851호로 개정된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은 “법 제29조의2 제3항부터 제6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그 결정이 있은 후 사용자와 체결한 첫 번째 단체협약의 효력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2년이 되는 날까지 그 교섭 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되,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경우에는 그 결정된 때까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표현만다를 뿐 사실상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것이다).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에 따라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시기(始期)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날인 2020. 12. 31.이다. 그리고 원고와 D노조 E지부가 2021. 4. 20. 체결한 2020년도 지부협약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후 사용자와 체결한 첫 번째 단체협약’이라고 할 것이므로, 2020년도 지부협약의 유효기간에 따라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종기(終期)가 달라지게 된다. 그런데 2020년도 지부협약은 유효기간을 별도로 명시하고 있지 않고, 각 내용에 따라 시행일자를 달리 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에서는 ‘2020년도 지부협약의 유효기간’ 및 그 유효기간에 따른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종기’가 문제된다. 그리고 그에 따라 원고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결정된다.

2)

2020년도 지부협약의 유효기간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D노조 E지부는 원칙적으로 매년 지부협약을 체결함을 전제로 그 유효기간을 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에 따르면 예를 들어 2020년 지부협약 중 임금인상 부분은 그 유효기간이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라고 할 것이다.

①

원고를 포함한 35개 금융사로 구성된 F와 D노조는 산별교섭을 통하여 임금협약은 1년, 단체협약은 2년 주기로 체결하여 왔고, 이후 산별협약에서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각 금융사별로 D노조 산하 지부와 보충협약 즉, 지부협약을 체결하여 왔는데, 원고와 D노조 E지부 사이에 2019. 1. 18.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른 보충협약(갑 제5호증의 2)’ 부칙 제1조(보충협약 유효기간)에서는 “본 보충협약의 유효기간은 2019. 12. 31.까지로 하며, 매년 갱신 체결하기로 한다. 다만 기간이 만료되어도 갱신 체결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보충협약의 효력은 새로운 보충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계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②

D노조 E지부는 원고에게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지부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을 요구한 바 있고, 원고는 D노조 E지부의 위 교섭요구가 있을 때마다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여 왔으며, 원고와 D노조 E지부는 그에 따른 지부협약을 체결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③

2020년도 지부협약은 임금인상, 보상휴가 등 각 사안별로 시행시기를 달리 정하고 있을 뿐, 유효기간을 별도로 명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원고와 D노조 E지부 사이에 2020. 6. 30. 체결된 2019년도 산별협약에 따른 지부협약(갑 제6호증의 2, 이하 ‘2019년도 지부협약’이라 한다)에서 임금인상 부분의 적용일자를 2019. 1. 1.로 명시하고 있고(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 유효기간을 체결일로부터 하는 것이 원칙적인 모습이기는 하나, 임금협약의 경우에는 관행적으로 유효기간을 체결일 이전으로 소급하는 경우가 많고, 임금협약의 성질상 유효기간을 체결일 이전으로 소급한다고 하여 특별히 문제가 발생할 염려도 없으므로, 임금협약의 경우 유효기간을 체결일 이전으로 소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2021. 4. 20. 체결된 2020년도 지부협약(을 제8호증) 역시 임금인상 부분의 적용일자를 2020. 1. 1.로 명시하고 있으며, 2022. 1. 5. 체결된 2021년도 지부협약(갑 제7호증)에서도 임금인상 부분의 적용일자를 2021. 1. 1.로 명시하고 있다.

