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같은 법 제9조 제2항에 따른 장기보험료율, 제24조부터 제26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가족요양비, 특례요양비 및 요양병원간병비의 지급기준, 제39조에 따른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피고 장관 소속으로 B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면서(제45조), B위원회의 구성 등에 관하여 제46조에서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피고 장관은 2023. 6. 22. ‘제6기 B위원회 위원 추천요청’ 공문을 발송하면서 수신자에서 원고는 제외하였다.
피고 장관은 2023. 7. 31. 제6기 B위원회 위원을 위촉하였는데, 그 중 장기요양 보험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원 목록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3. 9. 1. 피고장관에게 B위원회의 추천 과정에서 원고가 배제된 것에 대해 항의하고, B위원으로 원고의 부위원장인 Q을 추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내지 9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6조 제2항 제1호의 ‘근로자단체’는 총연합단체인 원고를 의미하며, 따라서 원고는 위 규정에 따라 피고 장관에게 근로자 단체 위원을 추천하고, 피고 장관이 원고의 추천을 받은 자를 그대로 임명 또는 위촉할 것을 신청할 법규상 권리가 있다. 한편, 피고 장관은 원고의 추천에 따라 직장가입자 대표위원을 임명 또는 위촉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 장관은 원고가 추천한 자를 근로자단체 위원으로 임명 또는 위촉하지 않았는바, 피고 장관의 부작위로 인하여 원고의 법률상 권리인 추천권이 침해당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확인을 구한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
피고 대한민국은 고용노동부에 회계장부를 제출하였다는 이유로 일부 노동조합에만 추천권을 부여하고 제6기 B위원회의 근로자단체 대표위원을 위촉하였다. 이러한 위촉행위는 직장가입자 대표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일 뿐 아니라, 부당결부금지원칙에 반하므로 무효이다.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의 적법 여부
관련 규정 및 법리
행정소송법 제2조 제2호는 ’부작위라 함은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내에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36조는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처분의 신청을 한 자로서 부작위의 위법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만이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작위위법확인의 소는 행정청이 당사자의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에 기한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신청을 인용하는 적극적 처분 또는 각하하거나 기각하는 등의 소극적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응답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행정청의 응답을 신속하게 하여 부작위 또는 무응답이라고 하는 소극적 위법상태를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고, 이러한 소송은 처분의 신청을 한 자로서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 자만이 제기 할 수 있는 것이므로, 당사자가 행정청에 대하여 어떠한 행정처분을 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를 갖고 있지 아니하거나 부작위의 위법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위법한 부작위가 있다고 볼 수 없거나 원고적격이 없어 그 부작위위법 확인의 소는 부적법하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두11455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 장관에 대하여 B위원의 임명 또는 위촉에 관한 추천 내지 신청을 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를 갖고 있다거나 부작위의 위법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소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위법한 부작위가 있다고 볼 수 없거나 원고 적격이 없어 부적법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6조 제2항 제1호에 의하면, 피고 장관에게 근로자단체 등을 대표하는 자를 B위원으로 임명 또는 위촉할 의무가 있을 뿐, 특정한 근로자단체에 특정인에 관한 임명 또는 위촉을 추천하거나 요구할 법규상의 권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원고의 주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6조 제2항 제1호의 ’근로자단체‘가 원고와 같은 총연합단체만을 의미하므로, B위원 추천에 관한 권한은 원고에게만 있는 것을 전제로 하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문언상 ’근로자단체‘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근로자단체가 전국적 규모여야 한다거나, 근로자단체의 총연합단체여야 한다는 등의 추가적인 요건을 두고 있지 않다.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의미하고(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 근로자단체의 대표적 조직인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하는바(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본문), 위와 같은 관계규정의 문언 등에 비추어 볼 때,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6조 제2항 제1호가 규정한 ’근로자단체‘는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에 해당하기만 하면, 그 조직형태가 단위노동조합(기업별, 직종별, 산업별)이든 연합단체이든 묻지 않고 이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는 최저임금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국민연금법 등 다른 법령의 규정들을 들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6조 제2항 제1호의 근로자단체도 원고를 비롯한 이른바 ’양대노총‘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국민연금법을 제외한 위 각 법률에서는 해당 위원회의 구성에 관하여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최저임금법 제14조 제1항 제1호) 또는 ‘근로자를 대표하는 사람’(고용보험법 제7조 제4항 제1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조 제2항)이라고 규정하면서, 각 해당 위원의 자격과 임명․위촉 또는 위원회의 구성․운영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최저임금법 제14조 제6항, 고용보험법 제7조 제6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조 제4항), 그에 따른 각 시행령은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에 대한 추천 권한을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 또는 ‘전국규모의 노동단체’에게 부여하고 있다(최저임금법 시행령 제12조 제3항,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조의3 제1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4조 제1호 참조). 그러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제47조 제3항에서 ‘이 법에서 정한 것 외에 B위원회의 구성ㆍ운영,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하면서도, 시행령에 근로자단체의 의미를 구체화하거나, 특정 근로자단체에 B위원에 대한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위 각 법률의 문언, 법령의 체계와 규율내용의 차이 등에 비추어 보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근로자단체’의 조직형태나 범위, 추천권 등에 대하여는 시행령에 위임하지 않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근로자단체’를 다른 법령에서 정한 바와 같이 원고 또는 ‘양대노총’으로 제한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노동조합 총연합단체로서의 지위 및 그 조합원 수나 산하에 조직되어 있는 산업별 연합단체, 단위 노동조합의 현황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어느 정도 근로자 단체의 대표성을 갖고 있음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만이 근로자단체의 대표성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 장관이 B위원을 임명 또는 위촉함에 있어 특정 근로자단체에만 추천 권한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평에도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해당 근로자단체에 속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B위원의 임명 또는 위촉에 관한 추천 내지 신청을 할 수 있는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원고의 신청 내용은 원고가 추천한 사람을 B위원으로 임명 또는 위촉하여 달라는 것일 뿐,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내용도 아니다. 따라서 원고에게 부작위 위법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부작위위법확인의 소는 행정청에게 법률상 응답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소극적 위법상태를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므로, 행정청이 일정한 처분을 한 경우에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위법한 부작위가 있다고 볼 수 없어 그 부작위위법확인의 소는 부적법하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 장관이 원고가 추천한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B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한 사실은 명백한바, 피고 장관의 부작위 또는 무응답이라고 하는 소극적 위법상태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의 적법 여부
피고적격에 관한 판단
피고 대한민국은 피고적격이 없다고 본안전 항변하나, 원고는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예비적 청구가 항고소송이 아닌 공법상 당사자소송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므로, 행정소송법 제13조 제1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는 피고 대한민국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확인의 이익에 관한 판단
직권으로 본다.
행정소송법은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대하여는 소의 이익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공법상 당사자소송의 소의 이익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이 준용되고(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따라서 공법상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당사자소송의 경우, 항고소송인 무효확인소송과 달리 확인의 이익이 필요하다. 한편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하는 데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3985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의 이 부분 주장(B위원과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는 위원 임명․위촉에 관한 공법상 계약이 성립하였는데, 위 계약은 부당결부금지원칙 등을 위반하여 무효이다)에 의하더라도, 공법상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B위원이지 원고가 아니므로, 원고와 피고 대한민국 간에는 그 효력 확인을 구할 공법상 법률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가 주장하는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이 부분 소와 같은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소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
결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