3)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종기

가)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종기와 관련하여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 제1호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후 사용자와 체결한 첫 번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년인 경우: 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날”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날’은 ‘유효기간의 시작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을 의미한다. 이에 더하여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 제2호의 문언(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후 사용자와 체결한 첫 번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 그 단체협약의 효력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2년이 되는 날) 등에 비추어 보면, 제2호에서 지위 유지기간의 종기의 기산점으로 정하고 있는 ‘그 단체협약의 효력이 발생한 날’ 역시 ‘유효기간의 시작일’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2020년도 지부협약은 하나의 단체협약 안에 임금에 관한 부분과 그 외의 부분이 혼재되어 있고, 임금에 관한 부분의 유효기간 시작일이 가장 빠른 경우에 해당하는바, 이때에는 임금에 관한 부분의 유효기간을 기준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을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종기는 2020년도 지부협약 중 임금인상 부분의 유효기간(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을 기준으로 정하여야 하고, 그에 따르면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종기는 2020년도 지부협약 중 임금인상 부분의 유효기간 시작일인 2020. 1. 1.부터 2년이 되는 날인 2021. 12. 31.이라고 할 것이다.

①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과 구 노동쟁의조정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이 통합되어 1997. 3. 13. 법률 제5310호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제정되면서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을 금지하던 부분이 삭제되었고,<2> 같은 법 제5조<3> 및 같은 법 부칙(법률 제5310호, 1997. 3. 13.) 제5조 제1항<4>에 따라 2002. 1. 1.부터 복수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입법적인 보완 없이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을 허용할 경우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근로조건 통일을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대한 효력이 문제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에 따라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 허용시기는 지속적으로 연기되었다. 그 후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개정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도입되어 해당 제도가 2011. 7. 1.부터 시행되었고,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 역시 2011. 7. 1.부터 허용되게 되었다.<5>

②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근로자가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단결하고, 사용자와 집단적으로 교섭하며, 나아가 그 교섭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에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다만 위와 같은 노동3권도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라 제한 가능한 권리이므로 단체교섭권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이 가능하며, 그 제한은 노동기본권의 보장과 공익상의 필요를 구체적인 경우마다 비교ㆍ형량하여 양자가 서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된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복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교섭절차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 소속 노동조합이 어디든 관계없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교섭대표노동조합만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소수 노동조합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절차에 참여하게 하여 단체교섭을 하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되도록 하고 있으며, 그러한 실질적 대등성의 토대 위에서 이뤄낸 결과를 함께 향유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노사대등의 원리 위에서 적정한 근로조건의 구현이라는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 요구되는 불가피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필연적으로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제한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소수 노동조합을 포함한 여러 노동조합에 소속된 근로자의 노동기본권의 보장과 공익상의 필요가 적절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③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 제1호 및 같은 항 제2호는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종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날이나 단체협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유효기간이 2년이면 그 유효기간 만료일(제1호)을, 유효기간이 2년 미만이면 그 단체협약의 효력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2년이 되는 날(제2호)로 하고 있으므로, 위 조항은 그 문언상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2년간의 근로조건 및 노동관계’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할 지위를 부여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임금협약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임금 외의 사항에 관한 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으로 각 정하면서 위 각 기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는 위 규정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임금협약의 경우 경제성장률 또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인상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반영되어 단체협약과 달리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는 관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⑤

임금협약의 경우 체결일 이전으로 소급하여 유효기간을 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일 임금협약의 유효기간의 시작일을 기준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을 정하지 않으면, 한번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노동조합이 지나치게 장기간 동안의 임금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갖게 될 가능성이 생기고,<6> 이는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⑥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도입 배경 및 경위, 소수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 필요성,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관련 규정의 취지, 임금협약의 유효기간에 관한 관행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과 같이 하나의 단체협약 안에 임금에 관한 부분과 그 외의 부분이 혼재되어 있고 임금에 관한 부분의 유효기간 시작일이 가장 빠른 경우, 임금에 관한 부분의 유효기간을 기준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을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4)

원고의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의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은 “노동조합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에는 법 제29조 제1항 또는 제29조의2 제1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단체협약이 2개 이상 있는 경우에는 먼저 이르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4조의3 제1항은 “사용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 요구를 받은 때에는 그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게시판 등에 공고하여 다른 노동조합과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4조의4는 “제14조의2에 따라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 사용자와 교섭하려는 다른 노동조합은 제14조의3 제1항에 따른 공고기간 내에 제14조의2 제2항에 따른 사항을 적은 서면으로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4조의5 제1항은 “사용자는 제14조의3 제1항에 따른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에 제14조의2 및 제14조의4에 따라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통지하고,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그 교섭을 요구한 날 현재의 종사근로자인 조합원 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5일간 공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은 ‘2020. 12. 31.(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일)부터 2021. 12. 31.(2020년도 지부협약 중 임금인상 부분의 유효기간 시작일인 2020. 1. 1.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이고, 2021. 10.에 이루어진 G지부,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각 교섭요구가 2021년도 지부협약(임금에 관한 부분의 유효기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을 체결하기 위한 것임은 당사자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D노조 E지부는 2021. 10.에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서 2021년도 지부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던 상태였으므로, 당시에 2021년도 지부협약의 체결을 위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었는지가 문제된다.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의 경우 2021년도 지부협약의 체결에 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가 재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2021년도 지부협약의 체결을 위한 이 사건 노동조합의 2021. 10. 18. 자 교섭요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4에 따른 적법한 교섭요구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라 D노조 E지부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하는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21. 10. 25. 원고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의신청을 하였으므로, 원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5 제3항에 따라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2021. 10.에 이루어진 G 지부,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각 교섭요구가 2021년도 지부협약(임금에 관한 부분의 유효기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을 체결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2021년도 지부협약은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만료일(2021. 12. 31.)이 얼마 남지 않은 2021. 10.까지도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 있었다.

②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되지 못할 경우 기존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될 때까지 기존 단체협약의 이행과 관련해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2021년도 지부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 D노조 E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만료일인 2021. 12. 31.이 지나게 되면, D노조 E지부는 새롭게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지 않는 한 2020년도 지부협약의 이행과 관련하여서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고, 2021년도 지부협약은 체결하지 못하게 된다. ③ 2020년도 지부협약의 체결일(2021. 4. 20.) 등에 비추어 볼 때 2021년도 지부협약 역시 2021. 12. 31. 후에야 체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원고와 D노조 E지부는 2022. 1. 5.에 이르러서야 2021년도 지부협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2021년도 지부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 2021. 12. 31.이 지나게 될 경우에는, D노조 E지부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하여 2021년도 지부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게 되므로,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2021년도 지부협약 및 2022년도 산별협약에 따른 지부협약(이하 ‘2022년도 지부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게 된다. 나아가 아직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 있었던 2021년도 지부협약 중 임금에 관한 부분의 유효기간의 만료일(2021. 12. 31.) 이전 3개월이 되는 날은 2021. 10. 1.이므로, 2021. 10. 1. 이후부터는 2022년도 지부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요구 또한 가능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④

이처럼 2021. 12. 31.이 지난 후에는 2021년도 지부협약의 체결을 위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를 다시 시작하여야만 하는 문제가 있던 상황에서 D노조 E지부는 2021. 10. 15. 원고에게 2021년도 지부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요구를 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날 D노조 E지부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는바,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로써 2021년도 지부협약의 체결에 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가 재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절차에 따라 새로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2021년도 지부협약 및 2022년도 지부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게 된다고 할 것이다.

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D노조 E지부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임금인상 부분의 유효기간이 1년인 2020년도 지부협약 하나만 체결하게 되는 결과가 되고, 이에 결국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2021년도 지부협약 및 2022년도 지부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게 된다고 할 것이나, 이는 지부협약이 산별협약 체결 이후에 지부교섭을 통하여 체결되고 그 시차로 인하여 회계연도로 1년 이상 소급되는 점 및 2021년도 지부협약이 적정한 시기에 체결되지 않은 잘못에 기인한 것일 뿐이다(한편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은 사실상 해산된 상태이므로 2021년도 지부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는지 여부는 더 이상 실질적인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22. 7.경 해산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이 해산된 시기는 이 사건 재심결정일 이후인바, 이 사건 재심결정 당시에는 이 사건 노동조합에게 구제이익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소결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결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